아침 먹을 식당이 애매해서 평소대로 굶을까 하다
모처럼 해외에 왔으니 아침을 먹고 가자 해서 호텔 조식권을 샀는데
기대에 비해 맛이 실망스러워 구시렁거리면서 아침을 먹고
체크인을 마친 뒤 스타벅스에 들러 레몬 케이크 프라푸치노를 마십니다.
히로시마에서 처음 먹어본 뒤로 계속 이 음료에 꽂혀서 커피도 안 마시고 이것 위주로 마시게 됐네요.
이날 첫 여행지는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할 건데
시모노세키역 버스터미널 1번 승강장에서 출발하는
히노야마행 10번 버스를 탑니다.
히노야마로 가는 버스는 10번뿐인데
배차간격이 1시간 간격이라 사전에 계획을 잘 짜야하는데요.
나중에 버스를 탄 뒤에 알게 된 건데
1번 승강장에서 미모스소가와(御裳川)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조금 걸으면
굳이 10번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됩니다.
아무튼 출발 시간에 맞춰 정류장에 온 10번 버스에 올라타는데
2021년 3월 이후로는 니모카 등 교통카드를 쓸 수 있으니 교통카드를 찍어도 되고
산큐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산큐패스를 써도 됩니다.
저는 가격 인상 전에 수집용으로 사둔 북부큐슈 산큐패스 2일권이 있어서 이걸 사용.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예전에 스쳐 지나간 관광지가 여럿 보이는데요.
시모노세키에 오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지만 정작 저는 안 가본 카라토 시장도 보이고
혼슈와 큐슈를 잇는 칸몬교가 보일 즈음
청일강화기념관과
아카마 신궁도 지나갑니다.
중간에 버스 기사가 버스에서 내리길래 화장실을 가나 했는데
전동 휠체어를 타는 승객을 보고 승객을 태우는 발판을 꺼내기 위해 내린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휠체어 승객을 응대하는 것을 보니
이런 면에서는 참 선진국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승객을 태우고 다시 열심히 달리는 버스는
히노야마로프웨이승강장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정규 운임은 290엔.
정류장 이름대로 여기에는 히노야마 로프웨이 단노우라역이 있는데요.
버스 첫차와 로프웨이 첫차가 전혀 연계가 안 돼서
여기서 40분을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표라도 미리 살 수 있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네요.
로프웨이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수국도 보고
한눈에 봐도 오래돼 보이지만 그래도 작동에는 이상이 없는 로프웨이 차도 봅니다.
그렇게 어영부영하다 왕복 승차권을 520엔에 구입하고
개찰구를 지나
로프웨이에 올라탑니다.
저 멀리 보이는 종점 히노야마역까지는 대략 5분 정도 걸리는데요.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로프웨이를 만나고 나서 고개를 뒤로 돌려
칸몬교가 한 번에 보이는 경치를 보며
히노야마역에 도착합니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오면 전망대 건물이 나오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뜬금없이 작은 어선이 있네요.
그 옆에 있는 목선 모형은 시모노세키 일대에서 일어난 겐페이 전쟁 때
안토쿠 천황이 탔던 배를 재현한 모형이라 있을 법도 한데...
아무튼 전망대로 올라와서 시모노세키를 둘러싼 바다를 봅니다.
로프웨이보다 더 위로 올라와서 케이블이 가리지 않는 칸몬교를 다시 보고
시모노세키 서쪽 바다도 바라보고
저 멀리 보이지 않는 부산을 바라보면서도 사진을 찍어봅니다.
로프웨이 히노먀마역이 있는 산 정상은 히노야마공원이 있는데요.
공원이 좀 넓어서 여길 둘러보다간 다른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히노야마 관광은 이 정도로 마치고
로프웨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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