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뜨근한 국물이 땡긴 월요일 밤.
집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진 양평해장국에 와봤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국밥이 세 종류인데, 일단은 해장국을 먹어보죠.
식당마다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이런저런 안내문을 걸어두곤 하는데
여기는 뚝배기에 밥을 바로 말지 말고 선지와 고기를 몇 점 먹어보다 밥을 말아먹으라고 하네요.
조금 기다리니 고추기름을 살짝 뿌린 해장국이 나왔습니다.
김이 빨리 빠지도록 휘휘 저어보니
큼지막한 선지 덩어리와 푸짐하게 담긴 천엽이 보이네요.
안내문대로 우선 선지를 작게 덜어내 겨자 소스에 찍어 먹어봅니다.
피를 급하게 끓여서 만든건지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아쉽지만
선지 비린내는 제법 잘 잡아내서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습니다.
선지 한 조각을 다 먹은 뒤
숟가락으로 국물을 먼저 맛보고
밥을 말아 이것저것 숟가락으로 퍼서 본격적으로 식사를 합니다.
양평해장국이면 보통은 양념을 강하게 넣어서 얼큰하게 끓이는데
여기서 파는 해장국은 국물 위에 뿌린 고추기름을 빼면 상당히 맑고 담백합니다.
담백하다는 말이 선지해장국과 어울린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서 먹은 이 담백하고 조금은 심심하기까지 한 해장국은 나쁘지 않네요.
식사를 맛있게 하고 입가심으로 요구르트를 마신 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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