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원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 근처에 있는 장안순대국에서 조금 이른 아침을 먹기로 합니다.
화려한 불빛으로 수육이 삶아져 나오는 시간을 알리고 있지만
새벽 3시면 진작에 매진됐겠죠.
그러니 낙서가 가득한 벽을 마주한 자리에 앉아
순댓국 한 그릇을 주문합니다.
김치와 밥이 깔리고
조금 뒤에는 팔팔 끓는 순댓국도 나왔습니다.
양념장과 새우젓을 넣어 잘 휘젓고
밥을 말아 야식 식사를.
맛이야 다른 순댓국집에서 파는 국밥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제법 꾸준히 이 식당을 찾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깝고, 24시간 영업을 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나면 유독 여기가 생각납니다.
군복을 입고 구운동 주민센터로 가
군대에서 지겹도록 만져본 탄띠를 차고 총을 어깨에 메어
동네를 한 바퀴 돌다
자정이 가까워질 즈음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다 보면
딱 마주치는 식당이 이곳 장안순대국이네요.
크게 뛰어난 맛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여기서 순댓국을 먹으면서 쌓인 피로를 풀고 집으로 가곤 했습니다.
이제 슬슬 이 이야기를 추억거리로 남길 때가 됐으니
순댓국을 먹으면서 기억을 더듬어 글로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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