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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투명 보트 타러 간 활옥동굴(2021.09.12)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하고 신립이 배수진을 쳤다는 충주 탄금대에 와서

 

 

 

 

안개가 망친 남한강 경치에 실망하고

 

 

 

 

2013년쯤 친구 자전거를 빌려 남한강 자전거길을 달릴 때 방문했던 충주댐에 들러

 

 

 

 

그때와는 좀 많이 달라진 충주댐 전시관과

 

 

 

 

자전거길 스탬프를 찍는 카페를 잠깐 들르고

 

 

 

 

활옥동굴에 왔습니다.

 

 

 

 

활옥동굴이라는 이름에서 활옥은 지명이 아니라 이곳에서 캐던 광석입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활석, 활옥, 백운석 등을 캐다

 

2010년 들어 채산성 문제로 채굴을 중단하고

 

대신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시작해 2019년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표소 주변을 보면 자연동굴과는 다르게 공장 분위기가 많이 나고

 

주차장 역시 폐공장 부지를 활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천천히 둘러보면 관람하는데 한 시간쯤 걸린다는 활옥동굴 입장료는

 

 

 

 

성인 기준 7,000원인데

 

그 옆에 뭔가 더 있죠.

 

 

 

 

단순히 폐광을 둘러보기만 하면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쉽지 않을 테니

 

동굴 안쪽 깊숙한 곳에 지하수를 모아 호수를 만들고

 

그 위를 한 바퀴 도는 투명한 보트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매표소에서 보트 대기열이 얼마나 많은지 보고 표를 살지 말지 결정하도록

 

CCTV 화면도 달아뒀네요.

 

 

 

 

아무튼 인터넷에서 활옥동굴에 대한 글을 찾아보니 대부분 저 보트를 타보길래

 

저 역시 투명보트를 타기로 하고 10,000원을 냈습니다.

 

 

 

 

9시 반보다 조금 일찍 활옥동굴에 들어가니

 

가장 먼저 활옥동굴의 역사에 대해 적은 글이 보입니다.

 

 

 

 

정말 오랫동안 이곳에서 광석을 채굴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흑백사진도

 

 

 

 

두어 개 걸려 있네요.

 

 

 

 

땅을 폭파하고 드릴로 뚫어 만든 인공동굴이니 날카로운 동굴벽에 주의하며

 

 

 

 

화살표를 따라 동굴 관람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공간은 뜬금없게도 건강테라피실입니다.

 

찜질방에서 볼법한 원적외선실, 황토방을 만들어놨는데

 

근거가 희박한 효능까지 걸어둔 걸 보니 정말 찜질방 감성이 느껴집니다.

 

 

 

 

아무튼 건강테라피실을 지나면 기름 냄새 가득한 공간에 커다란 기계가 놓여 있습니다.

 

 

 

 

탄광에서 캔 광석을 실은 광차나 광부를 태운 인차를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권양기라는 기계인데

 

권양기가 내는 마력에 따라서 크기가 달라지나 봅니다.

 

여기에 놓인 권양기는 8~10톤 화물을 끌 수 있는 500마력 권양기로

 

국내 최대 규모 설비였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150마력 권양기와

 

 

 

 

300마력 권양기가 동굴 속에 놓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권양기를 철거해서 동굴 밖으로 꺼내자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지하에 그대로 두고 전시용으로 쓰는 것 같네요.

 

 

 

 

권양기 근처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듯이 흘러나오는 지하수에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송어가 살고 있는 연못에 들렀습니다.

 

 

 

 

물 건너 LED 조형물이 잘 안 보이길래 손을 요리조리 뻗어서 사진을 찍어봤는데

 

 

 

 

알고 보니 '해양세계 빛의 공간'이라고 해서 LED 조형물 바로 앞에서 관람이 가능한 곳이었네요.

 

 

 

 

지하수에 쏠려온 퇴적물에 파묻힌 선로 위로 달리던

 

 

 

 

광부들을 싣고 지상과 지하를 왔다 갔다 하던 인차(사갱운반차) 실물을 보고

 

 

 

 

그 사갱운반차를 쓰던 사람들을 담은 낡은 사진을 보고

 

 

 

 

tvN 예능 프로그램 대탈출의 벙커 에피소드가 생각나는

(실제 대탈출 촬영은 여기가 아닌 부산 물만골벙커에서 했습니다.)

 

 

 

 

동굴오락실과 동굴농원을 지나

 

 

 

 

동굴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동굴보트장에 도착했습니다.

 

 

 

 

보트를 타는 곳이지만 정작 구명조끼가 보이지 않는데

 

사람이 물속에 서면 물이 성인 허리 정도까지 닿을 정도로 수심이 얕아서 그런 것 같네요.

 

 

 

 

입장권을 보여주고 투명보트에 조심스럽게 오른 뒤

 

 

 

 

노를 잡고 배를 움직여봅니다.

 

노를 잡는 일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생각보다 보트를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는데요.

 

노를 젓는 힘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보트가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한 바퀴 돌아서

 

보트 조종에 익숙해지느라 조금 고생했습니다.

 

수심이 그다지 깊지 않으니

 

노를 젓는 게 힘들다면 노를 젓지 말고 아예 노를 바닥에 짚어서 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네요.

 

 

 

 

그렇게 노를 저으면서 동굴을 천천히 관람하고

 

 

 

 

동굴 벽을 비추는 레이저쇼도 보고

 

 

 

 

물속을 열심히 헤엄치는 황금송어도 보다

 

한 바퀴를 돌고 보트에서 내렸습니다.

 

 

 

 

동굴에서 제일 하고 싶던 걸 했으니

 

나머지 공간은 설렁설렁 둘러봅니다.

 

와인 저장고를 지나고,

 

 

 

 

동물 조명과 홀로그램으로 가득한 상상의 홀도 지나고

 

 

 

 

미지의 산책로를 지나 정체불명의 동물도 만나고

 

 

 

 

광산체험장으로 들어와

 

 

 

 

채굴 중인 광부들을 만나고

 

 

 

 

푸른 조명 덕에 화려하게 빛나는

 

 

 

 

각양각색의 야광벽화를 보고

 

 

 

 

이제 동굴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갑니다.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폐광 속에 마련한 다양한 볼거리들이 일단 보기 좋았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폐광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집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몸은 피곤하지만 즐겁게 동굴 구경했네요.

 

 

 

 

동굴을 빠져나와

 

 

 

 

동굴 옆에 있다는 미니기차장에 왔습니다.

 

 

 

 

미니기자창이라길래 광산에서 쓰던 사갱운반차를 생각하고 왔는데

 

알고 보니 철도모형과 디오라마네요.

 

 

 

 

작은 광산 마을을 열심히 달리는 작은 기차를 사진에 담고

 

 

 

 

활옥동굴 옆 식당에 들러

 

잔치국수 위에 어묵과 표고버섯을 얹어 2,000원 더 비싸게 받는 온면을 먹고 활옥동굴을 떠나

 

 

 

 

아침에 본 경관이 너무나도 아쉬워 탄금대에 다시 들러

 

 

 

 

열두대에서 푸른 하늘 아래 남한강 경치를 다시 바라보고

 

 

 

 

1956년 재건했다는 대흥사 뒤에 있는

 

 

 

 

충장공신립장군순절비를 보는 것으로

 

주말 충주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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