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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1~4호선

155. 간석역 - 웨슬리 희망동산 간석역 1번 출구로 나와 주원초등학교 앞에 난 좁은 길을 따라 걸으면 작은 근린공원이 나옵니다. 이곳 이름은 웨슬리 희망동산. 동네에 있는 작은 공원 치고는 너무나도 이국적인 이름입니다. 공원 조성에 감리교가 참여했다길래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한 감리교 선교사 이름을 딴 것인가 했는데 안내문을 읽어보니 감리교를 창시한 존 웨슬리의 이름을 딴 곳입니다. 교단 입장에서는 창시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감리교 선교사로서 인천을 통해 조선에 입국했고 배재학당, 이화학당 등의 학교를 세우거나 의료활동에 기여한 스크랜튼, 아펜젤러 등의 이름을 붙이는 게 낫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저 선교사들은 지금까지 남아있는 학교에서 기념하면 되니 우리는 다른 분을 기리겠다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공원 부지가 작..
157. 도화역 - 수봉공원 도화역에 내려 경인로 방향으로 나온 뒤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수봉산 수봉공원이 나옵니다. 커다란 안내도 오른쪽 아래에 놓인 동네 유래 안내문을 읽어보고 공원 길을 파악한 뒤 산을 오릅니다. 능선을 따라 돌아가는 길이 있긴 한데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쳐나서 끝이 저 멀리 보이는 계단을 따라 바로 올라갑니다. 물론 그 자신감은 몇 걸음 지나지 않아 사라져서 틈틈이 쉬어야 했지만... 죽어라 고생해서 고작 수명이 16분 늘어난 채로 정상에 올라왔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길은 가팔랐지만 위는 평지라서 가볍게 둘러볼 수 있겠네요. 계단에서 왼쪽으로 가니 1972년 세웠다는 현충탑이 있고 오른쪽으로 가니 의자전망대가 있습니다. 원래는 비둘기집이었다는데 비둘기가 유해동물로 지정되는 바람에 비둘기를 쫓아내고 전망대..
151. 부개역 - 플레이아쿠아리움 부천 부개역 북쪽 출구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579번 시내버스를 타고 부천으로 갑니다. 이번 목적지는 웅진플레이도시. 웅진그룹에서 운영하는 실내 테마파크입니다. 실내 워터파크가 유명하긴 한데 이번에 갈 곳은 여기가 아니고 수족관 겸 실내 동물원인 플레이아쿠아리움 부천입니다. 입장권 정가가 30000원인데 여름방학을 맞아 입장료를 50% 할인해주길래 오게 됐죠. 입장권을 받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 아쿠아리움으로 들어갑니다. 상어가 보이는 터널을 지나가면 사람과 비슷한 모양의 이빨을 가진 블랙 파쿠가 보이고 바닷물이 아닌 민물에 사는 가오리도 보입니다. 이어서 수달이 사는 공간이 나오는데 어째 이렇게 넓은 공간 중에서도 저렇게 좁은 돌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네요. 수달 옆 카피바라네 집을 지나면 다시..
154. 동암역 - 태국인으로 가득한 벤식당에서 팟타이를 동암역 2번 출구로 나와 좁은 골목길에 진입, 주택으로 둘러싸인 언덕길을 넘어 벤식당이라는 태국 음식점에 도착했습니다. 태국 식당답게(?) 태국 국왕 사진이 걸려 있고 TV에는 태국 방송이 나오고 있습니다. 손님도 저 빼고는 죄다 태국인이라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태국어밖에 없네요. 묘하게 현지 느낌 납니다. 메뉴판 역시 태국어로 적혀 있지만 다행히 메뉴 이름과 재료는 한국어로도 적혀 있네요. 메뉴를 보니 대부분 여럿이 같이 먹을만한 음식을 팔고 있는데 저는 혼자 왔으니 무난하게 팟타이를 주문했습니다. 팟타이 한쪽에 라임 대신 올려놓은 레몬을 쭉 짜서 즙을 뿌리고 쌀국수를 잘 비벼서 먹어봅니다. 볶음면과 계란, 두부튀김, 새우, 땅콩가루의 맛의 조화가 좋네요. 향이 강한 향신료가 딱히 들어가지 않아 부담..
158. 제물포역 - 철길 위에 지은 주인공원 제물포역 1번 출구로 나와 남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주인공원이라는 기다란 공원이 나옵니다. 공원이 있는 이 자리는 원래는 주인선이라는 철길이 지나던 자리입니다. 주안역에서 인천역을 잇는 노선이라고 해서 주인선인데요. 인천항을 오가는 화물을 수송하기 위해서 지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평에 주둔하던 미군부대 물자 수송을 주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도로 환경이 나아지면서 화물철도 운행도 줄어들어 1985년 공식적으로 운행을 멈췄고 1997년부터 철길을 뜯기 시작해 단계적으로 공원화 작업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여객수송을 하지 않았던 노선이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존재감이 덜한 노선일 텐데 의외로 인천에서 제법 중요한 역할을 한 노선인지 주인선 폐선 과정을 담은 책이 있습니다. '기억을 깁다 3.8km'라는 책인데..
159. 도원역 - 창영동 철길을 따라 걸어 배다리로 주안역에서 식사를 마치고 도원역에 왔습니다. 도원역 근처에는 한국 철도 최초 기공지를 알리는 비석이 있는데 이곳 근처에서 한국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첫 공사가 이뤄졌기에 이를 기리는 비석이 도원역 근처에 세워졌습니다. 역사 교과서에는 대부분 경인선이 제물포에서 서울을 잇는 노선이라고 적혀 있기에 경인선이 처음에는 제물포역에서 출발했다고 아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 관공서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도 저렇게 적은 경우가 있던데 실제로는 당시의 제물포역이 지금의 인천역이고 지금의 제물포역은 1959년에 신설된 역입니다. 그래서 첫 공사 장소가 제물포역보다 서쪽에 위치해 있죠. 철도기공비를 떠나 육교를 건너 동인천역으로 향하는 철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철길 주변 동네인 금창동(금곡동 + 창영동)은 배다리로 잘 알려져 ..
437. 대공원역 - 국립과천과학관 대공원역 하면 떠오르는 곳은 서울랜드나 서울대공원, 좀 더 생각해보면 국립현대미술관인데 이번에 갈 곳은 저 세 곳 중 하나가 아닌 국립과천과학관입니다. 매표소로 들어가서 표를 사려고 하니 시설별로 입장료를 따로 매기고 있네요. 스페이스 월드가 제법 끌리지만 아쉽게도 이미 입장권은 매진입니다. 그래서 상설전시관만 볼 수 있는 4,000원짜리 입장권을 사고 과학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상설전시관만 해도 공간이 상당히 넓어 전시를 다 보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몇 군데만 골라서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여름방학을 맞아 열린 특별전 우주 연구실 인턴 체험전부터. 조금 어린 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전시라서 안내문은 구어체로 작성했지만 다루고 있는 주제는 조금 어려운 천문과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전시물을 보자..
436. 경마공원역 - 렛츠런파크 속 말박물관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7월의 어느 일요일. 컴퓨터용 사인펜이나 경마 예상지 등을 파느라 여념이 없는 잡상인을 헤치며 경마공원역에 내려 경마장, 그러니까 렛츠런파크 서울로 갑니다. 별생각 없이 왔는데 여름에는 경마를 조금 늦게 시작해서 야간까지 시작하나 보네요. 안으로 들어가려면 입장권을 사야 하는데 경마장 입장권은 물론 마권까지 전부 신용카드 결제 불가라서 현금으로 내거나 티머니, 캐시비와 같은 선불교통카드로 결제해야 합니다. 현금이 없으면 매표소 옆에 있는 ATM에서 돈을 찾을 수 있는데 농협에서 설치한 ATM밖에 없으니 농협 계좌가 없는 분이라면 수수료도 감안해야 합니다. 입장권을 사고 안으로 들어오긴 했는데 제가 마쟁이는 아니라서 경마에는 별 관심이 없거든요. 그런 놈이 여기를 왜 왔는가 하니 렛츠..
435. 선바위역 - 추사박물관 선바위역은 과천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역입니다. 역 인근에 사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선바위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수원이나 인천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4호선으로 갈아타는 사람이죠. 저는 광역버스 대신 6번 시내버스를 타고 과천 어딘가로 이동해보겠습니다. 레츠런파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달려 추사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추사는 추사체로 유명한 김정희의 호니 이곳은 당연히 김정희에 대해 다루는 박물관입니다. 그가 말년을 보낸 곳이 이곳 과천이라 과천시에서 그를 기리는 박물관을 세웠나 봅니다. 박물관 앞에 과지초당(瓜地草堂)이라는 건물이 놓여 있는데 이 집은 김정희의 친아버지 김노경이 지었던 일종의 별장입니다. 김노경이 별세하면서 김정희가 과지초당에서 3년상을 치렀고 말년에는 아예 여기에서 후학을..
434. 남태령역 - 남태령 옛길을 거쳐 경기도 삼남길로 날씨가 좋던 7월의 어느 날 남태령역에 내렸습니다. 역 근처에 주민이라고는 전원마을에 사는 몇몇뿐인데 이런 역에도 따릉이를 탈 수 있게 만들어놨네요. 따릉이를 타고 달려보고 싶지만 이날의 목적지는 아쉽게도 서울이 아니니 자전거 대신 두 발로 자전거길을 따라 고개 위로 올라갑니다. 고개를 넘어가니 서울 관악구와 경기도 과천시의 경계를 나타내는 탑이 보이고 곧이어 남태령이라는 글씨가 한자로 써진 비석이 보입니다. 이 고개는 원래 여우고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데 사도세자 묘소로 향하던 정조가 이 고개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가행렬에 따라온 신하들에게 물었고 신하들이 과천현 이방 변 씨에게 되물었더니 남쪽에 있는 큰 고개라는 뜻에서 남태령이라고 알려줬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방이 여우고개가 아닌 남태령이라는 이름..
P150. 군포역 - 공장 인근 수제버거집 따버 군포역에 내려 산본신도시 방향 1번 출구가 아닌 공장으로 나가는 2번 출구로 나와 버스를 따라 남쪽으로 쭉 걸어갑니다. 도착한 곳은 따버라는 수제버거집. 가게 밖에 임대라고 적힌 종이를 큼지막하게 붙여놨는데 일단은 영업을 하고 있네요. 따뜻한 버거를 줄여 만들었다는 가게 이름 뜻풀이를 보고 나서 카운터에서 햄버거를 주문합니다. 가게 밖에 놓인 통새우버거 입간판을 보고 통새우버거를 주문하려고 했는데 재료가 없어서 주문이 안된다네요. 하는 수 없이 베이직 따버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6,500원. 다행히 피클은 안 들어갑니다. 저 말고도 피클을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예 빼버렸다고 하네요. 대량주문을 받아 조금은 분주한 그릴을 보며 제 햄버거가 나오기를 기다립니다. 잠시 후 접시에 담긴 햄버거와..
123. 회기역 - 연화사 경희대 후문에서 식사를 마치고 많이 변해버린 경희대 서울캠퍼스를 구경하면서 학교 정문으로 나와 경희대 옆에 있는 연화사라는 절로 갑니다. 연화사는 조선 연산군 때 지어진 절인데 연산군의 생모 폐비 윤씨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어진 절입니다. 이 일대에 폐비 윤씨의 무덤 회묘가 있어서 무덤을 담당하는 원찰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여담으로 회묘가 있다고 해서 동네 이름이 회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원래는 회기를 한자로 懷基라고 썼지만 일제가 懷가 쓰기 어렵다고 回基로 바꿨다고 합니다. 연산군 재위 도중 회묘를 왕과 왕비의 무덤인 릉으로 격상시켰지만 연산군이 폐위되면서 회릉은 회묘로 격하됐고 연화사 역시 폐허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경종이 죽고 이곳 인근에 의릉이 조성되면서 연화사가 부활해 의릉의 원찰이 되었지만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