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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를 찾아서 (2024.04.06) 토마스 모어의 소설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 유토피아. 이상향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어원을 뜯어보면 존재하지 않는 장소라고 하죠. '유토피아: 노웨어, 나우 히어'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린 그라운드 시소 성수에서 어디에도 없는 이상향을 찾아 컴퓨터 앞에서 막연히 떠오르는 유토피아의 이미지를 고르고 티켓을 출력한 뒤 유토피아를 찾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신스웨이브가 흘러나오는 우주 정거장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 한가운데 담긴 익숙한 풍경들을 보기도 하고 9번째 구름 위에서 펼쳐지는 몽환적인 풍경도 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았습니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지만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모든 곳에 물이 차올라 잠겨버린 조용한 마을. 작품 안내에는 우리가 머무를 수 있는 유토피아는 아니라고 적혀 있지만 ..
25. 공항에서 시간이 너무 남아 둘러본 산케이엔 해가 뜨기 전 숙소를 떠나 눈이 내리는 하늘을 보고 조금 불안해하며 이른 아침을 먹으러 이번에도 마츠야로 갑니다. 이번에도 규동과 순두부, 미니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나오니 살짝 해가 뜨고 있네요. 히로시마역 신칸센구치로 가서 7시에 출발하는 공항리무진 버스에 승차. 눈이 내리는 창밖을 보니 참 적절한 때에 일본을 떠나네요.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근처에 있는 산케이엔이라는 정원을 갈지 말지 고민하다 아직 문을 열 시간이 아니라서 일단 체크인을 하려고 했는데 제주항공 카운터로 이동해보니 아직 문을 열려면 1시간이나 남았네요. 히로시마 시내에서 공항까지 한참 걸려서 일부러 여유 있게 왔건만... 그래서 시간을 때울만한 거리를 찾다 가챠 샵이 있어서 한번 구경해 보니 정말 인기가 대단한 건지 니케..
24. 지난 히로시마 여행 때 미룬 숙제를 처리하는 밤 게스트하우스 바로 앞에 있는 엔코바시쵸역에서 노면전차를 타는데 출퇴근시간도 아닌데 전차 안이 승객들로 바글바글합니다. 한참을 고통받다 혼도리에 내려 다이소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구석진 곳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잠시 들릅니다. 지난 6월 히로시마 여행 때 평화기념공원에 들렀지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들르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거든요. 다시 히로시마에 왔으니 시간을 내 짧게 묵념을 하고 공원을 떠납니다. 지난 여행 때 미룬 숙제가 하나 더 있는데요. 내장 튀김을 먹었던 아키쨩에 다시 왔습니다. 호르몬 텐푸라를 이번에도 먹을 거긴 한데 지난번에 그냥 지나친 이 오뎅이 너무나도 먹고 싶었거든요. 두부와 곤약, 고기 꼬치를 퍼서 접시에 담아 먹는 동안 주문한 호르몬 텐..
23. 신칸센을 타고 히로시마로 사카이시역에서 한와선 열차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도 되지만 굳이 난카이 사카이히가시역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삼성페이에 등록한 삼성 비자카드로 개찰구를 통과해 보고 오사카로 올라가려는데 뭔가 이상한 열차가 왔네요. 센보쿠 고속철도에서 운행하는 철도무스메 래핑 열차인데 센보쿠 고속철도 철도무스메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철도회사 캐릭터까지 있네요. 철도무스메 15주년 기념 캐릭터 총선거 결과를 반영한 라인업인가 싶어 찾아보니 그건 또 아니라서 그냥 새로운 이벤트를 하고 싶었나 봅니다. 신이마미야역에 도착해서 JR로 갈아타는데 여기서부터는 산요 신칸센 편도 할인 승차권을 써서 이동합니다. 신이마미야역에서 안 내리고 난바에서 지하철 미도스지선으로 갈아타면 신오사카역까지 이동할 때 환승 횟수를 1번 줄일 수 ..
22. 알폰스 무하 전시를 본 김에 다시 간 사카이 알폰스 무하관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기엔 규동만 한 게 없는데 또 마츠야를 가자니 오사카역에서 좀 멀어서 의외로 한 번도 안 가본 요시노야에서 네기타마규동(ねぎ玉牛丼)을 주문한 뒤 빠르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사카역으로 돌아와 유료 착석 서비스지만 좌석이 다른 좌석과 똑같아 아는 사람들에게는 비웃음만 받는 우레시트(うれしート) 홍보 전단지를 보며 괜히 웃고 한와선 키슈지 쾌속 열차에 서서 갑니다. 2024년 중 하쿠비선 특급 야쿠모 정기운용에서 빠지는 오래된 열차와 관련 있는 캠페인 광고를 보고 사카이시역에 내렸는데 사카이시가 관광지로 유명한 동네도 아닌데 어느새 사카이시 방문이 3번째네요. 이번에도 사카이 알폰스 무하관으로 와서 어느새 여기에도 도입된 캐시리스 결제에 깜짝 놀라며 새롭게 바뀐 입장권을 받고 특별전을 관람..
21. 오사카로 가서 다시 만난 알폰스 무하의 그림들 킨카쿠지에서 버스를 타고 오사카로 가는 전철을 타야 하는데 버스 노선도를 보니 사이인역에서 내려 한큐로 갈아타는 것이 종점 교토역에서 JR을 타는 것보다 빠를 것 같네요. 별다른 교통패스 없이 교통카드만 써서 돌아다니고 있기에 회사를 따질 필요 없이 그때그때 교통수단을 선택해서 이동합니다. 한큐 사이인역은 특급열차가 서지 않는 역이니 오사카 방향으로 가는 아무 열차나 타고 카츠라역에 내린 뒤 여기서 오사카우메다행 특급열차로 갈아타 푹신한 시트를 어떻게든 사수해 앉아갑니다. 언제나 분주한 오사카우메다역에 도착하니 2024년 여름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유료 지정석 서비스 PRiVACE 광고가 걸려 있네요. 인구 감소에 더해 코로나로 승객 감소 직격타를 맞은 철도 회사들이 열심히 살길을 찾고 있는데 오사카 일대..
20. 건물 하나 보러 간 킨카쿠지(금각사) 긴카쿠지(은각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 킨카쿠지(금각사)일텐데 비슷한 이름과는 다르게 두 절은 거리가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 둘을 묶어서 보는 것은 그다지 추천할만한 여행이 못 됩니다. 하지만 저는 남들 다 가는 긴카쿠지를 일본 여행을 시작한 뒤로 8년 만에 가봤으니 킨카쿠지도 이번에 안 가면 앞으로도 안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두 절을 잇는 204번 버스를 타고 긴카쿠지에서 킨카쿠지로 이동합니다. 늘 막히기로 유명한 교토 시내를 지나가느라 거리에 비해 참 오랜 시간을 길바닥에 뿌리며 목적지인 킨카쿠지미치 정류장에 도착.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킨카쿠지로 걸어갑니다. 긴카쿠지의 진짜 이름이 긴카쿠지가 아닌 지쇼지이듯이 킨카쿠지의 진짜 이름도 킨카쿠지가 아닌 로쿠온지..
세컨캐리어와 교통카드 수집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장소를 수집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는 세컨캐리어라는 곳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작년 말 서울 지하철 마그네틱 승차권 모양 스티커를 붙인 교통카드를 우연히 손에 넣으면서 세컨캐리어라는 앱을 알게 됐는데 제가 쓴 교통카드 스티커 포스트를 우연히 세컨캐리어 관계자께서 보시고 연락을 주셔서 교통카드 스티커 2장을 추가로 보내주시면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경향신문과 수도권 전철 여행자로서 인터뷰한 뒤로 오랜만에 인터뷰를 해봤는데 이번에는 교통카드 수집가로서 질문에 답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이전에 해본 인터뷰 질문과 겹치지 않는 것이 많아 머리를 열심히 쥐어짰네요 ㅎㅎ 그 덕에 왜 내가 교통카드를 수집하기 시작했는지, 나에게 교통카드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
한신·산요 시사이드 원데이 티켓 히메지 투어리스트 패스를 판매하던 산요 전철이 2024년부터는 히메지 투어리스트 패스를 판매하지 않고 대신 일본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던 한신 산요 시사이드 원데이 티켓을 밀기로 했나 봅니다. 패스 가격은 2,400엔이고 패스 이용 범위는 한신 전철 전 노선과 산요 전철 전 노선인데 이 패스를 살지 말지 고민하는 여행객이라면 오사카에서 히메지 왕복 여행을 생각하는 분들이겠죠. 한신 전철을 탈 수 있기에 우메다, 난바 어느 곳에서든 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산요 전철 노선 선형이나 역 개수 등의 문제로 JR 서일본 코베선 신쾌속에 비해 소요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가량 더 걸린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히메지 투어리스트 패스는 이 디메리트를 공항에서 난바역까지 가는 편도 승차권을 끼워주는 엄청난 ..
오사카 주유패스 일본어로는 오사카 슈우 파스, 영어로는 오사카 어메이징 패스로 부르는 오사카 주유패스. 오사카 주유패스는 다른 패스보다 가격이 비싼 3,300엔인데 교통패스에 각종 시설 입장권이 합쳐진 패스라서 가격이 비쌉니다. 예전에는 괜찮은 관광지가 꽤 보였는데 해가 갈수록 관광지가 너프되더니 오사카 공중정원은 15시까지만 입장할 수 있고, 온천은 죄다 빠지면서 이제는 오사카를 처음 가는 분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운 패스가 돼버렸네요. 교통패스로서의 오사카 주유패스를 살펴보면 오사카 메트로 지하철, 뉴트램(난코 포트타운선), 오사카 시티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여기에 더해 오사카 시내를 달리는 주요 사철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노선도에서 가느다란 선 중 색이 입혀진 선이 사철인데 지금의 오사카 주유패스를 들고 사철..
망원동 카페 하우스 오브 바이닐 (2024.04.01) 망원동에 있는 작은 카페 하우스 오브 바이닐. 카페 이름에 바이닐을 대놓고 적어놓았듯이 커다란 스피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신청곡을 적어 내는 종이도 카운터에 있고 LP를 들고 가면 직접 틀어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교통카드 스티커 받겠다고 깔았던 세컨캐리어라는 앱에 새로운 아트팩이 업데이트돼서 새로 아트피스를 모아볼 겸 방문해 봤는데 필터 커피와 애플 시나몬 파운드케이크가 참 맛있어서 기분 좋게 먹었습니다. 마침 카페에서 흘러나온 음악도 아는 노래라서 귀도 만족. 카페 콘셉트에 맞게 LP로도 음악을 듣고 싶은데 소장한 LP가 없어서...
19. 고요한 정원이 있는 긴카쿠지(은각사) 일본을 수도 없이 다녀왔고 교토도 자주 다녀왔는데 정작 남들 다 간다는 긴카쿠지와 킨카쿠지를 아직도 안 가봤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카와라마치마츠바라(河原町松原) 정류장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종점 근처인 킨카쿠지미치 정류장까지 이동. 버스에서 내려 걷다 보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길이 보이는데 여기가 그 유명한 철학의 길(테츠가쿠노미치)이네요. 아직 물안개가 보이는 산을 보며 열심히 걸어가 목적지 긴카쿠지에 도착했습니다. 개장시간 8시 반에 맞춰서 대충 어떻게 돌아야지 하고 계획을 짜고 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개장시간이 9시네요? 긴카쿠지에서 정한 동절기 기간이 하필이면 12월부터라서 시간 계산을 잘못했습니다. 이럼 나가린데... 30분을 더 기다려 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가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