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을 수도 없이 다녀왔고 교토도 자주 다녀왔는데

정작 남들 다 간다는 긴카쿠지와 킨카쿠지를 아직도 안 가봤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카와라마치마츠바라(河原町松原) 정류장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종점 근처인 킨카쿠지미치 정류장까지 이동.

버스에서 내려 걷다 보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길이 보이는데

여기가 그 유명한 철학의 길(테츠가쿠노미치)이네요.

아직 물안개가 보이는 산을 보며

열심히 걸어가

목적지 긴카쿠지에 도착했습니다.

개장시간 8시 반에 맞춰서 대충 어떻게 돌아야지 하고 계획을 짜고 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개장시간이 9시네요?
긴카쿠지에서 정한 동절기 기간이 하필이면 12월부터라서 시간 계산을 잘못했습니다.
이럼 나가린데...

30분을 더 기다려 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가

입장료 500엔을 내고

고슈인이 담긴 부적 같은 입장권을 받은 뒤

빠르게 정원만 훑어보고 가기로 합니다.

은각사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은으로 칠한 건물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사실이니 넘어가고

정원에 주목해 보자면 물 없이 자갈로 가득한 일본 특유의 정원이 보입니다.

화려함 대신 절제를 미덕으로 삼는 일본 불교 선종의 영향을 받았다는 무채색의 이 정원 양식을
카레산스이(枯山水)라고 부르는데
카레산스이로 유명한 곳이라면 교토의 료안지를 들 수 있지만
긴카쿠지도 그에 못지않게 카레산스이로 유명한 것 같네요.

물론 자연을 작게 담은 정원도 넓게 펼쳐져 있고

긴카쿠지의 얼굴마담 관음전 은각(観音殿 銀閣) 주변에 두 가지 종류의 정원 모두 있으니

자갈밭에 관심이 없더라도 절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네요.

ㄹ자 모양으로 굽이굽이 휘어진 길을 따라 여유롭게 정원을 감상하라고 만든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그럴 시간이 없어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 하고

대충 사진만 몇 장 찍고 나와

버스를 타러 뛰어갑니다.
ps. 사실 이곳의 진짜 이름은 지쇼지(慈照寺)인데,
버스 정류장은 물론 경내 안내도에도 지쇼지 대신 긴카쿠지라는 별명이 붙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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