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토 일대 주요 사철들이 연합해 방일 외국인에게 판매하는 그레이터 도쿄 패스.
정작 일반적인 외국인 여행객이 쓰기엔 이래저래 조건이 별로라서 이런저런 개정을 거쳤는데
2024년 8월 1일부터 판매되는 그레이터 도쿄 패스는 6,500엔에 5일 동안 주요 사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첫 출시 당시에는 종이 패스로, 1차 개정 때에는 교통카드에 담아 쓰는 교통패스로 발행했는데
2024년 8월 1일 2차 개정 이후로는 모바일 패스로만 판매합니다.
저는 교통카드에 담아 쓰던 시절 사용해서 위의 사진만이 남아 있네요.
도쿄 메트로, 도영 지하철, 케이세이, 케이큐, 토큐, 토부, 세이부, 케이오, 오다큐, 유리카모메, 미나토미라이선 등
주요 사철과 지하철 노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2024년 7월 31일까지 쓸 수 있던 그레이터 도쿄 패스와는 다르게
시내버스는 도쿄도 교통국에서 운행하는 도영버스만 탈 수 있게 바뀌었네요.
그 대신 가격도 7,200엔에서 6,500엔으로 내려갔으니
이용 범위에 버스를 죄다 빼버리면서 가격도 올려버린 칸사이 레일웨이 패스보다는 그나마 양심적입니다.
하루에 1,300엔 정도 하는 패스가 되면서 예전보다는 효용이 많이 높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쓰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예전처럼 사철에서 판매하는 다른 패스를 조합해서 쓰는 것보다 가격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으나
그러려면 매일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찍고 와야 하거든요.
하루는 닛코, 하루는 카와고에나 치치부, 하루는 하코네 이런 식으로.
닛코나 하코네는 하루 숙박을 권장하는 관광지인 만큼
사철에서 판매하는 지역 특화 패스도 유효기간이 이틀 이상으로 길고 관광지 혜택도 빵빵한데
그레이터 도쿄 패스는 관광지 혜택은 없죠.
게다가 관광지에 도착한다고 해도 그 관광지에서 이동할 때에는 돈이 따로 나가니
생각보다 큰 이득을 보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특급 열차를 탈 때 별도의 비용이 든다는 점도 아쉬운 점입니다.
특급열차를 타는 것과 보통열차 환승만으로 이동하는 것과 시간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는데
그레이터 도쿄 패스의 경쟁 상품인 JR 동일본의 도쿄 와이드 패스가 특급 열차를 마음껏 탈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그레이터 도쿄 패스에는 토부, 세이부, 오다큐, 케이세이 전철에서 운영하는 특급열차 특급권이 포함되지 않아
특급권을 따로 사서 특급열차를 타야 합니다.
도쿄 와이드 패스 판매가격이 3일권 15,000엔이니 일장일단이 있지만
돈보다 시간이 소중한 해외여행이다 보니 특급열차를 자유롭게 타지 못하는 점은 참 아쉽습니다.
도영버스를 제외한 모든 시내버스가 빠진 것도 아쉬운데,
관광객 입장에서 도쿄 근교 여행을 하면서 시내버스를 탈 일이 없다는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히자만
단순히 이 패스 어떤가 하고 찾아보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찾을 정도의 여행자라면
일명 고인물이라 불리는 사람들일 테고
이런 사람들이라면 칸토에서 시내버스 탈 일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당장 저만 해도 시내버스를 여러 번 타는 일정이었기에 그레이터 도쿄 패스 구입을 결정했으니.
시내버스 이동이 간절해지는 때가 바로 A 사철 노선에서 B 사철 노선으로 이동해야 할 때입니다.
여러 사철 노선들이 병주하는 오사카 근교와는 다르게
도쿄 근교는 사철 노선들이 방사형으로 뻗어 있어 사철 노선들끼리 환승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당장 위의 지도를 보면 도쿄를 중심으로 쫙 뻗어나가는 분홍색 사철 노선들 사이를 잇는 것은 초록색 JR이죠.
그레이터 도쿄 패스는 JR 노선을 타지 못하니 생돈을 내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빛을 발하던 것이 바로 시내버스였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덮어두고 사지 말라고 하던 수준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그레이터 도쿄 패스 구입을 추천하기엔 조금 애매하니
운임 계산과 대체가 가능한 교통패스를 잘 비교해 보고 구입을 결정하세요.
아래는 2024년 7월 31일까지 판매하던 그레이터 도쿄 패스에 대한 글인데
날려버리자니 괜히 아까워서 남겨둡니다.
사지 마세요.
어지간한 여행 일정이라면 패스 값만큼 타기 어렵습니다.
라고 글을 마치고 싶지만 어쨌든 제가 사서 쓴 패스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패스니
간단히 이 패스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그레이터 도쿄 패스는 도쿄 일대 주요 사철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로
오사카 근교에서 쓸 수 있는 칸사이 쓰루 패스와 비슷한 패스입니다.
연속 3일 동안 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6,000엔,
연속 5일 동안 철도와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가 7,200엔입니다.
실제로 패스를 살 때에는 여기에 500엔이 더 드는데요.
패스를 쓰려면 파스모 패스포트라는 외국인 여행객 한정 교통카드를 사야 하는데
이 카드값이 500엔입니다.
파스모 패스포트는 일반적인 파스모와는 다르게 잔액 환불도 안 되고 카드 잔액 유효기간이 28일밖에 안 되는 등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카드인데 이걸 강제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단점이 하나 보입니다.
그나마 2023년 6월부터 반도체 부족 이슈로 파스모 신규 발행을 중지하면서
파스모 패스포트 카드값 500엔을 면제해주고 있어서
이 단점은 일시적으로 해소됐네요.
가장 큰 단점은 일단 가격인데 하루에 1,440~2,000엔 하는 상당히 비싼 패스입니다.
도쿄 시내 관광 시 전철을 1번 탈 때 보통 150~200엔 정도를 내니 시내 관광에 쓸만한 물건은 당연히 못되고
장거리 이동을 한다고 쳐도 철도 회사에서 파는 다른 저렴한 교통패스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비싼 주제에 에노시마 전철(에노덴)이나 하코네 등산전철처럼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지만 정작 그레이터 도쿄 패스로는 탈 수 없는 회사도 있어
여러모로 저 비싼 값어치를 뽑아내기 힘듭니다.
예전에는 유리카모메조차 탈 수 없어 오다이바로 가려면 버스를 탈 수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요즘은 유리카모메를 탈 수 있네요.
물론 오다이바 가겠다고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사면 손해지만.
또 다른 문제는 유료 특급열차를 타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승차권 부분은 인정이 되지만 특급열차 승차과 좌석 지정을 위해서는 특급권을 따로 사야 하는데요.
특급열차를 타지 않아도 이동은 가능하지만
철도 회사에서 괜히 특급열차를 운영하는 게 아니겠죠.
예를 들어 도쿄에서 닛코로 이동한다고 치면 특급 케곤을 타면 1시간 50분이 걸리는데
이 구간을 보통열차로 가면 환승을 최소 2번 해야 하는 데다 시간도 3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사철의 경쟁자 JR의 경우 도쿄 와이드 패스를 연속 3일에 15,000엔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팔지만
대신 이 패스는 특급열차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으니...
오죽하면 패스를 판매해야 하는 입장인 철도회사 직원이
제가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사겠다고 하니 3번을 되묻다
한국인 직원을 불러 저를 설득하려 하더군요.
이 패스 JR 못 타는 것 아느냐, 이거 비싼 패스다 교통비 계산은 해봤느냐 등등등.
지금까지 일본을 20번을 넘게 다녀왔는데
직원마저 구입을 말리는 패스는 처음 봤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레이터 도쿄 패스 5일권 7,200엔+500엔을 내고
4일간의 수도권 여행에 잘 썼습니다.
4일 동안 쓴 교통비 중 그레이터 도쿄 패스로 쓴 금액이 12,234엔인데
여행 도중 일본 유심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요코하마에서 하네다공항으로 왕복하는 뻘짓을 해
본래 계획보다 666엔어치만큼 전철을 더 탔지만 패스값은 충분히 뽑아냈는데요.
제 여행 일정이 케이큐, 지하철, 오다큐, 토큐, 소테츠, 케이세이 등 별의별 철도를 타는 일정이었고
무엇보다 시내버스를 여러 번 타야 해서
도저히 다른 교통패스로 대체할 수 없는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여행을 위해 매일 아침 5~6시에 일어나 저녁 9~10시에 숙소에 들어갔으니
패스 가격 이상을 뽑기 위해 그만큼 체력을 갈아서 이동했네요.
이렇게 여행 일정을 복잡하게 짜는 것을 좋아하고 일본 교통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이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여행객이라면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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