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못골시장 입구에 있는 작은 팻말.
오래전 이 주변에 기차가 다녔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은 팻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수원에 협궤 노선을 2개 깔았는데
하나는 여주와 이천에서 쌀을 가져오는 수려선,
다른 하나는 수원에 모인 쌀을 인천항으로 옮기는 수인선입니다.
그중 못골시장 주변을 지나던 선로는 수려선이고
수원 화성 옆에 있는 역이라고 해서 화성역이라는 역명이 붙었다고 하네요.
해방 이후에는 화물 대신 승객을 나르는 열차가 선로 위를 달렸는데
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1972년 수려선이 폐선됐고
수도권 전철로 거의 전 구간이 부활한 수인선과는 다르게
수려선은 일부 구간이 경강선, 분당선 등으로 재활용되었을 뿐입니다.
수려선이 폐선된 지 50년이 넘었기에 이제는 수려선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도 드물고
화성역이라는 역이 있었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이 드문데
이렇게 못골시장 입구에 화성역을 기리는 팻말이 놓인 것이 괜히 신기해서
우연히 못골시장을 지나다 사진과 글을 남겨봅니다.
화성역이 있던 자리에는 2001 아울렛 수원점이 있었는데
어느새 이 것조차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인계동 일대 주거지에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매장 배후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자
매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20년 문을 닫아버린 것이죠.
아직은 주변에 이렇다할 랜드마크가 없어 근처 버스 정류장 이름은 여전히 2001 아울렛이지만
해체철거공사가 마무리되면 이곳에 2001 아울렛이 있었다는 흔적마저 사라질 것 같네요.
화성역과는 다르게 2001 아울렛은 사기업이니 더더욱.
저 역시 수원에 살았던 사람으로서 이곳에 대한 기억이 있으니
뭐라도 남겨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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