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숙소와 비교하면 당연히 불편하지만 그래도 피로가 가실 정도로는 잠을 잔 뒤
넷카페에서 나와
오모리역에서 며칠 뒤 쓸 승차권을 미리 찾은 뒤
이날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출근길에 다른 사람들과 같이 전철에 낑겨 하마마츠쵸역에 내린 뒤
조금 걸어서
역명은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역으로 봐도 되는 다이몬역으로 이동한 뒤
지난 도쿄 - 교토 여행 때 미리 사둔 도쿄 서브웨이 티켓 24시간권을 개찰구에 집어넣고
오에도선 전동차에 올라탄 뒤
츠키지시장역으로 갑니다.
역명대로 근처에 츠키지 시장이 있는데
수산시장 기능은 토요스 시장으로 이전하고 장내시장을 철거했지만
여러 식당이 있는 장외시장은 지금도 살아남아
명동마냥 외국인을 등쳐먹고 있네요.
그래도 아직 가격이 심하게 오르지 않은 식당이 몇몇 있으니
그중 한 곳에서 아침 식사를 먹고 가겠습니다.
소 내장을 된장에 푹 삶은 뒤 밥에 얹은 호르몬동을 파는 키츠네야(きつねや).
벽에 붙은 메뉴판은 죄다 일본어로만 적혀 있지만
츠키지 시장 자체가 외국인 패치가 잘 돼 있어서 여기도 외국어 메뉴판을 구비해두고 있네요.
900엔짜리 호르몬동을 주문.
돈을 내면 바로 앞에 있는 솥에서 걸쭉한 수프를 휘휘 저은 뒤
밥에 토핑을 얹어 호르몬동을 줍니다.
그야말로 패스트푸드.
호르몬동에 들어간 재료를 보니 소 곱창과 허파, 그리고 곤약인데
된장 맛이 너무나도 강해 뭘 먹어도 된장맛이 납니다.
내장 냄새는 확실하게 잡았지만 이걸 원한 것은 아닌데...
식사를 마치고 입안 가득한 된장 맛을 씻어내고자
다른 식당으로 이동했는데요.
계란말이로 유명한 마루타케(丸武)라는 곳으로 왔더니
그새 계란말이가 품절이라 조금 있다가 오라고 하네요.
꽤나 시간이 많이 남길래
주변 식당의 정신 나간 시세를 구경하다
길을 건너 츠키지혼간지(築地本願寺)라는 절에 왔습니다.
생김새가 아주 특이한 절인데
원래는 다른 절처럼 무난한 동양풍 절이었지만
1923년 칸토 대지진으로 절이 소실된 뒤
이토 츄타(伊東忠太)라는 건축가가
고대 인도 불교 사원 양식으로 츠키지혼간지 본당을 지었다고 하네요.
이 과정에서 오타니 컬렉션으로 유명한 오타니 코즈이와의 인연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건 너무 나가는 것 같으니 생략.
예상치 못한 만남에 감격하고
다시 마루타케로 돌아왔더니 계란말이 판매를 다시 시작했네요.
예술적으로 잘라 담아주는 계란말이를 하나 사서
예술적으로 달고 부드러운 계란말이를 즐긴 뒤
시장을 떠나 다음 여행지로 이동합니다.
'일본여행(상세) > 2024.07.17 닛코, 아이즈, 군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8. 아키하바라에서 출발하는 카트 (0) | 2025.04.01 |
---|---|
7. 카메라 찾아 삼만리 (0) | 2025.03.31 |
6. 물고기보다 수조가 아름다운 아트 아쿠아리움 미술관 긴자 (0) | 2025.03.31 |
5. 짧게 도쿄 여기저기 구경 (0) | 2025.03.30 |
4. 도쿄역 건너편 박물관 인터미디어테크 (0) | 2025.03.30 |
3.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 (0) | 2025.03.29 |
1. 통신이 안 되는 상태에서 비를 맞으며 넷카페로 (0) | 2025.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