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에는 전국에서 가장 철쭉이 많이 심어진 동산이 있습니다.
매년 4월 말이면 여기서 철쭉축제도 열리죠.
작년에는 이걸 늦게 알아서 풀잎만 남은 철쭉동산을 보고 왔는데,
올해에는 작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철쭉축제에 맞춰 군포시에서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한다길래
인터넷에서 예매를 해 군포시청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간단한 군포 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요금이 3,000원밖에 안하네요.
시티투어 참가자에게 기념품으로 에코백을 나눠주는데,
일반적인 에코백과는 달리 철쭉 색깔인 분홍색으로 염색해서 인상이 강렬합니다.
시티투어 일정은 군포시청을 출발해 철쭉동산에 도착,
여기서 걸어서 초막골 생태공원을 둘러본 뒤,
반월호수 일대에서 점심을 먹고,
수리사에 올랐다 내려와 시청으로 돌아가는 코스입니다.
가장 기대했던 철쭉동산에 도착했습니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아침부터 비가 쏟아져서 걱정했는데
철쭉을 감상하기에는 문제가 없네요.
철쭉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면서
물기를 잔뜩 머금은 철쭉을 감상합니다.
철쭉동산은 예전에는 자갈밭이었다고 합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갈밭을 꽃밭으로 바꾸는 공공사업을 하면서 철쭉을 심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철쭉이 20만 그루가 넘는 동산이 됐죠.
뚜렷한 목적이나 계획을 가지고 철쭉동산을 만든건 아니라는데
어쨌거나 그 덕에 지금은 군포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고 축제 장소도 됐습니다.
철쭉동산을 따라 쭉 올라가면
초막골 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요.
이 길을 따라 다음 방문지로 이동합니다.
안내도를 보면 공원에 둘러볼 곳이 정말 많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려 공원을 둘러보기엔 적합하지 않아
생태 전시실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전시실에서는 군포시에 대한 간단한 역사와
초막골 생태공원에 조성한 환경, 여기서 자라는 동식물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맹꽁이는 공원 내에 습지를 만들어 기르고 있어서 그런지
맹꽁이에 대한 소개를 따로 하고 있습니다.
맹꽁이를 비롯해 여러 개구리를 재현해놓은 모형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코너가 있는데요.
손을 안에 집어넣으면 울음소리가 나옵니다.
전시실 관람은 이정도로 하고,
버스가 있는 주차장까지 걸어가면서
수리산 병풍바위와 칼바위에서 모습을 따왔다는 초막동천을 보고,
연못에 있는 분수도 보다 갑니다.
초막골 생태공원을 떠나 반월호수에 도착하니 딱 점심시간입니다.
다른 일행과 껴서 토담길이라는 식당에 왔는데요.
코다리 정식을 시켜 돌솥밥에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었으니 호수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걸으며 가볍게 소화.
철쭉동산처럼 반월호수도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 가볍게 둘러봅니다.
포토존용으로 만든 풍차 옆에 튤립이 예쁘게 폈네요.
마지막 방문지는 수리산에 있는 수리사입니다.
여느 사찰처럼 수리사 역시 산 중턱에 있어서
가파른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갑니다.
진돗개가 두 마리 있다는데 저는 못 봤네요.
수리사는 신라 진흥왕 때 지어진 절이니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절입니다.
하지만 긴 역사에 비해 규모는 좀 작은데요.
대웅전과 나한전, 산신각, 용신각 이렇게 4개 전각이 있습니다.
이래저래 수난을 많이 겪었나 봅니다.
그래도 절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좋네요.
규모는 작지만 절이니만큼 여기도 대종이 하나 있는데요.
절에 있는 종은 아무 때나 함부로 치는게 아니지만
주지스님이 특별히 시티투어 참가자들이 타종을 체험해볼 수 있게 했습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이래저래 고생했지만
철쭉동산은 기대했던 대로 만개한 철쭉꽃을 보게 돼서 좋았고,
초막골 생태공원은 날씨가 좋은 날 제대로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성을 잘 해놨습니다.
반월호수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라 별다른 느낌이 없지만
수리사에서 멋진 경치를 보고 가니 전체적으로 만족스런 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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