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에는 자전거를 타고 수원 만석공원에 자주 가곤 했는데
자전거를 잃어버린 뒤로는 한 번도 가본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 10년이 넘게 안 가본 것 같네요.
머릿속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만석공원을 찾아 가볍게 걸어봤습니다.
조선 정조 때 화성을 조성하면서 같이 만든 저수지 만석거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걸으면서
저수지 수질 개선용으로 만들었으니 안에 들어가서 물놀이하지 말라는 방류수로를 보기도 하고
너무 작게 펴서 흐릿하게 보이는 하얀 연꽃을 보기도 합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서 문을 잠갔는지 아무도 없는 스케이트보드장을 지나
커다랗게 자란 연잎을 보다 가까이서 보기도 하고
산책로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 놓인 이병희 동상에 다가가
수원시 국회의원을 비롯한 간단한 약력을 읽어보기도 합니다.
시설 노후화로 출입문을 막아둔 수변데크를 보고 아쉬워하며 계속 걸어
아까 공원 입구에서 미처 보지 못한 만석거 둘레길 겸 공원 안내도를 사진에 담아 봅니다.
성곽을 본떠 만든듯한 다리를 건너며
물 위를 떠도는 오리와
그 아래서 유유히 헤엄치는 잉어들을 보고
관리들이 업무를 인수인계했다는 영화정을 지나
하얗게 핀 무궁화 앞에서 잠시 멈춰봅니다.
아까보다 더 많은 잉어 떼가 보여
다시 사진을 찍어보고
여의루(如意樓)라는 누각을 지나 마저 걸으니
이것으로 공원 한 바퀴 끝.
한 바퀴만 돌자니 뭔가 아쉬워서
노송지대를 비롯해 여기저기 좀 더 기웃거리며 걷다
목이 말라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겸 공원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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