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역에서 동해선 전철을 타고 센텀역에 내려
수영강을 가로지르는 좌수영교를 건너
코스트코 방향으로 이동한 뒤
화살표를 따라 걸어
대나무 숲을 가로지르면 나오는
F1963 옆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고양시에 이어 세운 전시공간인데
모터스튜디오 고양이 테마파크에 가까운 곳이라면
이곳 부산은 전시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곳입니다.
스튜디오 2층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포니인데요.
Heritage Series - PONY라는 이름이 붙은 전시 섹션입니다.
1975년 첫 생산을 시작한 포니는
현대자동차가 미국 포드에서 출시한 자동차를 라이선스 생산하던 것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독자적인 생산을 한 기념비적인 모델입니다.
이런 포니를 전기차로 재해석해 만든 콘셉트카를 여기서 전시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차량을 뜯어보면 포니의 디자인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어떤 부분은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가 하면
어떤 부분은 뉴트로라는 말이 떠오르는 디자인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엔진룸 옆에 카메라 2개가 달려 있는데요.
포니는 A필러에 사이드 미러를 달지 않고 엔진룸 옆에 팬더 미러를 달았는데
이걸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파워 윈도우 없이 창문을 여는 크랭크 핸들만 달려 있던 문짝에는
LP가 떠오르는 창문 스위치를 달아놨고
바늘 달린 계기판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닉시관을 달아놔
실제 포니보다 더 레트로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닉시관에 불이 들어와서 여러 숫자를 보여줘야 하는데
방문 당시에는 닉시관이 고장이 난 건지 불이 꺼진 채로 있어서
브로셔에 실린 저 모습을 보지 못했네요.
트렁크를 보면 스페어 타이어가 들어가는 자리에
타이어 대신 라스트마일용 1인승 모빌리티를 넣었는데
단순한 자동차 제조기업으로부터 벗어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던
현대자동차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포니의 각지면서도 곳곳에 곡선이 가미된 디자인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포니가 전기자동차로 부활했다길래 이곳 부산까지 찾아와서 실물을 관람했는데요.
보도자료에서 본 그대로의 멋진 모습을 보게 돼서 기쁩니다.
여기 온 목적인 포니 전기차를 봤으니 다른 전시물은 가볍게 둘러봅니다.
2022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6의 기반이 된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비롯해서
자동차 디자인과 관련된 이런저런 전시물을 보고
기념품점으로 오니 역시나 포니와 관련된 굿즈가 눈에 띕니다.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하나 사갈까 했는데
방문 기념품에 엽서가 하나 있길래 꺼냈던 지갑을 다시 가방에 넣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ps. 여기에 놓인 포니 전기자동차는 전시를 위해 따로 만들어진 1회성 작품이지만
포니의 디자인은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양산에 실제로 영향을 줬습니다.
현대자동차가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EV 콘셉트 45는
직접적으로 포니를 언급할 정도로 포니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이름부터가 포니가 출시된지 45년이 된 것을 기념해서 지은 이름이니 말 다했죠.
이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양산한 차가 바로 올해 출시한 아이오닉 5입니다.
1994년 포니 액셀을 끝으로 단종된 포니가 다시 부활한 셈이네요.
구글 지도에는 아직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이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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