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녀 여행 일정을 마치니
기차 출발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자잘한 구경을 해보기로 합니다.
산지가 많은 부산에는 언덕에 들어선 주택도 많은데요.
노령화가 심해지면서 이들 주택에 사는 노인들의 이동과 관련된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덕을 이동하는 교통수단이 곳곳에 들어섰습니다.
그중 영주동 오름길 모노레일이나 168계단 모노레일은 예전에 가본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이런 모노레일과 비슷한 탈것으로 가봅니다.
1호선 좌천역에서 내려 언덕길을 오르다
중간에 건물 틈 사이에서 저를 경계하는 길고양이를 만나 사진을 찍고 마저 걸어
부산포 개항가도에 있는 경사형 엘리베이터에 왔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 지도에는 부산포 개항가도 '모노레일'이라고 검색해야 나오네요.
경사면을 따라 움직이는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지하철역에서 종종 보곤 하니 생소한 물건은 아니지만
엘리베이터 본체가 이렇게 완전히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 모습은 보기 드무니 신기합니다.
엘리베이터 운행 구간은 2개로 나뉘어 있는데요.
부산포개항문화관 앞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에서 내리면
증산공원으로 올라가는 2구간 엘리베이터가 나옵니다.
중간층을 거쳐 종착지에 도착하니
증산 왜성이 있는 증산공원이 나오는데
여기까지 둘러보기는 무리일 것 같네요.
여기까지 올라와서 아래를 바라보니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죠.
엘리베이터 설치와 유지에 상당히 많은 돈이 들겠지만
그럼에도 이 시설을 갖춰야 하는 당위성이 이 언덕에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관광지로서의 기능은 덤이고 말이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잠시 부산포개항문화관에 들러
독도를 지키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던 안용복이 탔을 법한 배를 보고
좌천동굴로 왔습니다.
일제 시절 방공호로 쓰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굴인데
아쉽게도 일요일에는 문을 안 여네요.
발걸음을 돌려 부산역으로 이동한 뒤
근처 이바구길 언덕을 올라
예전에 타봤던 168계단 모노레일에 다시 들러
새빨개진 외관으로 이전보다 예뻐진 모노레일을 보고
언덕 구경을 마무리합니다.
부산역 근처 식당에서 돼지국밥으로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부산역 근처 카페에 들러
캔에 들어간 콜드브루 라떼 바닐라를 사니
동백전도 거의 다 썼네요.
늘 무언가 공사 중인 모습만 보다가 탁 트인 광장 모습을 보니 괜히 어색한 부산역에 들어와
역방향 좌석밖에 없어 괴로워하며 KTX를 타고
광명역에서 버스를 타는 것으로 길다면 긴 이틀간의 남쪽 여행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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