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으로 이사를 온 뒤로 수원 시절에 비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이 좀 불편해졌는데
고속도로 휴게소로 걸어가 버스를 갈아타고
톨게이트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는 등의 고행길을 거쳐 성남 모란역에 왔습니다.
일단 모란역 근처 쌀국수집에서 쌀국수가 아닌 볶음밥으로 아침밥을 먹고
기나긴 줄을 기다려 서울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니
어느새 블랙 이글스의 곡예비행이 시작됐네요.
버스에서 내려 진입로까지 걸어가는 동안
제법 여러 번 본 곡예 비행을 다시 바라봅니다.
이제는 레파토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몇 번을 봐도 신기하네요.
그렇게 한참을 행사장 밖에서 기다리다 곡예비행이 다 끝나고 행사장에 진입했습니다.
조만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겠지만 아직은 행사 진행에 제약이 있으니
이번 ADEX 2021은 입장권 현장 판매를 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한 사람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14일이 경과한 사람이나
72시간 이내에 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된 사람이어야 진입이 가능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사람이 많을까 했는데... 많네요.
ADEX 2019 때에는 KF-X 전투기 목업이 전시됐으니
ADEX 2021에는 KF-21 보라매라는 이름이 붙은 KF-X 사업의 결과물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아쉽게도 이번 행사 때 시제 1호기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김이 샜는데요.
가장 기대했던 전투기가 야외 전시장에 없으니
이번에는 그동안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실내 전시장부터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무인기에 대한 활용이 증대되는 것을 반영하듯이
다양한 무인기가 곳곳에 보이는 가운데
기아에서는 군사 작전에 투입할 ATV와
5톤 트럭의 후신이 될 듯한 트럭을 가져왔고
전동차뿐만 아니라 전차도 만드는 현대로템에서는
지상에서 쓸 무인기를 가져왔습니다.
물론 현재 주력으로 쓰이고 있는 장갑차와 전차도
같이 가져왔네요.
정부 부처에서 마련한 부스도 여럿 있는 가운데
특이하게도 육군에서 제법 넓고 큰 부스를 마련해놨습니다.
우주에서 얻는 정보를 통한 작전 활용을 육군우주력이라고 명명해 홍보하고는 있는데
그놈의 아미타이거는 참...
반대편에 있는 국방부 부스에 들러
한국형 UAV인 KUS-X과 함께 있는 KF-21 모형을 구경하고
부스를 철거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인 상대하러 온 것이 아니라서 출입을 차단해 아쉬운 외국 방위사업체 부스를 지나
한화 부스에 왔습니다.
며칠 전 누리호 1차 발사가 있었는데
누리호에 달린 75톤급 엔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개발했죠.
누리호에 쓰인 엔진을 볼 수 있다길래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렀습니다.
한화에서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는 UAM 모형을 지나
KAI 부스에 왔는데
곳곳에 KF-21 모형을 두고 있어서 시제기를 보지 못한 게 더더욱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아직은 지상시험 중이라 사천에서 서울까지 가져올 여력이 되지 않았나 봅니다.
실내 전시장 관람은 이정도로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제가 ADEX 행사를 와보는 게 이번이 3번째고
그 외에 스페이스챌린지니 오산에어파워데이니 하는 행사도 가봐서
이제는 굳이 모든 비행기를 다 찍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적당히 눈에 띄는 비행기 몇 대만 사진에 담아봤는데요.
우선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했던 HS-748이 있고
활주로 옆에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군용기인 부활호의 복원기도 보이고
6.25 때 미군이 쓰고 그 뒤로 한국 공군도 도입해 쓴 F-86F 세이버와
최신예 스텔스기 F-35A도 보입니다.
에어버스 A330-MRTT를 도입해 KC-330 시그너스라는 이름을 붙인 공중급유기는
올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라클 작전에 투입돼 활약했으니 좌우로 2번 찍어봅니다.
우리의 강한 친구 미군은
이번 ADEX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군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비행기를
가져와 전시해 뒀습니다.
포세이돈을 보고 왔던 길을 돌아가니 하늘 위로 치누크가 떠 있는데
여기서 공군 공정통제사를 비롯한 고공강하팀이 낙하를 시작합니다.
갖가지 색의 연막탄을 터뜨리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가 하면
태극기, 공군기 등의 깃발을 매달고 내려오기도 합니다.
사고 없이 무사히 지상에 안착한 고공강하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행사장을 빠져나와
2년 뒤 ADEX를 기약하며
모란역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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