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쿠리쿠 패스

 
 
일본 중부 북쪽 바다에 접하는 지역을 호쿠리쿠라고 부릅니다.
 
전통적으로 니가타, 토야마, 이시카와, 후쿠이 4개 지방을 호쿠리쿠로 분류하는데
 
이중 니가타는 철도 운행을 JR 동일본에서 담당해서
 
JR 서일본에서 발행한 이 호쿠리쿠 패스로는
 
토야마, 이시카와, 후쿠이 지역 기차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가격이 4일권 5,090엔이었는데
 
2024년 3월 16일 호쿠리쿠 신칸센이 카나자와역에서 츠루가역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패스 범위에 신칸센 구간이 늘어나 4일권 7,000엔이 됐습니다.
 
 

 
 
구체적인 이용 범위는 위의 노선도에 나와있는데
 
이 패스를 쓰는 여행객이 주로 이용할 호쿠리쿠 신칸센은
 
츠루가역에서 토야마역을 지나 쿠로베우나즈키온센역까지 자유석 칸을 타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호쿠리쿠 신칸센 JR 서일본 구간은 동쪽으로 더 나아가 죠에츠묘코역까지인데
 
쿠로베우나즈키온센역부터 죠에츠묘코역 사이 구간은 이 패스로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 구간을 일반적인 여행자가 탈 것 같지는 않네요.
 
 

 
 
호쿠리쿠 신칸센 운행 등급은 카가야키, 하쿠타카, 츠루기 3가지가 있는데
 
이중 카가야키는 전석 지정석 열차입니다.
 
위에 적은 대로 이 패스는 자유석만 이용할 수 있으니
 
아쉽게도 카가야키는 탈 수 없습니다.
 
하쿠타카와 츠루기는 거의 비슷한 등급인데
 
하쿠타카는 도쿄까지 가고 츠루기는 토야마까지만 가는 열차입니다.
 
호쿠리쿠 지역 내에서는 열차끼리 추월하는 일이 많지 않으니
 
먼저 오는 열차를 타면 보통은 그게 빨리 갑니다.
 
 

하쿠이역에 정차한 특급 노토 카가리비

 
 
호쿠리쿠 신칸센이 개통하면서 JR 서일본에서 운행하던 특급 열차를 대거 칼질했고
 
관광 연계 목적이 강한 특급열차들이 살아남아 지금도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자유석이 있는 특급열차는 나나오선에서 운행하는 노토 카가리비뿐이네요.
 
카나자와역을 출발해 와쿠라온센역까지 가는 열차인데
 
노토 반도 지진으로 인해 와쿠라온천을 비롯해
 
노토반도 일대 관광지가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미리 상황을 확인해 보고 이동 계획을 잡으세요.
 
 

히가시마이즈루역까지 가는 오바마선 보통열차

 
 
JR 서일본에서 운행하는 재래선은 탈 수는 있긴 한데
 
특급열차 얘기를 하면서 짧게 언급한 나나오선 정도 말고는
 
기차가 너무 좋아 미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탈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억지로 쥐어짜보자면 타카오카역에서 히미역을 잇는 히미선이 바닷가를 따라 달려서
 
아마라하시역 주변 풍경이 참 좋다고 하던데 제가 안 가봐서...
 
 

 
 
JR 서일본은 신칸센과 중복되는 호쿠리쿠 본선을 돈이 안된다며 열심히 칼질해 버렸고
 
이걸 버려진 채로 두면 교통이 마비되는 지자체들은 철도를 주워 담아 본인들이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걸 일본에서는 제3섹터 철도회사라고 부르는데
 
하피라인 후쿠이, IR 이시카와 철도, 아이노카제 토야마 철도 이렇게 3개 회사가
 
호쿠리쿠 본선 출신 노선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이 세 회사는 JR이 아니기에 원칙적으로는 호쿠리쿠 패스로 탈 수 없지만
 
위의 패스 이용범위를 보면 세 회사 이름이 들어있죠?
 
신칸센과 중복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JR 서일본에서 버리지 못하고 남은 노선들이 여럿 있는데
 
이들 노선이 JR 재래선과 연계가 안되고 고립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제3섹터 노선을 타고 이동해야 해서

호쿠리쿠 지역이 이용범위에 포함된 교통패스는
 
JR 재래선과 연계되는 역까지 제3섹터 노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하피라인 후쿠이선 후쿠이역 - 에치젠하난도역(쿠즈류선),
 
IR 이시카와 철도선 카나자와역 - 츠바타역(나나오선),
 
아이노카제 토야마 철도선 타카오카역 - 토야마역(죠하나선, 히미선)입니다.
 
이중 여행객들에게 가장 유용한 구간이라면 역시 나나오선과 연계되는 IR 이시카와 철도선일 것 같네요.
 
 

카츠야마역으로 가는 에치젠 철도 기차. 후쿠이현 공룡 박물관과 연계됩니다.

 
 
호쿠리쿠 본선 출신 제3섹터 노선과는 별개로 호쿠리쿠 패스 이용 범위에 들어간 사철들이 있는데
 
이 노선들은 2024년 3월 16일 패스 가격이 인상되면서 이용 범위에 추가된 노선들입니다.
 
신칸센 개통한다고 무작정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혜택도 그만큼 늘어난 셈인데요.
 
토야마 지방철도 시내선이나 에치젠 철도 노선은 관광객들에게도 제법 유용할 것 같습니다.
 
 

 
 
칸사이 패스, 칸사이 와이드 패스 등 교토를 이용범위에 포함하는 패스들이
 
교토 시내에서 운행하는 서일본JR버스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 것처럼
 
호쿠리쿠 패스는 카나자와 시내에서 운행하는 서일본JR버스 시내버스를 추가 비용 없이 탈 수 있습니다.
 
 

오미쵸시장에서 찍은 서일본JR버스 시간표 및 노선도

 
 
교토 여행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서일본JR버스 타카오케이호쿠선과는 다르게

카나자와 시내를 운행하는 서일본JR버스 시내버스는 카나자와 여행에 상당히 유용한데
 
오미쵸시장, 카나자와21세기미술관, 겐로쿠엔, 카나자와성터공원, 히가시챠야미치 등
 
카나자와 시내 관광지는 모조리 지나가거든요.
 
카나자와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다른 회사인 호쿠테츠버스 시내버스는
 
카나자와 성하마을 주유버스를 제외하면 스이카 등 전국 호환 교통카드 사용이 불가능한 데다
 
카나자와 시내버스 1일권 가격이 800엔으로 꽤나 비싼 편입니다.
 
그러니 호쿠리쿠 패스를 이미 가지고 있다면 추가적인 비용이 나가지 않고
 
배차간격도 2~30분으로 준수한 편인 서일본JR버스 시내버스를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운임이 100엔밖에 안 되는데 놀랍게도 노선 운영 실적은 전반적으로 흑자라고 하네요.

 
 
다만 주말에 운행하는 마치버스(まちバス)는
 
카나자와 상업 활성화 센터라는 곳이 서일본JR버스에 운행 위탁을 맡긴 노선이라
 
마치버스는 패스 이용범위에서 제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