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여행 계획은 오타루시 종합 박물관까지였는데
박물관에서 나오고 시간을 보니 아직 삿포로로 돌아가기엔 조금 아쉽습니다.
관광지 한 곳 정도는 더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으니
오타루역 버스 터미널 4번 승강장으로 이동해
텐구야마 로프웨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벽에 붙은 사진을 보면서 기다리다
승강장에 도착한 9번 버스에 올라탔는데
의외로 텐구야마가 엄청 인기 많은 관광지인지
버스 안이 금방 승객들로 가득 차네요.
버스에 타는 승객들은 많지만 의외로 지연 없이 움직이는 버스는
버스 시각표대로 17시 30분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별다른 정보 없이 여기에 오면
눈앞에 보이는 모습이 스키장이라서 당황할 것 같은데
잘 보면 스키장 위로 케이블이 있고 그 케이블을 따라 로프웨이가 이동하네요.
로프웨이 타는 곳에 도착해
왕복 승차권 1,600엔을 내고
참 밋밋한 승차권을 받은 뒤
로프웨이가 출발하기를 기다립니다.
차량 2대가 왕복하면서 타는 로프웨이는 보통 15분 간격으로 움직이는 편인데
여기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오는 건지 12분 간격으로 움직이네요.
바람을 막으려고 커다란 철문으로 막아둔 승강장이 열리고
로프웨이에 승차한 뒤 바로 출발.
로프웨이를 탈 때마다 뒤로 보는 풍경을 찍곤 하는데
여기는 그 풍경이 다름아닌 스키장이라서 많이 특이합니다.
조금 더 멀리 올라가니 눈에 덮인 오타루 시내가 보이네요.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로프웨이를 보내고 나니
스키장 중급자 이상 코스에서 여유롭게 스키를 타는 사람이 보입니다.
점점 오타루 시내보다 스키장 모습이 더 많이 보일 즈음
로프웨이 종점에 도착.
높은 곳에 왔으니 전망대부터 가야겠죠.
오타루 시내에는 환하게 불이 들어왔는데
아직 하늘이 완전하게 어두워지지 않아서
반대편 서쪽을 바라보니
희미하지만 붉은 노을이 불타고 있네요.
해가 완전히 넘어가서
하늘에 조그만 하얀 점들이 보이기를 기다리다 지겨워져
잠시 주변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오타루텐구야마신사라는 작은 신사가 있는데
여기서 모시는 신은 사루타히코(サルタヒコ 또는 猿田彦)라는 일본 신화의 지상의 신(쿠니츠카미, 国津神)인데
이 신과 관련된 축제를 할 때 빨간 얼굴에 기다란 코를 지닌 텐구 탈을 쓰나 봅니다.
로프웨이가 있는 이곳이 텐구야마니
텐구와 관련있는 사루타히코를 모시는 이세신궁 내 사루타히코신사로부터 분령받아
여기에 신사를 지었다고 하네요.
별다른 기대 없이
그저 로프웨이 한 번 타보려고 왔는데
스키장에 딸린 로프웨이라는 특이점에 더해 바다를 낀 도시 야경이 한눈에 보이니 참 좋네요.
계획에 없던 여행을 마치고 기분 좋게 텐구야마를 떠납니다.
내려가는 줄을 보기 전까지는...
하도 사람들이 많아 임시편까지 굴려가며 승객을 싣는데
그래도 시간이 오래 걸려
줄을 선 지 30분이 되어서야 산에서 내려가네요.
끝이 좀 아쉬웠지만
어쨌거나 무사히 잘 내려온 뒤
또 줄을 서서 오타루 시내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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