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 루트 동쪽 첫 번째 코스는 오기자와역에서 쿠로베 댐까지를 잇는 칸덴 터널입니다.
산 중턱에 있는 댐까지 이어진 터널을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패키지 관광객이라도 온 건지 제 앞에 줄이 엄청 기네요.
개찰을 기다리는 동안 모니터를 보니
다행히 눈을 못 볼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알펜 루트를 대중에게 개방한 것이 60년 전인데
그때는 오기자와에서 쿠로베 댐을 잇는 구간을
트롤리버스라고 해서 전차와 비슷하게 전선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달리는 버스가 운행했는데요.
동구권 국가에서는 지금도 트롤리버스가 다니는 반면
일본에서는 트롤리버스를 도입한 사례가 이곳 알펜 루트 말고는 없기에
버스는 노후화되는데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져서
칸덴 터널을 다니던 트롤리버스는 2019년에 운행을 종료했고
지금은 전깃줄을 뜯은 채로 전기버스가 다니고 있습니다.
별의별 교통수단을 타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참 아쉬운 일이지만
운영사 입장에서나 승객 입장에서나 버스가 잘 다니면 그만이겠죠.
아무튼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알펜 루트는 JR 토카이에서 판매하는 투어리스트 패스가 있으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패스 이용객도 일단 매표소에서 표를 교환해야 하더라고요.
이걸 버스 출발 직전에 알게 돼서 급하게 매표소로 뛰어가 표를 받은 뒤
다시 계단을 뛰어 올라가
겨우겨우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아직까지 트롤리버스 전차선 흔적이 남아있는
언덕길을 올라가는 버스는
너무 높아 구름이 걸리는 산을 관통하는
칸덴 터널에 진입합니다.
칸사이 전력에서 쿠로베 댐을 건설할 때 건설자재 운반용으로 터널을 뚫었는데
댐을 다 짓고 나니 그대로 두기 아까웠는지 관광용으로 쓰고 있네요.
건설자재 운반용 터널이었으니 터널 건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왕복 1차선으로 좁게 터널을 뚫고
중간중간 교행용 공간을 만들어서
맞은편에서 오는 반대 방향 버스를 보낸 뒤 출발합니다.
전기버스 종점 쿠로베다무역에 도착한 뒤
버스에서 내려 잠시 기다리고
수많은 여행사 관광객들이 먼저 나가기를 기다린 뒤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 고민해 봅니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전망대를 들렀다 가는 게 좋겠죠.
약간 미끄러운 계단을 걸어 올라가
물이 가득 차있는 쿠로베 댐을 봅니다.
칸사이 전력에서 관리하는 쿠로베 댐은
해발고도 1,400m에 자리 잡아 1억3천m³나 되는 물을 저장해 최대 33만kW 발전을 할 수 있는 정말 거대한 댐인데
저 같은 외국인은 물론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발전소라기보다는 관광지라는 인식이 더 강한 것 같네요.
댐을 둘러싼
멋진 경관을 보고
슬슬 아래로 내려갑니다.
댐을 지으면서 만들어진 거대한 호수에는
유람선도 운행하는데
유람선 운행 시작일이 6월 1일부터라서
4월에 방문한 저는 아쉽지만 유람선은 못 탑니다.
그 외에 댐 신전망광장도 있다고 하는데
광장으로 가는 계단 역시
막혀 있네요.
눈을 보려면 3~4월에 와야 할 테니 저길 가려면 눈을 포기해야 하나…
계단을 따라 쭉 내려와
댐 상부 도로에 도착.
도로 위를 천천히 걸으면서
도로 좌우로 펼쳐진
멋진 경치를 마저 감상하며
도로 끝으로 이동해
알펜 루트 다음 구간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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