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에 비죠다이라역에서 출발하는
타테야마 케이블카를 타고
알펜 루트의 끝 타테야마역으로 갑니다.
괜히 케이블카를 만든 것이 아니라는 듯이
반대편 쿠로베 케이블카 못지않게 가파른 경사로를 내려가면서
터널에 진입한 뒤
터널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케이블카를 만납니다.
그런데 어째 케이블카 뒤에 이상한 게 달려 있네요.
저것의 정체는 케이블카에서 내린 뒤에 확인해 보기로 하고
조금 더 내려가 타테야마역에 도착하기 직전에
케이블카 오른쪽에 이상한 철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구글 지도에서 파란 글자로 표시된 곳인데
이 철길의 정체는 국토교통성 타테야마 사방공사사무소에서 뻗어나가는 철도입니다.
사방(砂防)이라고 해서 산사태나 화산 분화 등으로 나오는 모래를 막는 공사를 하기 위해 지어진 철도인데
케이블카를 뚫을 정도로 가파른 산을 화물열차가 오르내리기 위해서
지그재그로 선로를 만들어 오르는 스위치백을 38개나 만든 특이한 철도입니다.
본래 용도가 화물철도인데다 철도가 2006년에 등록문화재로 지정까지 돼서
일반인이 탈 일이 없다시피하지만
매년 여름철 토야마현 타테야마 칼데라 사방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응모하면
일반인도 열차를 타볼 기회는 있거든요.
이런 건 대부분 일본인이 우선 당첨될 테니 외국인인 저로서는 유튜브로 간접 체험하는 수밖에...
타테야마역에 도착한 뒤
승객이 다 내리기를 기다린 뒤
아까 봤던 케이블카 뒤에 달린 녀석의 정체를 확인해 봅니다.
생각보다 답은 간단했는데 화물을 싣는 화차네요.
그런데 화차 치고는 특이하게 승무원이 타는 조종석이 딸려 있어서 이래저래 인상적입니다.
타테야마역에 도착했으니 이제 알펜 루트 관광은 끝났는데요.
여기서 토야마로 탈출하는 방법은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버스고 하나는 전철인데
투어리스트 패스를 쓰고 있는 저는 전철을 타야 하거든요.
근데 전철이 1시간에 1대 꼴로 다니네요.
열차를 타려면 시간이 한참 남았으니
타테야마역에 있는 작은 식당에 들러
니쿠소바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토야마 지방철도 타테야마선 열차를 타러 지하로.
여기서 1시간쯤 이동해 덴테츠토야마역으로 갈 건데
요즘 들어 지방 철도에 많이 도입된 승차권 발매기가 눈에 띄지만
스이카나 파스모 등 전국 상호 이용 교통카드를 여기서는 쓰지 못합니다.
개찰구에 교통카드 단말기가 달려 있긴 하지만
이 단말기는 토야마 지방철도에서만 쓰는 교통카드 에코마이카 전용 단말기거든요.
저 같은 교통카드 수집가가 아닌 이상 여행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단말기입니다.
수집을 위해 교통카드를 새로 샀지만
정작 개찰구는 투어리스트 패스를 보여주며 통과하고
낡았지만 푹신한 의자에 앉아 창가 밖을 보니
푸른 숲 너머로 눈이 쌓인 산봉우리가 보이네요.
분명 여행을 하고 있는 지금은 4월이니
푸른 나무로 가득한 풍경이 맞는 풍경일 텐데
방금 전까지 눈으로 뒤덮인 저 타테야마에 있었다 보니 참 비현실적입니다.
게다가 타테야마가 어찌나 높은지
열차를 타고 달리고 또 달려도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바뀔지언정
하얀 타테야마는 계속 보이네요.
그렇게 계속 달려
종점 덴테츠토야마역에 도착했는데요.
토야마 시내 관광은 다른 날 할 예정이니
빠르게 역을 빠져나와 신칸센을 타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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