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토부 아사쿠사역으로 이동해서
전철을 타고 좀 멀리 떠납니다.
대형 사철로 분류되는 토부 철도는 노선망이 방대한 편이라서
이 노선망을 활용해서 여러 특급 열차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이동은 돈 내고 특급열차를 타라는 뜻인지
보통열차 중에서는 전 구간을 이동하는 열차를 눈을 씻고 시각표를 봐도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아사쿠사역에서 토부닛코역으로 바로 가는
특급 리버티 케곤을 타고 닛코로 가보도록 하죠.
입국할 때부터 쌓인 피로의 여파가 컸던 것인지
아사쿠사를 출발하고 나서 다음 기억이 없습니다.
토부닛코역에 도착했다는 안내방송도 못 들어서
역무원이 깨워주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네요.
잠을 너무 깊게 자는 바람에 버스 시각을 놓친 건 아닐까 걱정하며 급하게 뛰어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다행히 타려던 버스를 놓치지 않고
츄젠지로 가는 C번 버스를 타고 갑니다.
닛코는 2016년인가 와봤으니 8년 만에 와보는 건데
그때는 토쇼구와 린노지만 봤으니
이번에는 문화재가 모인 지역보다 더 깊게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의도치 않은 동승객과 함께
버스를 타고 달리는데
커브에 주의하라는 안내문구가 모니터에 나오더니
갑자기 엄청난 급코스 사진이 나옵니다.
버스가 달리는 이 길은 이로하자카라는 고갯길인데
어찌나 산이 가파른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따로 만들어야 했을 정도입니다.
이런 특징때문인지 이니셜 D의 무대로도 등장해서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이건 패스.
버스를 타고 고갯길을 쭉 달리다
중간에 있는 정류장인 아케치다이라(明智平) 정류장에 내려
아케치다이라 로프웨이를 타러 가는데
갑자기 배탈이 나서 화장실을 들르는 바람에
눈앞에서 로프웨이를 놓쳤습니다.
로프웨이 자체는 10분 간격으로 다녀서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버스를 놓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미 떠난 로프웨이는 어쩔 수 없으니
900엔짜리 왕복 승차권을 사고
토부 철도의 간판 특급열차 스페이시아 X로 도배를 한 로프웨이에 올라타
다음 일정 걱정은 잠시 잊고
절경을 감상해봅니다.
로프웨이 종착역인 텐보다이(전망대)역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모습은
커다란 호수 츄젠지를 지나 흐르는 케곤폭포입니다.
닛코를 대표하는 자연 관광지가 츄젠지호와 케곤폭포인데
둘을 한 번에 보니 참 절경이네요.
시선을 반대로 돌리면 가파른 산이 쭉 이어지는데
츄젠지호만 하더라도 해발 1,200미터로 상당히 높습니다.
이로하자카가 괜히 저런 고갯길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전망대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버스 시간 문제 때문에 급히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갔는데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모든 것이 허사가 됐습니다.
내가 탔던 버스는 지연이 되고 내가 타야 할 버스는 정시에 도착하고...
어째 여행이 입국부터 참 안 풀리는 것 같은데
일단 주변 경치를 보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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