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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부산 당일치기 모음

4.임시수도기념관 (2018.03.20)



짧은 영도 관광을 마치고 다시 지하철을 탄 뒤 토성역에 도착했습니다.





토성역 근처에 있는 박물관을 보러 왔는데 배가 고프네요.


주변 식당을 둘러보니 하필이면 돼지국밥집입니다.


아침에 순대국밥을 먹어 질리지만 하는 수 없이 국밥집으로 갑니다.





그래도 배가 고프니 배 속으로 잘만 들어갑니다.





식당을 나온 뒤 안내판을 따라 걸어 임시수도기념관에 도착했습니다.


부산박물관 산하 시설인데,


6.25 전쟁 당시 부산으로 대피한 이승만 대통령이 관저로 쓰던 건물을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시관으로 가는 길을 따라 전쟁 당시의 부산을 담은 여러 사진을 보여주고 있네요.





우선 전시관으로 들어가봅니다.





가장 먼저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와 그 기차를 타려고 애쓰는 피란민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피란민들이 임시로 지은 판자집도 보이네요.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군용품, 삐라, 미군 물품 등도 놓여 있고,





피란민들이 입은 옷과 미군으로부터 받은 밀가루도 보입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탄생한 음식도 있는데, 바로 밀면입니다.


이북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이 냉면을 팔다 메밀이 부족해지자


미군 원조로 남아돌던 밀가루를 활용해 만든 면이죠.





전쟁통에도 아이들에 대한 교육은 포기할 수 없었나 봅니다.


여기에는 가건물로 지은 학교 모형이 있지만 실제로는 노천에 천막을 쳐 학교 간판을 달아놓는 등


학교라 이름부르기도 민망한 부실한 시설이 대부분이었고,


교사도 대부분 군대로 끌려가 가르칠 사람도 부족했을텐데 참 대답합니다.


당시에 쓰인 교과서가 전시 중인데 과목 중에 반공독본이 눈에 띄네요.


그외에 전쟁 중에 교사로 근무한 신경복 선생이 남긴 일기도 전시 중입니다.





예술가들의 활동도 전쟁 중이지만 계속됐습니다.


대한도기는 이름대로 도자기를 파는 회사인데,


이중섭처럼 부산으로 내려온 화가들이 생활고를 견디기 위해


대한도기에서 파는 장식용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돈을 벌었다고 하네요.





작가들의 저술 활동과 배우들의 연기 활동도 이어졌습니다.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방어선을 끝까지 사수한 덕에 부산은 전쟁 피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었고


피란온 사람이 많은 만큼 문화생활을 즐길 여력이 있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부산 정부청사 모형이 나오고 이어서 부산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유물은 1차 개헌 당시 헌법개정공포문입니다.


제헌 헌법에는 대통령을 국회에서 간선한다고 규정돼 있었는데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은 국민들로부터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었지만


국회 내부에서는 군수비리인 국민방위군 사건, 민간인 학살 사건인 거창 사건 등으로 인해


이승만을 반대하는 국회의원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선을 원했던 이승만은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만들었지만


야당은 이에 맞서 의원내각제를 담은 개헌안을 냈죠.


이에 이승만이 계엄령을 내려 국회의원을 납치해 국회에 못 들어오게 막은 뒤


개헌안을 통과시키는 이른바 부산정치파동이라는 혼란을 겪은 끝에


여당과 야당의 개헌안을 짬뽕해서 만든 개헌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대통령 선출 방식이 이승만이 원한 대로 직선제가 된 것이죠.


이 헌법 개정안이 만들어진 과정에서 이름을 따서 1차 개헌을 발췌개헌이라고도 합니다.





공포문 옆에는 당시의 혼란스런 상황을 담은 기록물과 개헌안 해설문이 놓여 있습니다.





개헌 이후 치러진 제2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은 75%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합니다.


정치파동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경남 일대에서는 득표율이 55%로 상당히 낮았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지지세 덕분에 대통령이 된 것이죠.





정치 상황만큼이나 경제 상황도 혼란스러웠습니다.


북한군이 조선은행 조폐 시설을 차지해 화폐를 남발하며 화폐시장을 교란하자


정부는 한국은행을 새로 세워 한국은행권을 유통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죠.


이 화폐는 1953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100원을 1환으로 바꾸는 화폐개혁이 진행될 때까지 유통됐습니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휴전 협상이 진행됐고,


한국이 빠진 휴전 협상이 타결되면서 부산은 수도를 다시 서울에 넘겨주게 됩니다.


임시수도기념관 전시관 전시는 여기까지네요.





이어서 대통령 관저로 이동했습니다.


전반적인 구조가 일식 건물이라 적산가옥인가 했는데


일제 강점기 당시 경상도 도지사 관저를 대통령 임시 관저로 썼다고 하네요.





이런저런 사진을 통해 옛 관저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도 있고,





피란민들의 생활상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곳(거실)도 있습니다.





경비실로 쓰던 방은 G-2특공대에 입대해 작전에 참여한 이정숙 할머니의 '증언의 방'으로 활용하고 있네요.





1층 전시 공간을 다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에는 집무실과 마루방이 있었는데, 집무실은 회상의 방이라는 이름으로 빈 공간으로 남겨놨고,





마루방은 벽 한쪽 면에 전쟁 당시 연표를 붙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관저를 나온 뒤 또다른 사진 전시를 둘러보고 임시수도기념관을 나왔습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던 중 길고양이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사람 손을 제법 탄 고양이인 것 같은데, 그래도 낮선 사람을 보면 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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