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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

22. 신칸센 대신 특급을 타고 후쿠오카로 열차를 분리, 연결하는 역할을 하던 조차장 자리에 방치된 9600형 증기기관차 19633호를 지나 와카마츠역에서 전철을 탑니다. 와카마츠선을 달리는 열차는 열차 위에 전깃줄이 없지만 전기로 움직이는데요. 평소에는 열차 안에 있는 배터리에서 전기를 끌어와 전선이 없는 철길을 달리고 전선이 있는 종점 오리오역에 도착하면 팬터그래프를 올려 전기를 충전한다고 하네요. 일반적인 의미의 하이브리드는 아니지만 전기를 쓰는 방식이 2가지라 이 열차도 하이브리드 열차로 부른다고 합니다. 오리오역의 명물이라면 에키벤, 정확하게는 승강장에서 에키벤을 파는 아저씨가 유명한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쉽게도 영상에 등장하는 저 아저씨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오리오역에서 파는 에키벤 카시와메시(かしわめし)를 가게에서 구..
13. 폐선 전에 타본 스카이레일 타다노우미항에 돌아온 뒤 아까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갑니다. 철도 건널목을 건너면서 괜히 좌우를 살펴보고 타다노우미역에 도착. 여기서 쿠레선 열차를 타고 미하라역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열차 시간표를 보니 배차간격이 참 처참하네요. 파란색 숫자로 적힌 시간은 관광열차 성격의 etSETOra라서 논외로 치면 1시간에 1대 꼴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면 일본 지방 재래선 치고는 양호한 수준이니...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전날 호텔로 배송을 시킨 로이즈 초콜릿 한정판 복숭아맛 초콜릿을 꺼내 열심히 우걱우걱 먹어치우고 타다노우미역 근처에 있는 타케하라시 관광에 대한 소개문을 간단히 읽어봅니다. 옛 모습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풍경 보존 지구 같은 관광지가 있고 타다노우미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
32. 전철을 타면서 아무말 대잔치 시바야마치요다역으로 돌아오니 2023년 4월 1일부터 시바야마철도선 승차기념증명서를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시바야마치요다역에 왔을 때에도 같은 이벤트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네요. 역무원에게 카드를 받고 열차를 기다리니 마침 카드에 실린 바로 그 열차가 들어옵니다. 시바야마 철도에서 보유한 열차 자체가 이 열차 하나뿐이라 은근히 보기 쉽지 않은데 운이 좋네요. 행선지를 바꿔 케이세이나리타역으로 가는 열차에 타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나리타 공항 주기장을 간단히 찍으면서 일본에서 가장 짧은 철도 노선을 지나 히가시나리타역에 도착했습니다. 히가시나리타역은 규모 자체는 큰 역인데 승강장 4곳 중 2곳은 불을 거의 끈 채로 두고 있습니다. 흐릿하게 보이는 역명판을 보면 역명이..
28. 나리타공항행 스카이라이너가 아닌 나리타행 이브닝라이너 식사를 마친 뒤 다시 긴자선 열차를 타고 우에노역에 내려 케이세이우에노역으로 갑니다. 도쿄에서 나리타공항을 잇는 스카이라이너가 출발하는 역이다 보니 이와 연계해서 인천국제공항철도 광고도 걸려 있네요. 마침 역에 들어오니 나리타공항행 스카이라이너가 출발 대기 중인데 제가 탈 열차는 스카이라이너가 아닌 그 아래에 있는 이브닝라이너입니다. 케이세이 전철 노선도를 보면 케이세이우에노역에서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노선이 2가지가 있는데 주황색 노선이 최단거리라서 스카이라이너와 액세스 특급이 주황색 노선을 따라 도쿄와 공항을 잇고 있습니다. 아래 파란색 노선은 남쪽으로 돌아 도쿄와 공항을 잇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오래전부터 운행했던 노선이라 역 주변에 주택이 많아 출퇴근시간대에 착석 수요를 노린 특급열차를 운행하고..
일본 교통카드로 유료 특급열차를 탈 수 있는가 일본에는 국철이 민영화된 JR 6개사 이외에도 수많은 사철 회사들이 있고 이중에는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기점으로 장거리 유료 특급열차를 운행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나리타공항에 내린 뒤 타는 스카이라이너가 케이세이전철에서 운행하는 유료 특급이고 오사카 간사이공항에는 난카이 전철이 운행하는 특급 라피트가 있으니 여행객 입장에서도 사철에서 운행하는 유료 특급 열차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료 특급열차를 스이카나 파스모 등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는 있는데 교통카드만으로는 이용하지 못합니다. 저 애매모호한 답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본 열차 승차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요. 일본 철도회사에서는 이..
21. 일본 최후의 정규 야간 침대열차 선라이즈 맛보기 또 다른 친구와 저녁을 먹기로 해서 도쿄로 가는데 그 친구가 사는 도쿄가 흔히들 아는 도쿄 23구 내가 아닌 도쿄도 외곽 지역인 타마 지역이라 신칸센을 타고 오미야역에 내린 뒤 환승에 환승을 거처 이동합니다. 도착한 곳은 히가시코가네이역 근처에 있는 식당 롯코산(六甲山). 사장님이 한신 타이거스 팬인걸까요? 별의별 글귀로 뒤덮인 애니메이션 포스터를 지나 안내받은 자리에 앉고 온갖 재료를 다 때려 박은 오코노미야키 2인분을 주문합니다. 가격은 3,200엔. 주문을 하면 모든 조리를 점원이 해주는데 밀가루 반죽과 섞은 양배추를 철판 위에 올리고 그 위에 달걀을 풀지 않고 올린 뒤 오징어, 돼지고기 등 온갖 재료를 얹고 그 위를 다시 야채로 덮어줍니다. 바닥이 어느 정도 익으면 과감하게 뒤집어주고 소스를 뿌린..
20. 허탕 친 우에다 여행 2022년은 일본 최초의 철도 노선 토카이도 본선이 개통한 지 15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철도 개업 15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이벤트가 열렸고 관련 굿즈도 이것저것 만들어 팔고 있는데요. 그중 안 좋은 의미로 존재감을 뿜어대는 굿즈가 있으니 바로 한정판 스이카입니다. 15,000매 수량 한정, 판매 기간 한정, 심지어 카드 유효기간까지 한정으로 지정해 버린 카드 세트인데 아무리 액자를 같이 준다고 하더라도 충전금이 단 한푼도 들어가지 않은 주제에 15,000엔이나 하는 이 카드를 살 사람은 많지 않아서 한정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악성 재고가 돼버렸는데요. 작년 8월에 본 홍보물이 아직도 도쿄 곳곳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짠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호구가 되기로 하죠. 처음 카드를 판매할 때에..
16. 토호쿠 신칸센 그란클래스 신아오모리역 내부를 둘러보면 특이하게 생긴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네부타(ねぶた)라고 부르는 등불인데 매년 8월이 되면 네부타 마츠리라는 축제가 열리기도 하고 와 랏세라는 네부타 박물관이 있는 등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풍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여기를 가보려고 했는데 눈 때문에... 아오모리 관광을 못한 아쉬움을 저 네부타로 대신하고 유일왕과 함께 하는 일본 철도 개업 150주년 기념 캠페인 시트지를 지나 공유 오피스를 표방하면서 역에 들어섰지만 아무리 봐도 21세기형 뒤주로밖에 보이지 않는 스테이션 부스를 거쳐 하야부사 도장을 한 안마 의자에 앉아 피로를 풉니다. 예전 같았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텐데 이번 여행은 안마의자의 힘을 빌릴 정도로 고되네요. 잠시 후 도쿄로 가는 하야부사를 타러 ..
13. 설원을 달리는 스토브 열차 우여곡절 끝에 고쇼가와라역에 왔는데 볼일이 있는 건 JR 고쇼가와라역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츠가루고쇼가와라역입니다. 츠가루 철도라는 작은 철도회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역인데 한눈에 봐도 시설이 낡은 것이 회사가 돈이 없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래서 이 회사도 캐릭터 굿즈를 비롯해서 온갖 상품을 팔면서 연명하고 있으나 연선 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고 관광객을 유치하자니 여긴 토호쿠의 북쪽 끝이라 접근성도 낮아 경영 상황은 저 멀리 칸토 끝에 있는 쵸시 전기철도와 비교해도 결코 낫다고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러니 이곳만의 킬러 콘텐츠를 가지고 장사를 해야겠죠. 츠가루 철도는 겨울이 오면 객차에 난로를 떼 난방도 하고 음식도 굽는 스토브 열차를 운행하는데요. 12월 1일부터 3월 31일..
5. 모리오카로 가는 길 우에노역으로 돌아와서 신칸센 개찰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오니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일본 철도개업 150주년 기념 스이카 판매 안내 종이입니다. 작년 6월부터 한정판으로 판매를 시작한 물건인데 아무리 한정판이라고 하더라도 카드 3장+프레임에 15,000엔은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심지어 교통카드에 잔액 충전도 안 돼있고 유효기간도 2023년 3월까지니... 그래서 철도 굿즈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많은 일본에서도 이 물건은 외면당한 건지 아직도 재고가 남아 이렇게 판촉을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우에노역에 다시 왔을 때에는 직원이 저 종이를 들고 스이카를 사라고 소리를 지를 정도니... 도쿄역이나 우에노역에서 토호쿠 신칸센을 탈 때에는 주의할 점이 있는데 모든 열차가 16량 단일 편성인 토카이도..
3. 눈 떠보니 설국 니가타로 가는 신칸센을 타고 가니 여러 에키벤 중 니가타에서 자란 쌀로 만들었다는 에비센료치라시(えび千両ちらし)를 사서 먹습니다. 니가타는 코시히카리로 유명한 곳이니 아마도 코시히카리로 지은 밥이겠죠. 새콤하게 식초로 버무린 초밥 위에 얇게 포 뜬 다시마를 올리고 그 위에 새우, 오징어, 장어, 코하다(어린전어)를 얹은 뒤 마지막으로 계란말이와 다진 새우살을 얹은 두툼한 도시락인데 생강과 함께 먹는 전어살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전반적으로 맛있는 도시락입니다. 도시락을 먹고 나서 잠시 좌석에서 잠을 자다 눈을 떠보니 갑자기 풍경이 하얗게 바뀌었습니다. 카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 설국의 첫 문장은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인데 설국의 주인공이 국경을 건너 마주친 곳이 바로 니가타이고 카와..
2. 도쿄역으로 친구네 집에 들렀다 열심히 걸어 텐노즈아일역에 도착, 도쿄 모노레일을 타고 딱 1역 이동해 하마마츠쵸역에서 JR로 갈아탑니다. 하마마츠쵸역에 서는 JR 노선은 야마노테선과 케이힌토호쿠선이 있는데 시나가와역에서 타바타역까지는 야마노테선과 케이힌토호쿠선이 노선이 같으니 그 사이에 있는 역으로 이동한다면 그냥 먼저 오는 열차를 타면 됩니다. 승강장에서 열차 도착 안내를 보니 야마노테선이 먼저 오길래 야마노테선 열차에 탑승. 2016년에 도쿄역 구경하러 와본 뒤로 7년만에 도쿄역에 와보는 것 같네요. 일본 여행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 의외로 도쿄역으로 올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도쿄역에 내리자 저를 반기는게 뜬금없게도 블루 아카이브라서 더욱 당황스럽네요.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광고를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