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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

18. 환승에 환승을 거쳐 시코쿠 타카마츠로 코베시의 교통 중심지 산노미야와 신칸센 역인 신코베역은 약간 떨어져 있어 두 곳을 왔다갔다 하려면 코베 시영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요. 코베 시영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신코베역까지는 청록색 세이신·야마테선인데 신코베역에서 타니가미역까지는 갈색 호쿠신선으로 따로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작 열차는 신코베역까지만 가는 것이 아니라 타니가미역까지 쭉 이어지니 대체 왜 이렇게 구분해놨나 하는 생각은 보통은 안 할텐데 굳이 이런 것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몇 자 적어보자면 원래 호쿠신선은 코베 시영 지하철이 아니라 한큐 계열 자회사 호쿠신 급행전철에서 운영하던 노선입니다. 롯코 지역과 아리마 지역에서 산노미야로 바로 이어주는 철도를 짓기 위해 한큐가 출자해 철도를 지었는데 이 일대가 죄다 산악지대라 건설비가..
일본 열차 시각표(JTB 시각표) 한국에서는 진작에 사라진 것이 종이 열차 시각표인데 일본에서는 지금도 서점을 통해 종이 열차 시각표가 유통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교보문고 등의 일서 취급 서점을 통해 일본 열차 시각표를 구할 수 있습니다. 한국보다 몇 배는 복잡한 일본 철도망 특성상 시각표가 상당히 복잡해서 단순히 열차 시각표를 모았을 뿐인데도 어지간한 잡지보다 두꺼운 책이 만들어지니 정리를 위해서라도 이런 책 같은 시각표가 있는 것 자체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물론 아날로그의 나라 일본에서도 열차 시각표 조회 정도는 진작에 디지털로 넘어간 지 오래라서 야후 환승안내라던지 죠르단이라던지 하는 인터넷 열차 시각표 및 경로 조회 사이트가 많습니다. 그래도 여러 열차 정차 시간을 한번에 볼 수 있다는 종이 시각표만의 장점이 있고 인터넷 서비스에 대..
1. 기차만 4시간 타고 교토부 북쪽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의 장점이라면 제1터미널 대비 항공편이 적어 각종 수속이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인데 그 장점을 살리기엔 너무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해서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공항으로 와서 노숙을 하기로 합니다. 텅 빈 공항을 걸어 너무나도 스마트한 청소기를 보며 지난달과는 다르게 여권 확인 없이 스마트패스를 통과해 셔터가 내려간 상가를 지나 24시간 운영하는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챙기고 진에어 탑승구 앞에 자리를 잡습니다. 제2터미널 확장공사 준공에 앞서 진에어가 터미널을 옮겼는데 확장공사 준공 예정 시기가 2024년 10월이라 한참 남았으니 아직은 공항 내부가 어수선하네요. 출국일이 마침 애플 신제품 발표일이라서 노트북을 켜고 커피를 마시며 애플워치와 아이폰 신제품 발표를 봅니다. 지금 쓰..
가을 승차 무제한 패스 秋の乗り放題パス, 한국어로는 가을 승차 무제한 패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이 패스는 청춘 18 티켓에 비하면 잘 안 알려진 패스인데 이용 조건이 비슷하면서도 청춘 18 티켓과 사용 기간이 다르니 나는 죽어도 보통열차만 타고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겠다는 사람이 알아두면 유용하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일본 철도의 날인 10월 14일을 전후로 매년 가을 시즌에 JR 6개사에서 발행하는 가을 승차 무제한 패스는 JR에서 운행하는 노선 중 신칸센을 제외한 모든 노선의 보통열차(쾌속 포함)를 3일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가격은 소비세 인상 같은 굵직한 이슈가 없다면 보통 전년도 가격이 유지되는 편으로 2023년 기준 가격은 어른 7,850엔, 어린이 3,920엔이네요. 청춘 18 티켓과 이용 조건이 상당..
24. 특급 오도리코 료센지를 떠나 이즈큐시모다역으로 가던 중 특이하게도 시커먼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를 발견했습니다. 페리상의 쿠로후네야(ペリーさんの黒船家)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게 쿠로후네를 모티브로 삼아 죽탄(竹炭)을 살짝 넣은 쿠로후네 생소프트(黒船生ソフト)를 팔고 있는데 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날씨도 덥고 하니 하나 사봤습니다. 생각보다 죽탄보다는 우유의 진한 맛이 강하게 느껴지면서 끝맛도 깔끔해서 놀랐네요.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다시 걸어 이즈큐시모다역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아타미역까지 가는 보통열차를 탄 뒤 아타미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타 도쿄 방면으로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모다 관광을 일찍 끝낸 덕에 이즈큐시모다에서 도쿄를 바로 잇는 특급 오도리코를 탈 수 있게 됐습니다. 전석 그린샤..
11. 오다큐 로망스카 첫차를 타고 하코네로 왜 나는 일본 여행 일정을 늘 개판으로 짜는가 이날도 후회하며 새벽 5시에 일어나 니시카와구치역에서 도쿄로 가는 열차를 타고 아카바네역에서 신주쿠로 가는 사이쿄선 열차로 갈아탄 뒤 오다큐 신주쿠역으로 가서 하코네 프리패스를 삽니다. 일본을 그렇게 자주 왔다 갔다 했는데 의외로 남들 다 가는 하코네를 한 번도 안 가봐서 이번에는 평범(?)한 여행을 해볼까 합니다. 보통열차만 타고 하코네를 가는 것도 가능하긴 한데 허리 건강과 정신 건강을 위해 특급열차를 타는 것이 좋겠죠. 로망스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오다큐 특급 열차 중 GSE라는 차량에는 전면부가 탁 트인 전망석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고 이 전망석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데요. 저도 열차를 예약할 때에는 GSE를 먼저 노려 맨 앞은 아니지..
8. JR도 토부도 아닌 세이부 카와고에시에는 JR과 토부 전철, 그리고 세이부 전철 노선이 지나가는데요. 관광객들이 찾는 창고 거리에서 제일 가까운 역은 세이부 전철의 혼카와고에역이지만 혼카와고에역이 속하는 세이부신주쿠선은 도쿄 쪽 출발지가 신주쿠역에서 조금 멀리 있는 세이부신주쿠역인 데다 신주쿠에서 카와고에를 최단거리로 잇지 않고 빙빙 돌아갑니다. 세이부 전철은 이케부쿠로에도 역이 있지만 이케부쿠로에서 열차를 타면 카와고에까지 한 번에 못 가고 토코로자와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니 여행객 대다수는 토부 이케부쿠로역에서 35분 만에 카와고에역으로 가는 쾌속 열차를 타는 편입니다. 이래저래 경쟁사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지만 아무것도 안 한 채로 관광객 수요를 경쟁사에 뺏길 수는 없겠죠. 세이부신주쿠로 가는 각역정차 옆에 정차 중인 뉴 레..
도쿄 와이드 패스 도쿄 와이드 패스는 도쿄도를 비롯해서 이바라키, 토치기, 군마, 사이타마, 치바, 카나가와를 포함하는 칸토, 그리고 법적으로 수도권에 포함되는 야마나시 등 도쿄 근교 JR 동일본 노선을 3일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칸사이 와이드 패스와는 달리 유효기간이 3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참 아쉬울 정도로 이용 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후지산이나 이즈 반도, 보소 반도, 닛코, 에치고유자와 등 일본 내에서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도쿄에서는 조금 먼 곳에 있는 곳까지 모두 커버합니다. 2023년 10월 1일부터는 10,180엔에서 15,000엔으로 대폭 올라 되도록 노선도 끝에 있는 지역을 가야 할 텐데 보소 반도의 경우 도쿄만 아쿠아라인 덕에 고속버스가 특급열차를 소요시간에서 처바르는 특이한 동네니 보소 ..
JR패스(재팬 레일 패스) 어떻게 보면 일본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교통패스인 JR패스(재팬 레일 패스)에 대한 글입니다. 예전에는 팸플릿 형태로 된 종이에 인쇄된 패스를 붙여 사용했는데 외국인 응대 인력을 줄이면서도 패스 이용 편의를 높이고자 지금은 위의 모습과 같이 승차권 형태로 제공이 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자동 개찰기 이용이 가능하고 승차권 발매기에서 열차 예약이 가능해졌지만 티켓을 수집하는 재미는 조금 줄어들어 아쉽네요. JR패스는 JR이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JR 동일본, JR 서일본, JR 토카이, JR 홋카이도, JR 시코쿠, JR 큐슈 6개사의 모든 노선, 여기에 더해 JR 동일본의 자회사 도쿄 모노레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그러다보니 막연히 일본 교통비가 비싸다는 것만 알고 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5. 소바로 간단하게 점심을 11시 15분과 13시 15분 사이에 오츠키역으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11시 50분에 출발하는 츠루시역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오츠키역으로 가는 버스는 큰 버스인데 츠루시역으로 가는 버스는 수요가 적은지 한국에서 마을버스로 운행하는 버스보다도 작은 크기의 버스로 운행하네요. 리니어 견학센터에서 저 혼자 버스를 타고 가장 역에서 가까운 카세이역앞 정류장에 내려 카세이역으로 걸어가 다시 후지큐 열차를 타고 오츠키역으로 갑니다. 원래는 여기서 보통열차를 타고 이동하려고 했는데 바로 앞에 특급열차가 지나가길래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특급열차를 타고 이동해도 다음 일정에 문제가 없겠다 싶어 계획을 바꾸고 오츠키역 안쪽에 있는 키소바 이로리안 키라쿠(生蕎麦いろり庵きらく)라는 식당에 들러 계획에 없던 점심을 먹고 ..
2. 눈이 녹은 후지산 출국 이틀 전에 여행 일정을 급하게 수정해서 아침 일찍 야마나시현을 짧게 찍고 가려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타치카와역으로 갑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행선지판에는 이미 열차로 빽빽한데 제가 탈 열차는 타치카와역에서 서쪽으로 더 가는 츄오선 열차. 일반적으로는 츄오선 열차가 타카오역까지만 가는데 몇몇 시간대에는 타카오역을 넘어 노선도에는 파란색 선으로 표시되는 오츠키역(大月駅)까지 가기도 합니다. 이용객이 적다 보니 승객이 직접 문 옆 버튼을 눌러 문을 여는 역을 지나 종착역 오츠키역에 도착. 츄오 본선은 여기서 서쪽으로 더 이어져 나고야까지 가지만 저는 여기서 후지산로쿠 전기철도, 줄여서 후지큐로 부르는 사철로 갈아타도록 하죠. 후지큐는 오츠키역에서 카와구치코역까지를 잇는 철도를 운행하고 있는데 연선에 후..
4. 공원에 놓인 기관차 타마우둔에서 나오니 슈리역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서 골목길을 걸어 가까운 모노레일 역으로 가는데 어떤 집에 이게 있길래 잠시 멈춰 사진을 찍어봅니다. 오키나와 지역의 상상 속 동물 시사(シーサー)인데 한국으로 치면 해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자입니다. 액운을 물리친다고 해서 집 앞에 한 쌍씩 뒀다고 하는데 이게 지금은 사라진 전통이 아닌 지금도 가정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통이라 흥미롭네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기보역에 도착해서 모노레일 열차를 타고 아사토역에 도착. 여기서 남쪽으로 10여 분을 걸어가야 하는데 사진으로는 감이 안 잡히지만 여긴 오키나와라서 조금만 걸어도 더워 미칠 것 같거든요. 수분 보충을 위해 편의점에 들렀는데 일본 본토 편의점에서는 보기 힘들어진 복숭아맛 이로하스를 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