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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인천 1~2호선

I129. 신연수역 - 우즈베키스탄 식당 차이하나

 

 

신연수역을 나오니 연수구에서 서비스되는 공유 자전거 '카카오 T 바이크'가 놓여 있습니다.

 

 

 

 

지금 가는 곳이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자전거를 타고 가면 편리하긴 할 텐데

 

회원가입부터 보증금 충전에 요금 결제까지 해야 할 일이 조금 많네요.

 

조금 힘들더라도 걸어가기로 합니다.

 

 

 

 

신연수역의 부역명은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입니다.

 

 

 

 

실제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가천대학교가 있기는 한데

 

캠퍼스 자체가 성남에 있는 캠퍼스보다는 작아서 대학로 상권이 딱히 발달하지는 않았네요.

 

 

 

 

캠퍼스를 가로질러 나와

 

 

 

 

함박마을로 걸어가

 

 

 

 

차이하나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이름만 보면 중국집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는 우즈베키스탄 요리를 파는 식당입니다.

 

러시아어로 찻집, 다방(чайхана)이라는 뜻이라네요.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이런저런 전통문양을 담은 장식을 벽에 걸어놨고

 

TV에는 우즈베키스탄 방송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작 식당 스피커에는 TV 소리가 아니라 별도로 튼 노래가 나오네요.

 

 

 

 

주문을 하러 메뉴판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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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생소한 요리들이 가득합니다.

 

다행히 키릴 문자 아래에 한국어로 풀어쓴 요리 설명이 적혀 있어 주문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는 않습니다.

 

메뉴판에 가격이 2가지가 적혀있는 메뉴들이 있는데

 

이건 양에 따라 가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작은 숫자가 반 접시, 큰 숫자가 한 접시라고 보시면 됩니다.

 

난생처음 먹어보는 우즈베키스탄 요리니

 

보르시와 필라프 이렇게 2가지 메뉴를 작은 양으로 주문했습니다.

 

 

 

 

우선 한국 당근과 함께 보르시(Борщ)가 나왔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만 먹는 요리는 아니고 러시아를 비롯한 구 소련 지역과 동유럽에 널리 퍼진 요리입니다.

 

 

 

 

육개장처럼 국물이 빨갛지만 이건 빨간 비트를 넣어서 색이 이렇게 나온 거고

 

실제로는 전혀 맵지 않은 고기 수프입니다.

 

 

 

 

일종의 사워크림인 스메타나(смета́на)를 잘 풀고 입에 넣으니

 

곰탕이 생각날 정도로 고기 맛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스메타나 때문에 약간 신맛이 나긴 하지만 한국인에게 제법 친숙한 맛이라 거부감 없이 입에 잘 들어갑니다.

 

 

 

 

한국에는 없는 한국 당근(고려 당근, морковь по-кореиски)도 같이 먹어봅니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한민족의 슬픈 한이 담긴 음식인데

 

러시아를 비롯해서 동구권에 널리 퍼지게 됐다고 하죠.

 

김치를 담그지 못해 만든 음식이지만 김치처럼 매운맛은 전혀 나지 않고 식초 덕에 새콤한 맛이 강하게 납니다.

 

 

 

 

이어서 볶음밥과 비슷한 음식인 필라프(плов)가 나왔습니다.

 

지역에 따라 쁠롭이나 오쉬(Osh)라고도 부르는데

 

아마 유목민들이 만들어 먹던 요리라서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전역에 이 요리가 퍼졌고

 

이름도 자연스럽게 변형이 가해진 것 같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기름을 말 그대로 들이부은 뒤 쌀을 비롯한 재료를 튀기듯이 볶아

 

거의 기름밥처럼 된다고 하는데

 

여기는 한국인 입맛에 맞게 기름을 적게 쓴 건지 정말 볶음밥과 비슷합니다.

 

독특한 향신료 냄새가 느껴지지만 고수처럼 괴로울 정도는 아니라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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