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기념관을 나와
고풍스러운 담벼락 위로 물든 단풍을 보며 걷다 보니
영휘원과 숭인원이라는 사적이 나옵니다.
무덤 이름이 원으로 끝나는 것을 보니 왕족의 무덤인가 보네요.
한번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장료는 다른 조선왕릉과 마찬가지로 1,000원.
릉으로 끝나는 다른 무덤과는 달리 원으로 끝나는 무덤은 왕릉이 아니기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함께 등재되지 못해 티켓에 세계문화유산 로고는 없습니다.
입구를 지나 먼저 나오는 무덤은 숭인원으로
고종의 아들이자 순종의 이복동생인 영친왕의 장남 이진이 묻힌 무덤입니다.
영친왕은 어릴 적 일본에 볼모로 잡혀 살았기에 이진은 1921년 일본에서 태어났는데요.
순종에게 자식이 없어 이진이 왕가를 이을 종손이었기에
영친왕과 이방자 내외가 아들을 데리고 잠시 조선으로 건너와 얼굴을 비췄는데
이때 뭐가 잘못됐는지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이진이 죽고 맙니다.
그래서 역사에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했죠.
이진이 묻힌 무덤을 멀리서 바라보며 걸어
옆에 있는 영휘원으로 갑니다.
영휘원은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어머니인 순헌황귀비 엄씨가 묻힌 무덤입니다.
왕의 피를 이은 아들을 낳았기에 궁녀에서 후궁으로 격상됐고
대한제국 선포 이후로는 황후로 세우는 것을 검토한 적도 있었다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후궁 중에 제일 격이 높은 황귀비라는 직책을 받았다고 합니다.
교육에 관심이 있어 양정의숙, 진명여학교, 숙명여학교 설립에 관여했다고 하네요.
엄 귀비는 경술국치 직후인 1911년에 사망했는데
사망 원인이 장티푸스라 일제는 영친왕이 어머니 시신에 가까이 가는 것을 막았다고 합니다.
영친왕 입장에서는 영휘원이나 숭인원이나 참으로 비극적인 개인사가 남은 곳이네요.
영휘원을 나와 옆에 있는 제실로 가보니
특이하게 슬리퍼를 놓고 마루 위로 올라와 재실을 둘러볼 수 있게 만들었는데
정작 문이 잠겨 있어 뭘 보지도 못한 채로 나와
묘역을 떠나 남쪽으로 마저 걸어
청량리역에 도착했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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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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