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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1~4호선

243. 충정로역 - 서소문 옆 철길 따라 나들이

 

 

충정로역 4번 출구로 나와

 

 

 

 

서소문 건널목 방향으로 걸어가다

 

 

 

 

오른쪽으로 꺾어 서소문역사공원으로 갑니다.

 

 

서소문 밖 순교자 현양탑

 

 

여기는 조선 말 천주교 박해가 심했을 때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했던 곳입니다.

 

용산 새남터 성지나 합정 절두산 성지에 비해 성직자보다 평신도들이 이곳에서 많이 처형돼서

 

안내문에 평신도에 대한 내용이 별도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서소문역사공원에는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이 있는데요.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제법 거대한 공간이 나옵니다.

 

 

 

 

지하 2층에 있는 상설전시실로 오니

 

 

 

 

유럽에 있는 성당 건축을 본딴 듯한 기둥 주변에 전시물을 놓고 있네요.

 

 

 

 

박물관에 놓인 전시물은 대다수가 책이나 편지와 같은 기록물인데

 

조선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남긴 여러 서신부터

 

천주교도 처형 사실을 관청에서 기록한 문서 등이 있습니다.

 

 

 

 

또 조선에 천주교가 퍼지게 된 시대 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위한 사료도 여럿 놓여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여러 종교와 관련된 서적인데

 

조선 사회를 지배한 유교 성리학을 보여주는 맹자와 논어,

 

유교의 생활 규범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오륜행실도,

 

 

 

 

성리학적 질서에 반대하고 서학에 반대하면서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천도교)의 경전 동경대전과 가사집 용담유사,

 

 

 

 

조선 후기 사회적 혼란을 반영한 예언서 정감록,

 

 

 

 

조선에 처음으로 천주교를 소개한 중국 서적 천주실의 등이 있습니다.

 

 

주교요지 필사본과 목판본

 

 

정약용의 셋째 형이자 천주교도인 정약종이 쓴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는

 

필사본, 목판본, 활판본 등 여러 판본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주교요지 책판

 

 

한국 천주교는 외부에서 선교 활동을 통해 들어온 게 아니라 한국에서 자생했기에

 

 

주교요지 활판본

 

 

구하기 어려운 성경 대신 교리를 짧게 요약하고 이해하기 쉽게 한글로 쓰인 주교요지가 널리 퍼진 것 같네요.

 

 

배형경 - 하늘과 대지 사이에 인간이 있다.

 

 

다른 전시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손승희 - 척.사.윤.음.

 

 

조선 시대 천주교 박해를 소재로 삼은

 

 

최지만 - 순교자의 무덤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사진에 담아봅니다.

 

 

 

 

여기는 박해가 일어난 서소문이라는 공간에 관한 전시물이 놓여 있습니다.

 

서소문에서의 일상을 기록한 책이나

 

서소문 주변 지리를 담은 지도 등이 놓여 있습니다.

 

 

 

 

서소문에서 순교한 평신도들을 기리기 위한 여러 사업에 대한 기록도 있는데,

 

 

 

 

1925년 순교자 시복식을 거쳐 기념관을 세우려는 노력이 지속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에는 서소문 밖 순교자 중 27위를 시복 했고

 

 

 

 

2018년에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국제 순례지로 선포됐네요.

 

 

 

 

전시실 한쪽 벽에 커다란 나전칠화가 걸려 있는데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한국 전통 십장생도를 바탕으로 한국 천주교회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았다네요.

 

 

 

 

2019년 9월 30일 동일한 작품이 바티칸에 있는 한 신학원에 기증됐다는 기사를 읽고 나서

 

같은 작품이 여기에 있다길래 박물관에 오게 된 건데

 

보면 볼수록 오묘한 느낌이 듭니다.

 

 

 

 

상설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지하 1층으로 올라와

 

 

 

 

특별 전시실에서 열린 '옻·칠·나전-그 천년의 가교' 전시를 위해 놓인 다양한 공예품을 보고

 

 

 

 

박물관을 나왔습니다.

 

 

조선 최초로 천주교 세례를 받은 이승훈이 서소문에서 순교할 때 남긴 말이라고 합니다.

 

 

박물관만 보고 돌아가기엔 조금 아쉽기도 하고

 

근처에 가보려고 한 데가 몇 곳 있어 조금 더 돌아보기로 합니다.

 

 

 

 

독도체험관을 지나 커피樂이라는 카페로 갑니다.

 

 

 

 

예전에 한 번 와본 적 있는 카페인데

 

쿠폰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멀리서 보면 다른 카페와 별다른 차이는 안 보이지만

 

 

 

 

쿠폰을 가까이서 보면 커다란 '락' 글자가 스탬프 대신 찍혀 있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예전에 왔을 때에는 커피를 2,000원 이상 주문해야 쿠폰을 만들어줬기에

 

 

 

 

굉장히 오랜만에 카페 모카를 주문해봤습니다.

 

 

 

 

커피를 들고

 

 

 

 

철길을 따라 쭉 걸어

 

 

 

 

이번에는 철길떡볶이라는 분식집으로 갑니다.

 

 

 

 

서울에 있는 분식집 치고는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데

 

가격에 비례하는 위생 상태를 감안해야겠죠.

 

허름한 모습과는 다르게 일단 카드를 받긴 합니다.

 

 

 

 

분식집을 찾는 손님이 제법 많아 주문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데

 

카운터에 놓인 메모지에 주문할 메뉴와 이름을 적어 냅니다.

 

주인아주머니가 메모지를 확인하고 음식을 준비한 뒤 이름을 부르면 음식을 찾아가고

 

음식을 다 먹은 뒤 돈을 내면 됩니다.

 

 

위치가 바로 철길 옆이라 철거 위기에 놓여있나 보네요.

 

 

주문서를 내고 자리에 앉지 않고

 

 

 

 

분식집 옆에 있는 통로로 들어갑니다.

 

 

 

 

분식집 건물과 철길 사이 공간을 메워놓고 그 위에 탁자와 의자를 놓아서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분식을 먹을 수 있게 만들어놨죠.

 

 

 

 

분식집 옆으로 지나가는 철길은 행신차량기지와 수색차량기지, 그리고 서울역을 잇는 경의선이라

 

KTX부터 경의선 전동차까지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열차를 볼 수 있습니다.

 

음식을 받을 때에는 주방에서 바로 창문을 통해 음식을 넘겨주기에

 

번거롭게 분식집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점은 좋네요.

 

 

 

 

주문한 음식 중 우선 떡볶이와 못난이 튀김이 나왔습니다.

 

 

 

 

떡볶이는 매운맛보다는 달고 새콤한 맛이 강합니다.

 

소스 맛만 보면 떡볶이보다는 떡꼬치가 생각나네요.

 

 

 

 

떡볶이와 같이 나온 못난이 튀김은

 

 

 

 

두꺼운 만두피로 빚은 만두를 튀긴 모습입니다.

 

튀김 소는 물론 반죽에도 밑간을 해서 튀김옷까지 맛있습니다.

 

 

 

 

주문이 밀려서 튀김과 떡볶이까지 다 먹고 나서 순대를 받았는데

 

순대를 과할 정도로 오래 삶았는지 순대 옆구리가 다 터졌습니다.

 

맛이야 마트에서 파는 순대를 그대로 삶은 거니 다른 곳과 차이가 없지만

 

여기서 순대를 먹는 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어쨌거나 순대까지 다 먹어 푸짐한 저녁을 먹고

 

 

 

 

음식값을 계산하고 충정로역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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