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미칠듯이 내리던 8월의 어느 날
독도체험관을 찾았습니다.
독도와 관련된 역사에 대해 소개하고 독도 주변 자연 생태에 대해 다루는 박물관이죠.
전시실은 크게 역사관과 자연관으로 나뉘고
이동 동선은 역사관에서 자연관으로 이어지지만
정문에서 가까운 곳이 자연관이길래 자연관부터 관람했습니다.
자연관 한가운데에는 독도 모형이 있는데,
동도에는 독도 선착장이, 서도에는 주민 숙소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주변에는 괭이갈매기를 비롯해
독도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고,
독도 지질 단면도와
지질 모형을 통해 화산 폭발로 생겨난 독도의 지질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역사관으로 들어갑니다.
독도 역사를 얘기할 때
신라 지증왕 때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복한 것을 언급하곤 하는데
여기서 우산국은 독도가 아니라 울릉도니
독도 관련 기록에서 우산국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도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기록은 성종 때 작성된 세종실록 지리지인데,
여기서는 독도가 우산도라는 이름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우산(독도)과 무릉(울릉도) 두 섬이 현의 정동쪽 바다 가운데 있다.
두 섬이 서로 거리가 멀지 않으며 날씨가 맑으면 가히 바라볼 수 있다.' 라고 독도에 대해 적었죠.
이어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팔도총도에 독도가 언급됩니다.
조선은 독도를 자국 영토로 인식했지만 정작 관리에는 무관심했는데
이것은 오랫동안 펼쳐진 도민쇄환정책때문입니다.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왜구 침입으로 고생한 조선은
피해를 줄이고자 섬을 비운 뒤 거주를 금지했죠.
사람이 살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섬에 대한 관심도 멀어졌는데
이것이 조선인 어부와 일본인 어부 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문제를 직접 터뜨린 사람이 바로 숙종 때의 인물 안용복입니다.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 마찰로 일본으로 끌려갔지만
오히려 당당하게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영토라는 것을 밝히면서
돗토리 번으로부터 두 섬이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답변을 이끌었죠.
이 사건을 계기로 조선 정부는 울릉도에 수토관이라는 관리를 파견하게 되었고
숙종의 아들로 왕위에 오른 영조 때
왕명으로 편찬된 백과사전 동국문헌비고에 독도에 대한 기록이 들어가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던 일본 정부의 입장은 제국주의의 영향을 받아 바뀌는데요.
1877년까지만 해도 태정관 지령을 통해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했지만
1900년 울릉도 일대 섬 관할을 규정한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무시한 채
1905년 시마네현 고시를 통해 주인 없는 땅인 독도를 다케시마로 이름붙인 뒤 시마네현 관할로 편입시켰습니다.
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패전국으로서 식민지 영토를 모두 포기했지만
일본은 미국, 영국과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독도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죠.
이에 맞서 한국에서는 이승만 정권부터 독도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독도경비대라는 이름의 경찰을 주둔시키고 주민 거주를 지원하는 등
독도 영유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근거로 고지도를 들기도 하지만
유사한 영토 분쟁 사례이자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판결을 내린 페드라 브랑카 분쟁에서
역사적 근거에 대해서는 말레이시아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현대 영유권에 대해서는 싱가포르 손을 들어줬기 떄문에
과거 자료를 발굴하는 것 만큼이나
독도에 대해 꾸준히 행정력을 발휘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독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동해안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에 온 뒤 다시 배를 타고 독도로 가야 합니다.
이동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니 전국민적인 인지도에 비해 독도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죠.
울릉공항 건설 계획이 확정돼서 2020년대에 완공되면
소요시간도 줄어들고 보다 편하게 울릉도에 갈 수 있으니
지금보다 관광객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저도 울릉공항이 완공된다면 독도 여행에 도전해봐야겠네요.
독도체험관 관람을 마치고 충정로역으로 돌아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531. 충정로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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