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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경복궁 경회루 특별관람 (2017.04.12)



날이 풀리면서 작년에 못 해본 경복궁 경회루 특별관람이 생각나 경복궁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마침 4월 12일 오후 2시에 딱 1자리가 비어있어 경회루 특별관람을 신청했습니다.





경회루 특별관람 예약을 했지만, 안으로 들어가려면 표를 사야겠죠.


경복궁 입장권은 예전에 사봤으니, 이번에는 궁궐통합관람권을 샀습니다.





궁궐통합관람권은 조선 5대 궁궐 중 경희궁을 제외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그리고 종묘를 관람할 수 있는 입장권 묶음입니다.

(경희궁은 입장료 없이 관람 가능.)


발매일로부터 3개월 동안 위의 5곳을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죠.





경복궁 입장권 부분을 떼서 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평일임에도 꽤나 많은 관람객들이 보입니다.


한복을 입으면 입장료가 무료다 보니 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이 많네요.





날씨가 풀리면서 궁궐 내 꽃들도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경복궁 내에 돌아볼 곳은 많지만, 오늘 목표는 경회루니 경회루로 직진합니다.





경회루로 들어가는 문은 세 곳이 있는데,


그중 가운데 문인 함홍문에서 대기를 하다 1시 50분부터 예약자 명단을 확인한 뒤 경회루로 들어갑니다.





다리를 지나 경회루로 가니 경회루가 정말 크게 느껴집니다.





가이드 해설을 듣기 전





간단히 주변을 찍어봤습니다.





2시부터 문화재청 소속 가이드 해설이 시작됩니다.


경복궁의 역사 중 경회루에 대한 부분을 소개하고, 각 부분에 대한 설명을 30여 분 가량 진행했습니다.



경복궁은 조선이 세워지자마자 지어진 궁궐이지만 경회루가 지어지게 된 것은 태종 때의 일입니다.


처음 경복궁을 지을 때 이 자리에는 누각이 있었는데,


지대가 습해 건물이 기울자 이 자리에 연못을 만들고 경회루를 지었죠.


태종 때 지어진 경회루는 돌기둥마다 용을 새겼다는 기록이 있지만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소실되면서 경회루도 같이 사라졌고,


고종 때 흥선대원군의 명으로 경복궁이 재건될 때 무늬 없는 돌기둥이 쓰이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경회루의 돌기둥은 안쪽은 둥글고 바깥쪽은 네모난데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옛사람들의 세계관을 반영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이를 천원지방(天圜地方)이라고 한다는군요.


여담으로 선조수정실록에 의하면 경복궁을 불태운건 왜군이 아닌 도망간 왕에 분노한 군중이라고 합니다.


이런저런 논란이 있지만 저 이야기를 정설로 본다고 하네요.





2층으로 올라와





주변 모습을 간단히 찍어봤습니다.





경회루에서 밖을 바라보면  기둥 옆에 장식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낙양각이라고 부르는데요.


창틀에서 조금 떨어져서 밖을 바라보면 풍경을 액자에 담긴 그림처럼 감상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앞서 경회루로 들어오는 문이 세 개가 있다고 언급했는데


왕이 경회루로 행차할 때에는 의외로 가운데 문이 아닌 사진에서 오른쪽 문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문도 가장 크고 다리도 크죠.


저 문을 이용한 이유는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이 남쪽에 있어 왕이 편하게 이용하라는 의도였다고 하네요.


한편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창에는 그물이 쳐져 있는데 이 그물은 조선 시절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명주실을, 지금은 쇠그물을 이용하고 있죠.


이것을 부시라고 부르는데, 건물 안으로 새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경회루 2층은 외부와 연결된 외진과 내부 공간인 내진, 그리고 가운데 있는 중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중궁은 3칸, 내진은 12칸, 외진은 24칸으로 이뤄져 있는데,


왕이 이용하는 중궁은 하늘, 땅, 사람이라는 삼재를 상징하는 3칸으로,


내진은 12개월을 상징하는 12칸으로,


외진은 24절기를 상징하는 24칸으로 만들었습니다.


각 공간을 지을 때 상징적인 요소가 참 많이 들어갔네요.





경복궁 전체에도 해당하는 것인데


경회루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북악산이, 남쪽을 바라보면 청계천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네요.





경회루를 둘러싼 연못에는 두 개의 인공섬이 있습니다.


왕은 이곳에서 뱃놀이를 즐기기도 했다는데, 대표적으로 연산군이 있죠.


'흥청'이라는 곳에서 기생을 모아 경회루에서 뱃놀이와 술잔치를 즐겼는데


이것이 흥청망청이라는 단어의 유래이기도 합니다.





중궁과 내진, 외진 사이에는 모두 문이 달려있지만,





문을 모두 들어 올려 한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을 분합문(分閤門)이라고 부릅니다.





해설이 끝나기 전 가이드께서 잠깐 언급한 내용인데,


경회루 바닥 나무 바닥은 여타 목조건축물과는 달리 바닥에 수많은 흠집이 나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런 흠집이 나지 않기에 관람객들이 종종 이유를 물어보기도 한다는데,


이 흠집은 전부 벌레가 나무를 파먹은 흔적입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경회루 바닥을 카펫으로 깐 적이 있는데 그때 관리를 잘못해서 이렇게 됐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있나 했는데 진실을 알게 되니 좀 놀랐습니다.





경회루 관람을 마치고 경복궁을 나서기 전 벽면 보수 공사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벽돌을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전통 건축방식을 따라 보수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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