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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전자기기

부품을 분해하며 다시 보게 된 한성컴퓨터 P54M 노트북

 

 

새 노트북을 샀으니 헌 노트북은 버려야겠죠.

 

버리기 전에 부품을 이것저것 분해해보며

 

살 때는 미처 몰랐던 이 노트북에 대해 뒤늦게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메인보드를 보면

 

 

 

 

인텔의 i5-4210M CPU와 엔디비아의 지포스 840M 그래픽카드가 달렸습니다.

 

CPU 내장 그래픽 외에 별도의 그래픽카드 칩이 메인보드에 달린 덕에

 

드라이버를 2개 설치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한동안 이 노트북으로 유로트럭2를 켜며 신나게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그래픽카드는 온보드로 박혀 있지만

 

CPU인 i5-4120M은 PGA946 소켓을 사용했기에 특이하게 이 CPU를 다른 CPU로 교체할 수 있었는데요.

 

CPU 소켓에 달린 레버를 열심히 돌리면

 

 

 

 

요렇게 소켓에서 CPU가 빠져서

 

같은 소켓에 꽂을 수 있는 i7 4세대(하스웰) CPU로 교체할 수 있었습니다.

 

 

4기가 램을 2개 박아 8기가 듀얼 채널로 썼습니다.

 

 

메인보드에 박힌 다른 슬롯을 보면

 

DDR3 램을 꽂는 슬롯이 2개 박혀 있어

 

삼성전자 PC3L-12800S와 호환되는 램을 추가로 꽂아 용량을 늘릴 수 있었고

 

 

 

 

하드디스크나 SSD를 꽂는 SATA 단자 옆에 mSATA 단자가 있어

 

mSATA 규격 SSD를 꽂을 수도 있었고,

 

 

 

 

ODD 연결을 위한 SATA 단자도 있으니

 

ODD를 따로 구매해서 달거나 멀티부스트에 하드디스크나 SSD를 추가할 수도 있었습니다.

 

 

 

 

노트북 옆에 달린 외부단자도 상당히 넉넉하게 달려 있어

 

USB 단자는 3.0 단자 2개를 포함해 2.0 단자 하나, USB 2.0과 같이 쓰는 e-SATA 단자,

 

HDMI 단자는 물론 예전에는 많이 썼지만 지금은 거의 사장된 RGB 단자(D-sub)까지

 

상당히 다양한 단자가 달렸습니다.

 

SD카드를 위한 단자는 덤.

 

이제 와서 메인보드에 달린 이 수많은 단자를 보니 상당히 확장성이 좋은 노트북이었네요.

 

 

 

 

쿨링 시스템을 보면 CPU와 GPU 위를 히트 파이프가 지나가고

 

히트 파이프에서 전해진 열이 쿨러에서 나오는 바람을 통해 방열판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CPU와 GPU에서 나오는 열이야 예나 지금이나 같겠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쿨러나 방열판에 먼지가 자주 끼면서 점점 쿨러가 굉음을 내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방열판 일부가 부식된 모습도 보이네요.

 

 

 

 

메인보드 구경은 이 정도로 하고 모니터를 뜯으려고 하는데

 

모니터 경첩을 고정하는 부분이 박살난 채로 있습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2010년대 초반 한성컴퓨터 노트북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 마감 처리가 부실하다는 점이었는데

 

저도 하판 분리, 경첩 문제 때문에 AS센터를 여러 번 갔는데

 

나중에 또 저렇게 경첩이 문제가 되니 그냥 쓰라고 하더군요.

 

 

 

 

박살난 부분을 정리하고 디스플레이를 분리했습니다.

 

N156HGE-LB1이라는 TN 패널이 달려 있습니다.

 

지금이야 TN 패널을 선호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P54M에 들어맞는 다른 패널을 직구해서 교체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저는 디스플레이에 대해 올해 들어서야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기에

 

노트북을 분해하기 전까지 이 TN 패널을 그대로 썼습니다.

 

 

 

 

패널을 뜯으면 뒤에 기다란 선 두 가닥이 보이는데,

 

 

 

 

하나는 전면카메라를 메인보드에 연결하는 선이고,

 

 

 

 

다른 하나는 와이파이 안테나를 무선 랜카드에 연결하는 선입니다.

 

윈도우 대기모드로 들어갔다 대기모드를 풀면 이상하게 와이파이 연결이 전혀 되지 않는 문제로 고생을 했는데

 

이게 인텔 AC 3160 랜카드 문제였는지 안테나 문제였는지...

 

아무튼 AC 3160이 2.4GHz와 5GHz를 모두 지원하는 덕에

 

별생각 없이 5GHz가 붙은 와이파이를 잘 이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것은 배터리와 충전기.

 

가뜩이나 무거운 노트북을 더 무겁게 만든 주범이기도 합니다.

 

위의 배터리는 5년 넘게 쓰면서 신기하게도 스웰링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리튬 이온 배터리인데

 

워낙 쓴지 오래됐으니 당연히 전기 충전도 제대로 안 돼

 

충전기를 분리하면 10분도 안 돼 노트북이 꺼집니다.

 

AS센터를 들락날락하면서 배터리 교체는 안 되냐고 물어보니

 

배터리 교체 비용으로 10만 원쯤 든다면서 그냥 충전기 꽂고 쓰라고 해서

 

처음 노트북을 살 때 받은 배터리를 지금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인터넷에서 W650BAT-6 검색해서 사면 되는 것을...

 

노트북만큼이나 무거운 저 90W짜리 충전기 역시

 

USB PD 충전 케이블에 어댑터 끼워서 썼으면 더 편하게 쓸 수 있었는데

 

노트북을 박살내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이런 생각이 나네요.

 

 

오랜 기간 P54M을 써왔는데

 

그동안 고려하지 않았던 것들, 몰랐던 것들이 노트북을 분해하고 나서야 보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아도 오래 쓸 수 있는 준수한 노트북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오랫동안 이 노트북을 쓰면서 마감 문제, 키보드 버튼 문제 등으로

 

한성컴퓨터 AS센터를 여러 번 들락날락했는데

 

고객 서비스는 위에 적은 몇몇 사례가 있긴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악평에 비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었고

 

수리 비용도 공임비와 부품비를 고려해보면 무난했습니다.

 

60만 원대의 비용을 지불해서 산 노트북인데

 

사길 잘했다는 생각과 좀 더 노트북에 대해 잘 알았더라면 조금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아직 다른 컴퓨터에 꽂아 쓸 수 있는 램이나 mSATA SSD는 따로 보관하고

 

나머지 부품은 잘 정리해서 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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