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튿날 아침, 일본 여행에서 빼먹으면 섭섭한 마츠야에 왔더니
기간 한정 메뉴인 후지산 두부 마파 규동이 부활했길래
후지산 두부 본격 마파 콤보 규동(富士山豆腐の本格麻婆コンボ牛めし)을 주문해서 먹고
오다큐 신주쿠역으로 갑니다.
오다큐 전철은 하코네, 에노시마, 고텐바(후지산) 등 여러 관광지를 잇는 특급 로망스카를 운행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에는 로망스카를 탈 일이 없지만
오후에 로망스카와 관련된 곳을 방문할 예정이라
잠시 시간을 내 로망스카 사진을 이것저것 찍어봅니다.
2층 기관실로 올라가는 계단을 구경하는 것은 덤.
로망스카 구경을 마치고 오다와라행 급행열차를 타고 요요기우에하라역에 내렸더니
지하철 치요다선을 타고 직장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승강장이 가득 찼네요.
어찌어찌해서 열차에 타는 데에는 성공해
메이지진구마에(하라주쿠)역에 내려 메이지 신궁으로 갑니다.
이른 아침에 문을 연 관광지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
도쿄 도심에 있는 관광지 중에서는 메이지 신궁이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열어서 여기를 첫 여행지로 잡았거든요.
여담으로 메이지진구마에역은 메이지 신궁보다 하라주쿠가 더 가깝고
JR 하라주쿠역은 하라주쿠보다 메이지 신궁이 더 가까우니 이래저래 기묘한 동네입니다.
한국어로도 적힌 경내 금지 사항을 읽고
안내도를 확인한 뒤 안으로 들어가니
이른 아침부터 산책 또는 참배를 온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보이네요.
전국에서 모인 사케와
부르고뉴에서 기증받은 와인통을 지나
꽤나 긴 참배로를 걸어 본궁에 도착했습니다.
메이지 신궁은 일본의 근대화 시기에 재위했던 메이지 천황과 쇼켄 황태후 부부를 신으로 모시는 신사인데
메이지 천황 스스로는 서양 문물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지만
어쨌거나 그의 치세에 토쿠가와 이에야스부터 이어진 에도 막부가 무너졌고
서양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근대화 '메이지 유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기에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고
그런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렇게 넓은 땅에 메이지 천황을 기리는 신사가 지어졌습니다.
그의 치세에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으니 민감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런 실권이 없는 입헌군주제하에서의 군주가 조선을 잡아먹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니
야스쿠니 신사와는 다른 의미로 일본 우익의 성지가 된 신사를 방문한다기보다는
그저 도쿄 도심에 놓인 큰 공원을 산책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걷다
지하철 역으로 돌아갑니다.
ps. 예전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를 쉽게 접하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키하바라에서 한참 떨어진 이곳에서 러브라이브 슈퍼스타 굿즈를 팔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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