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여행(상세)/2023.06.29 오키나와

9. 기암괴석으로 가득한 다이세키린잔

 

 

다이세키린잔(大石林山)을 한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으면 대석림산인데

 

 

 

 

이름대로 커다란 산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가득한 곳입니다.

 

 

 

 

고작 돌덩이 보자고 1,200엔을 내야 하나 싶은 비뚤어진 생각이 들지만서도

 

 

 

 

입장권에 담긴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여기 있는 바위들이 좀 특이하게 생겼으니

 

지갑을 열고 돈을 냅니다.

 

 

 

 

매표소에서 관람 코스까지는 제법 거리가 있어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요.

 

 

 

 

지도만 봐도 거리가 만만하지 않아 보였는데

 

 

 

 

차를 타고도 한참을 이동하는 걸 보면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간다면 햇빛에 타 죽었을 것 같네요.

 

 

 

 

아무튼 버스를 타고 코스 입구에 도착했는데

 

 

 

 

저 멀리 푸른 나뭇잎을 뚫고 위로 드러난 기암괴석을 보니 아까까지 투덜대던 마음이 사라집니다.

 

 

 

 

다이세키린잔을 둘러보는 코스가 여럿 있는데

 

 

 

 

매표소에서 받은 한국어 안내 지도를 보니

 

파란색 배리어 프리 코스를 걷다 빨간색 츄라우미 전망대 코스로 빠지면 될 것 같네요.

 

 

 

 

코스 입구까지만 해도 햇빛이 강하게 내리쫴는데

 

 

 

 

코스 안쪽으로 들어가면 길 좌우를 둘러싼 나무 덕에 그늘이 많아 좀 살 것 같습니다.

 

 

 

 

다이세키린잔에 있는 바위들은 하나같이 생긴 것이 비범한데

 

 

 

 

석회암이 오랜 세월 동안 빗물이나 지하수에 녹아 이렇게 특이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지리 교과를 배우셨던 분들이라면 들어봤을 카르스트 지형이라고도 하지요.

 

 

 

 

특이한 모양의 바위가 있는 곳이면 어거지로 이름을 붙여 팻말을 꽃아 두곤 하는데

 

다이세키린잔 역시 여러 바위에 이름을 붙여놓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지간하면 납득이 갈만한 모습이긴 하네요.

 

사진에 담긴 용신암(龍神岩)처럼.

 

 

 

 

뜬금없이 오컬트적인 의미를 붙인 파워스폿을 지나면

 

 

 

 

수호신 고양이(守り猫)라는 이름이 붙은 바위가 있다고 하는데

 

 

 

 

얼핏 보면 뭐가 있다는 건지 잘 안 보이거든요.

 

 

 

 

줌을 최대한 당겨보니

 

 

 

 

고양이 같긴 한데 좀 애매하게 닮아서 괜히 진 느낌이 듭니다.

 

 

 

 

츄라우미 전망대 코스를 걷고 있으니 바다 경치도 감상해야겠죠.

 

 

 

 

푸른 숲 너머로 보이는 파란 바다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 땅에 얽힌 미군과 오키나와의 이야기를 보면 마냥 감상에 젖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사람 골반을 닮았다고 해서 골반바위(骨盤石)라는 이름이 붙은 바위를 지나

 

 

 

 

조금씩 좁아지는 길을 걸으면

 

 

 

 

환생 바위(生まれ変わりの石)가 나오는데

 

 

 

 

이름보다도 저 부분만 색과 모양이 달라 괜히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츄라우미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고 나서 자세히 보니 아까 버스를 탄 빨간 지붕의 매표소 건물이 보이고

 

 

 

 

그 옆으로는 오키나와 최북단 헤도곶(辺戸岬)이 보이고

 

바다 너머로 희미하게 요론섬(与論島)도 보이네요.

 

 

 

 

전망대에서 내려와 이제 내리막길을 걸으면

 

 

 

 

오키나와 북부 일대를 부르는 지명인 얀바루에 대한 소개와 함께

 

2021년 7월 26일 '아마미오시마, 토쿠노시마, 오키나와섬 북부와 이리오모테'의 일부로

 

얀바루 국립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사실을 알려줍니다.

 

 

 

 

다이세키린잔에서 볼 수 있는 풍경만 보면 세계자연유산에 올라갈법한 모습이지만

 

지표면과는 달리 이미 심각하게 오염된 지하를 고려해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미국이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하고 오키나와를 차지하면서 오키나와 곳곳에 미군 기지를 설치했고

 

얀바루 일대에는 정글 전투 훈련장이 있는 캠프 곤살베스를 지었습니다.

 

미군 부대가 있던 곳이니 당연히 땅에 폐유, 방사능 물질을 비롯한 오염물을 잔뜩 묻었고

 

미군 부지를 일본에 반환한 지금도 오염물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죠.

 

 

 

 

지하수조차 마실 수 없는 땅 위에 국립공원과 세계자연유산이 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네요.

 

 

 

 

짧은 등산을 마치고 다시 배리어 프리 코스로 돌아와

 

 

 

 

그림만 보면 정말 외계인(岩の中の宇宙人)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바위 구멍 사이에 박힌 돌을 보면

 

 

 

 

수호신 고양이처럼 애매하게 외계인을 닮은 바위를 보고

 

 

 

 

외계인보다는 훨씬 이름값을 하는 라이온킹(ライオンキング)도 보고

 

 

 

 

다이세키린잔 관람 코스에서 빠져나와

 

 

 

 

매점으로 들어갑니다.

 

 

 

 

뭔가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는데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또다시 한참을 이동해

 

 

 

 

매표소 건물에 도착.

 

 

 

 

매표소 옆에 있는 전시실로 들어가서

 

 

 

 

한국어로도 적어둔 전시 안내문을 읽고

 

 

 

 

오키나와에서 일어난 지질활동과

 

 

 

 

지질활동의 결과를 보여주는 다양한 암석,

 

 

 

 

다이세키린잔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오키나와 열도의 지질구조,

 

 

 

 

그리고 지질활동으로 만들어진 돌을

 

 

 

 

다양한 생활도구로 사용한 옛 오키나와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전시실에서 나왔는데요.

 

 

 

 

다음에 어딜 가야 하나 고민하다

 

 

 

 

아까 전망대에서 본 헤도곶이 생각나서

 

내비게이션에 헤도곶을 찍고 다시 운전대를 잡고 갑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kakaoTalk facebook twitter 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