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2월.
또 집을 나서 일본으로 갑니다.
공항에 있는 유명한 급식소로 이동해
다양한 음식들을 접시에 담아
푸짐한 아침 식사를 하려다가도
이따가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을 먹어야 하는 것이 뒤늦게 생각나
접시는 간단하게(?) 2접시로 끝.
모처럼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가니 캐리어를 잔뜩 들고 가야 뭔가 가성비가 맞을 것 같은데
제 짐은 예나 지금이나 백팩 하나뿐이라
수하물 무료랍시고 비싼 돈 받는 비행기 요금제가 정말 아깝네요.
인천을 출발한 비행기가 한반도를 벗어날 즈음
기내식으로 나온 소고기 스튜를 받아 먹습니다.
감자가 있으니 밥이 없어야 탄수화물 섭취량이 맞겠지만
괜히 밥이 없어서 아쉬워하며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
일본을 참 자주 왔다갔다한 저에게도
홋카이도는 큰 마음을 먹어야 갈 수 있는 곳이라서
홋카이도 방문은 이번이 3번째이고
그나마도 1번째 방문은 삿포로 당일치기, 2번째 방문은 하코다테 당일치기였기에
이번 홋카이도 여행은 정말 뽕을 뽑을 각오로 길게 여행합니다.
제 여권을 받아본 입국심사관이
여권에 붙은 수많은 일본 상륙허가 스티커를 보고 혀를 내두르는 해프닝을 겪으며 밖으로 나와
JR 역으로 이동.
입국 첫날은 삿포로 시내에서만 간단하게 돌아다닐 예정이라
홋카이도 레일 패스를 공항에서 교환할지 삿포로역에서 교환할지 못 정하고 입국했거든요.
신치토세공항역 매표소에 있는 기다란 줄을 보고 패스 교환은 바로 포기하고
대신 쾌속 에어포트 U seat 지정석을 예매한 뒤
삿포로역까지 편하게 이동합니다.
열차가 지상으로 올라와서 바깥 풍경을 보니
여길 봐도 눈이고
저길 봐도 눈인 가운데
저 멀리 닛폰햄 파이터스의 홈구장인 에스콘 필드가 있는
F빌리지가 보이네요.
친절하게 한국어와 중국어로 사기(?) 치는 안내문을 보고 비웃으며
삿포로역에 하차.
삿포로역 매표소(미도리노마도구치)가 아닌 JR 인포메이션 데스크로 들어가
한국에서 사둔 교환권을 보여주고
다음날부터 쓸 홋카이도 레일 패스와
추첨이라지만 아무리 봐도 모두에게 다 주는 듯한 QUO Pay 설문조사 캠페인 안내 카드를 받고
일본 오기 전에 그렇게 처먹었는데도 배가 고파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삿포로 시내 중심지는 삿포로역에서 약간 떨어져 있으니
지하철 난보쿠선 열차를 타고
스스키노역에 내리고
조금 걸어
삿포로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인 스프카레를 파는 스아게 플러스로 갑니다.
스아게 자체는 한국에도 지점이 있어서 굳이 일본까지 와서 맛볼 필요는 없지만
익숙한 맛이 좋기도 하고 일본에만 있는 메뉴가 있지 않을까 싶어 와 봤거든요.
홀이 꽉 차 계단에서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고르라고 메뉴판을 받았는데
받자마자 맨 앞에 라씨가 있어 역시 일본 지점은 다르구나 하고 감탄합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카레 종류를 먼저 고른 뒤
매운 강도나 밥 양 등을 고르는 것은 동일한데
2월 한정 메뉴로 규탕을 넣은 카레를 팔고 있네요.
규탕을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 한정 메뉴라니 괜히 눈이 돌아가서
이걸 주문해 보기로 합니다.
외국인을 응대할 준비는 잘 돼있는 것 같지만 정작 신용카드를 받지 않아 아쉬워하며
직원의 안내를 받아 카운터석에 앉으니
바로 진하고 걸쭉한 라씨가 나오고
곧이어 규탕 스미야키 샤부 카레가 나오네요.
한국에서 먹는 카레라이스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카레지만
국밥을 먹는 것과 느낌이 비슷해서
스프카레를 몇 번 먹어보지도 않았지만 참 좋아하는 일식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고명으로 정말 좋아하는 소 혀가 들어갔으니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죠.
다만 뒤돌아보며 생각해 보면 야채를 좀 더 추가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드네요.
어쨌거나 너무나도 맛있게 먹고 그릇을 싹 비운 뒤
식당을 떠나 이제 여행을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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