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조식을 주는 토요코인에서 잤건만 밥을 먹지도 못하고
키타미를 떠납니다.
평창 올림픽 때 팀 킴의 라이벌로 화제가 됐던 일본 컬링 국가대표가 훈련하던 컬링의 도시인만큼
겨울에 돌아보고 싶은 곳이 많지만 이번에는 일정 관계상 패스.
키타미역 매표소에 들러 입장권을 산 뒤
첫차를 타고 아바시리역으로.
인구가 적은 홋카이도인 데다 첫차다 보니 당연히 1칸짜리 기차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타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키타미로 돌아올 때 사람들이 많이 타서 그런 건지
2량짜리 열차로 운행하네요.
열차 안으로 들어가 창밖을 보니
화물 하적 작업이 한창인 화물터미널이 보입니다.
홋카이도에서 자란 농산물 운반은 물론
수은폐기물 처리까지도 담당하는 의외로 중요한 터미널이라
돈 없다고 JR 홋카이도가 별의별 노선에 대해 칼질을 하고 있지만
적어도 키타미까지는 어떻게든 철도를 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키타미역을 출발해
분명 지도상으로는 바로 앞이 아바시리호지만
눈밖에 보이지 않는 풍경을 보다
이날의 여행지 아바시리역에 도착했습니다.
겨울만 되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아바시리를 찾는데
대다수 관광객은 유빙을 보기 위해 아바시리를 찾습니다.
매년 2월부터 3월 사이에 오호츠크해에서 만들어진 빙하가 해류를 타고 아바시리까지 떠내려오는데
이 유빙을 쇄빙선 오로라호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에서 관람하는 투어가 아주 유명합니다.
이외에도 일본이 홋카이도를 영토로 만든 뒤 개척하던 시기 만들었던 아바시리 감옥도 유명한 관광지인데
일단 두 코스 모두 돌아볼 예정입니다.
아바시리역 밖으로 나와
잠시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챙긴 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제가 탈 버스는 쇄빙선을 타는 미치노에키(국도 휴게소)로 가는 시내버스가 아닌
여행사에서 대절한 관광버스입니다.
일에 치여 살다 오로라호 홈페이지 예약을 놓치는 바람에 부랴부랴 다른 방법을 찾아
오로라호와 아바시리 감옥을 비롯해 아바시리 일대를 하루동안 여행하는 패키지 상품을 예약한 것이죠.
버스 앞에 달린 버스 이름을 다시 확인하고
버스 안으로 들어가 적당한 자리에 앉고
돈을 내고 패키지 관광객을 나타내는 스티커를 받았는데...
아... 망했네요.
눈이 세차게 내릴 정도로 추워서 유빙을 못 보는 일은 없겠거니 했는데
강풍이 너무 심해서 쇄빙선이 바다로 나가지를 못합니다.
아바시리 쇄빙선뿐만 아니라 몬베츠에서 출발하는 쇄빙선도 강풍 때문에 결항됐네요.
유빙을 보기 위해 이번에 큰맘먹고 홋카이도에 왔는데...
유빙선을 타지 못할 경우 미치노에키 기념품점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2장을 줘서
금액적으로는 어떻게든 손해를 보지 않게 하고 있지만
이래저래 속이 쓰린 채로 미치노에키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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