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잠은 잤지만 전혀 피로가 풀리지 않은 채로
왓카나이에 도착했습니다.
영하 0.5도로 생각보다는 기온이 낮지 않지만
그래도 길거리에 그냥 있기엔 추운 날씨인데
다행히 왓카나이역 대합실은 24시간 문을 열고 있네요.
왓카나이역 바로 옆에 있는 세이코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사고
왓카나이역 안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이른 아침을 먹고 시간을 때우다 보니
매표소도 문을 열었습니다.
왓카나이로 오는 교통편이 모조리 교통카드를 못 쓰는데
누가 왓카나이에서 교통카드를 쓸까 싶긴 한데
아무튼 교통카드를 못 쓴다는 안내문을 찍고
일본 최북단 역을 나타내는 상징물도 찍고
버스터미널 매표소로 들어갑니다.
벽에 붙은 버스 노선도를 보니 그럭저럭 방대한 노선을 자랑하는데
저를 비롯해서 대다수 여행자들이 탈 버스는
보라색 텐포쿠소야미사키선(天北宗谷岬線)뿐일 것 같네요.
왓카나이에서 하마톤베츠를 잇는 시내버스인데
중간에 일본 최북단 소야곶(소야미사키)을 들러서
외지인 수요가 은근히 있는 버스입니다.
왓카나이역에서 소야미사키까지 운임은 1,420엔이니
단순히 왕복만 할 때에는 왓카나이 노선버스 1일 승차권을 사면 손해지만
대신 소야미사키까지의 왕복 승차권을 2,560엔에 팔고 있으니
왕복 승차권을 사면 운임 할인도 받고 기념품으로 종이쪼가리도 챙길 수 있습니다.
왕복 승차권을 사고 시계를 보니
버스 출발까지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잠시 바깥을 돌아보도록 하죠.
왓카나이역을 출발해 북쪽으로 올라가니
바로 비즈니스 호텔인 서필 호텔 왓카나이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전일본공수 계열 호텔이었는데 어느새 브랜드가 바뀌었네요.
여기서 숙박을 고려하기도 했는데 어쩌다 보니...
여기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왓카나이의 명물 북 방파제 돔이 나옵니다.
왓카나이항의 부대시설로
오래전 남사할린이 일본령 카라후토이던 시절 열차를 타고 왓카나이역에 내린 승객들이
카라후토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2차세계대전에서 일제가 패망하면서 남사할린이 소련 영토로 돌아갔고
왓카나이항 페리 터미널도 위치를 옮겨
이제는 별다른 쓰임새 없이 문화재로 보존하고 있네요.
방파제 옆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이쪽 길을 걸어가 볼까 했는데
음... 눈도 내리는데 그냥 평범한 길로 걸어가죠.
다음 목적지는 왓카나이 공원인데
가는 길에 신사가 보여 잠시 들렀다 갑니다.
호쿠몬신사(北門神社)라는 곳인데
규모는 작지만 의외로 주신이 일본 신화의 주신인 아마테라스(天照皇大神)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럴듯한 문구도 보이네요.
일본 최북단 도시 왓카나이에 있는 신사답게
고슈인을 받을 수 있는 최북단 신사라는 특징도 있는데
고슈인쵸를 안 들고 오기도 했고
고슈인을 받으려면 적어도 9시 이후에 와야 하니
고슈인은 포기하고 신사를 떠납니다.
호쿠몬신사 근처에는
일본에서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가톨릭 성당이 있는데
성당 바로 옆에 젠토쿠지(禅徳寺)라는 절이 있어
저에게는 참 골 때리게 느껴지네요.
아무튼 조금 더 걸어
왓카나이 공원에 도착했는데...
개관시간이 9시인 것은 둘째치고
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그러니 왓카나이 시내 구경은 갑자기 끝.
눈을 맞으면서
왓카나이역에 도착했는데
왓카나이에서 아침도 먹고 버스표도 사고 시내 구경도 했는데
놀랍게도 버스 시간까지 아직도 2시간이나 남았습니다.
시간을 어디서 보내야 하나 하고 역 안을 둘러보니
마침 카페가 문을 열었네요.
커피를 마시면서
전날 찍은 사진들을 NAS에 백업하고
블로그 글을 이것저것 다듬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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