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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통/교통 패스 - 츄고쿠, 시코쿠

올 시코쿠 레일 패스

 



이상할 정도로 한국 항공사들이 시코쿠 직항편에 공을 들이면서

타카마츠나 마츠야마로 입출국하면서 인근 도시를 짧게 둘러보는 코스가 대세가 됐고

이동 거리가 짧은 편이니 교통패스가 딱히 필요 없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런 변화도 있고 틈만 나면 가격을 올리는 통에 올 시코쿠 레일 패스를 쓰는 것이 상당히 메리트가 없어졌지만

시코쿠에 들어온 김에 4개 현을 모두 둘러보겠다는 저 같은 특이한 취향이 있는 여행자라면

아직은 올 시코쿠 레일 패스를 쓰는 것이 괜찮습니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패스로는 시코쿠에 있는 모든 철도 노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노선도에서 2번부터 6번까지가 JR 시코쿠가 아닌 사철이 운영하는 노선인데

회사가 다르다고 안 태워주는 다른 JR 계열 패스와는 다르게

JR 시코쿠에서 판매하는 올 시코쿠 레일 패스는 쿨하게 모든 노선을 다 태워줍니다.

가격이 조금 단점인데

해외 판매 기준 3일권 12,000엔, 4일권 15,000엔, 5일권 17,000엔, 7일권 20,000엔이고

일본 내 구매 시 가격이 500엔 더 올라갑니다.


JR 시코쿠 투어 타카마츠 지점. 타카마츠역과 연결된 ORNE 3층에 있습니다.



패스 교환 장소는 JR 시코쿠의 주요 역과 JR 시코쿠 투어  주요 지점인데

어지간하면 JR 시코쿠 투어에서 교환하는 것이 훨씬 여유롭습니다.

특이하게 시코쿠 밖에서 교환할 수도 있는데

오사카에서는 JR 시코쿠 투어 우메다 지점에서,

오카야마에서는 일본여행 TiS 오카야마 지점에서 교환이 가능하니

칸사이 와이드 패스와 조합해서 여행할 수 있습니다.


마츠야마에서 오카야마를 잇는 특급 시오카제



시코쿠의 철도 환경은 도쿄 수도권이나 오사카 칸사이권과는 조금 다른데요.

일본 철도 하면 떠오르는 신칸센이 단 한 노선도 없습니다.

가장 높은 등급이 특급열차이고

올 시코쿠 레일 패스를 써서 탈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 열차도 특급열차입니다.

워낙 인구가 적은 지역이라서 그런지 홋카이도처럼 시코쿠도 특급열차 위주로 열차를 운행해서

패스 이용자도 특급열차를 주로 타게 될 겁니다.


특급 시만토 지정석과 자유석. 사진에 보이는 파란색 16개 좌석이 이 열차의 지정석 전부입니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 이용자는 특급열차의 ‘자유석’을 이용할 수 있고

지정석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정석 회수권을 사야 합니다.

회수권은 4회분에 1,200엔인데

시코쿠 일대 특급열차 지정석이 좀 골 때리거든요.

다른 지역 특급열차처럼 1개 칸 전체를 지정석으로 정한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위의 사진처럼 1개 칸에 일부 좌석만 시트 커버를 다르게 만들고

여기가 지정석이니 여기 앉으세요 하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유석 자리가 만석이라 서서 가는 경우는 출퇴근 시간대 일부 열차가 아닌 이상 없다고 봐도 되니

나는 특급열차 이름이 적힌 종이쪼가리를 꼭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지정석 회수권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게다가 지정석을 예약하려면 유인 창구로 가야 하는데

적자에 시달리는 JR 시코쿠는 유인 창구를 대폭 줄여서

전체 역 중 80%가 무인역이니 지정석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토쿠시마선을 달리는 아이요시노가와 토롯코 열차



일반적인 여객 수요만으로는 돈을 벌기 쉽지 않으니 관광열차도 자주 다닙니다.

일본 최초로 운행을 시작한 토롯코 열차 등 여러 관광 열차가 있는데요.

전석 지정석 열차는 별도의 요금이 들지만 열차 운임은 패스로 해결이 돼서 큰 부담은 아니니

여행 중 시간이 맞는다면 한번 타보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아와카이난역을 출발하는 무기선 보통열차



시코쿠에도 특급열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재래선이 있으니

이런 구간에서는 보통열차를 타야겠죠.

이중 특이한 구간이 무기선인데

여기는 보통열차도 자주 다니지 않아

아난역에서 아와카이난 사이 구간에서는

기차표를 가지고 있는 승객은 오사카에서 무로토를 잇는 고속버스도 탈 수 있는 특례가 있습니다.

청춘 18 티켓 같은 기획승차권(교통패스)으로도 승차가 가능하니 올 시코쿠 레일 패스도 승차가 가능할 것 같네요.


코토텐코토히라역에서 대기 중인 코토덴 열차



앞서 언급했듯이 올 시코쿠 레일 패스로는 시코쿠에 있는 모든 철도 노선을 탈 수 있습니다.

타카마츠시 카와라마치역을 중심으로 야시마, 타카마츠성터, 붓쇼잔 온천, 코토히라궁 등의 관광지를 잇는 코토덴,

마츠야마시 마츠야마시역을 중심으로 시내 노면전차와 교외선 철도를 운행하는 이요테츠,

코치시 시내를 십자가 모양으로 잇는 노면전차 코토덴,

관광객에게 존재감은 적지만 JR 시코쿠와 직통하는 특급열차도 운행하는 토사 쿠로시오 철도 등

여러 회사 열차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습니다.

다만 이요테츠에서 주말에 운행하는 봇쨩열차는 이 패스로는 커버가 안 되니 주의하세요.




좀 많이 괴상한 철도 노선도 있는데

아사 해안철도라는 정말 영세한 회사에서는 어떻게든 이용객을 끌어모으고자

일본 최초로 Dual Mode Vehicle(DMV), 즉 철도와 도로 모두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을 도입했습니다.

이걸 탈 사람은 중증의 철덕 말고 있을까 싶긴 한데

하여간 아사 해안철도의 경우 선로 구간인 아와카이난 - 칸노우라와

도로 구간인 칸노우라 - 미치노에키시시쿠이온센은

올 시코쿠 레일 패스로 탈 수 있습니다.

주말에만 연장해 운행하는 무로토 구간은 패스 범위에서 제외.

 

JR 시코쿠의 자회사 JR시코쿠버스. 기본적으로는 올 시코쿠 레일 패스로 이용 못 합니다.



이외에 타카마츠항에서 쇼도시마를 잇는 항로 중

쇼도시마 페리에서 운항하는 타카마츠 - 토노쇼 항로(고속선 제외)와

쇼도시마 섬 내를 운행하는 쇼도시마 올리브 버스가 패스 이용범위에 포함돼 있고

패스만으로 타지는 못하지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교통수단도 있습니다.

JR 시코쿠 버스에서 운행하는 난고쿠 익스프레스호(なんごくエクスプレス号, 마츠야마 - 코치)는

패스 소지자라면 1,000엔 할인된 3,000엔에 탈 수 있고

와카야마항에서 토쿠시마항을 잇는 난카이 페리는

패스 소지자라면 30% 할인된 1,750엔에 탈 수 있습니다.

이요테츠 마츠야마시역(타카시마야 백화점)에 있는 대관람차는 패스 소지자라면 300엔 할인된 500엔에 탈 수 있고요.

이렇게만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난카이 페리는 결국 오사카까지 가려면 난카이 열차(970엔)를 타야 하니

차라리 난카이 전철에서 파는 토쿠시마 스킷푸(とくしま好きっぷ, 토쿠시마 - 오사카 난바 편도 2,500엔)를 사는 것이 더 이득이고

마츠야마 대관람차는 외국인 여권만 보여줘도 500엔에 탈 수 있습니다.

그나마 쓸만한 것은 기차로 이동하려면 한참 걸리는 구간을 한방에 이어주는 난고쿠 익스프레스뿐인데

처음 패스가 나왔을 때에는 할인 금액이 3,000엔이나 됐거든요.

이 시절에 비하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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