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역이나 오사카역에 비하면 노선 자체는 적지만
일본 츄부(중부) 지방의 중심지 나고야의 대표역인 만큼 나고야역도 여러 열차가 분주하게 다니는데
이번 여행은 일본 츄부 지방 중 북쪽 위주로 여행을 하려고 해서
우선 나고야역에서 나가노역을 잇는 특급 시나노를 탑니다.
나가노 방면 선두차(그린샤)가 파노라마 차창인 것으로 유명한데
이건 조금 이따가 언급해 보도록 하죠.
창밖으로는 계속 비가 내려
경치를 구경할 맛이 나지 않는데
나카츠가와역을 지날 즈음부터는
비구름이 많은 정도가 아니라
물안개가 산을 뒤덮고 있습니다.
그만큼 높은 산악지대로 올라가고 있다는 얘기겠죠.
일본 산을 가득 뒤덮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공포의 존재인 삼나무를 비롯해서
이런저런 기암괴석도 보고
상당히 띄엄띄엄 보면서
올해는 정말 날씨가 안 도와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2시간여를 달려
JR 토카이와 JR 동일본의 경계역 시오지리역에 도착했습니다.
시오지리역을 기준으로 동쪽은 JR 동일본, 서쪽은 JR 토카이로 나뉘는 특징 외에도
역 승강장에서 지역 특산물인 포도를 재배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아쉽게도 포도 구경은 다음 기회에.
저는 지금 알펜 타카야마 마츠모토 에어리어 투어리스트 패스를 쓰고 이동하고 있는데
나고야역에서 마츠모토역까지만 투어리스트 패스를 쓸 수 있고
특급 시나노 운행 구간 중 마츠모토역 이북 구간은 패스를 쓸 수 없어 따로 승차권을 사야 합니다.
어차피 돈을 내는 김에 돈 좀 더 내서 파노라마 차창을 보고자 그린샤로 예매했는데요.
마츠모토역에 도착할 즈음 짐을 챙기고 그린샤 맨 앞으로 이동했는데
그린샤면서도 좌석 배열이 보통차와 똑같은 2+2 배열인 것도 아쉽지만
날씨가 참 개판이라서
파노라마 차창을 보겠다고 맨 앞자리를 예약한 보람이 하나도 없네요.
그나마 비가 조금씩 잦아들어
나가노에 도착하면 여행에 문제가 없을 것 같은 건 다행입니다.
점점 더 깊은 산길을 달리면서
급경사와 급커브가 이어지는 철길을
빠르게 통과하는 틸팅 열차의 위엄을 느끼면서
오래된 틸팅 열차라서 영 좋지 않은 승차감도 느낍니다.
마츠모토역을 출발해서 시노노이역에 도착하기 전에
조금 특이한 역이 있는데요.
사진에서 왼쪽 선로를 따라 쭉 가면
오바스테역이라는 역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오지리역으로 가는 선로는 오바스테역 바로 옆 내리막길이거든요.
선로가 급경사라 오바스테역을 다른 곳에 지을 수밖에 없어서
보통열차는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스위치백으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 오바스테역에 정차하고
시나노 같은 특급열차는 쿨하게 통과합니다.
오바스테(姨捨)라는 역명 자체도 한자를 해석하면 노인을 버린다는 뜻이라서 골 때리는 역인데
언젠가는 가볼 일이 있겠죠.
시노노이역을 거쳐 북쪽으로 더 올라가다 보니
오른쪽에 호쿠리쿠 신칸센 교각이 보입니다.
나가노역에 다 왔다는 얘기네요.
파노라마 경치는 전혀 즐기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짧은 나가노 관광을 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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