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호수공원에서 걸어서 정발산역에 왔습니다.
정발산역 옆에는 고양시에서 운영하는 문화시설이 모인 고양아람누리가 있는데요.
아람미술관 개관 시간보다 조금 일찍 와서 아람누리도서관에서 잠시 시간을 때우다 왔습니다.
이날 열린 전시는 'Happy Play - 신기한 놀이터'입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시라 특이하게 어른보다 어린이 관람료가 더 비싸죠.
매표소에서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시인데 괜찮겠냐고 물어보던데,
이런 전시를 보는 것도 경험인 셈 치고 표를 샀습니다.
아이들이 뛰놀기 좋게 전시실 내부로 들어갈 때에는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신고 들어갑니다.
덕분에 바닥이 깨끗합니다.
전시실에 놓인 작품은 전시 주제에 맞게 놀이에 맞춰 있는데,
바닥과 벽을 넘나드는 보드게임판이라던가,
'방방'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트램펄린,
판타지 영화에 나올법한 돌계단 모습을 한 미끄럼틀 등이 있습니다.
'전시전'이니만큼 회색빛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느껴보자는 작가의 의도를 담은 예술품도 있긴 한데
다른 전시물이 아이들이 놀라고 만든 전시물이라 어째 이 작품이 더 이질적이네요.
이 전시물은 '거인 피자'인데, 커다란 도우 위에 각종 토핑을 얹어 나만의 피자를 만들어보는 곳입니다.
이런저런 토핑이 있는데, 이 새우 쿠션이 눈에 띄네요,
물고기는 한국에서는 피자 토핑으로 잘 안쓸텐데요.
앤초비를 표현하려고 한건지...
그 옆에 있는 노란색 쿠션은 아마도 옥수수겠죠.
피자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한쪽 벽에 피자를 위에서 바라본 영상이 시게와 함께 뜹니다.
아이들이 자기가 만든 피자가 어떤 모양이 되는지 직접 볼 수 있죠.
거대 피자를 지나 검은 천막으로 가려진 방으로 들어가니 새하얀 바닥 주변에 다양한 모양과 색을 한 블록이 있는데,
이 블록을 하얀 바닥에 가져다 놓으면 블록 주변에 다양한 도형이 생깁니다.
도형 색은 블록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색인데,
안내문에 적힌 작가의 의도를 보니 같은 색이라도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이걸 보는 아이뿐만 아니라 도형을 만들어내는 컴퓨터도 인식하게 된다네요.
다른 방에는 그림자를 활용한 놀이터가 꾸며져 있습니다.
그 외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곳곳에 놓여 있고,
아이들이 직접 만든건지 이것저것 붙이고 접은 종이도 있고,
젠가나 윳놀이같은 보드게임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놀이터가 된 미술관입니다.
전시실 입구에 놓인 전시전 개요에는 어린이 놀이헌장이 적혀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이를 보기 힘든 시대라 이곳이 미술관이라는 것을 잊고 놀아보자는 문구도 적혀 있었죠.
덩치 큰 어른이라 뛰놀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잘 놀다 갑니다.
311. 정발산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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