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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1~4호선

134. 남영역 - 남영동 대공분실(이제는 민주인권기념관)



6월이 지나기 전인 6월 25일 남영역에 왔습니다.





남영역 옆에는 과거 독재정권이 민주화 운동을 하던 사람을 취조, 고문하던 것으로 악명높은 대공분실이 있습니다.


행정구역으로 따지면 갈월동에 있지만 남영역 옆에 있어 남영동 대공분실이라 불리는게 일반적이죠.





개찰구를 지나





경찰청 인권센터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걸어갑니다.





과거 경찰이 했던 인권 탄압에 대해 반성하는 차원에선지 대공분실로 쓰던 건물에는 경찰청 인권센터가 들어섰습니다.





안으로 들어갈 때는 안내실에서 방문증을 받고 들어가야 하는데요.





예전에는 신분증을 맡기고 들어갔다는데 지금은 신분증이 없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방문증을 받은 뒤 대공분실 건물을 바라봅니다.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인 이 대공분실은 곳곳에 고문을 위한 장치가 있는데


건물 외부에서 보니 고문실이 있는 5층은 창문이 매우 좁고 깁니다.


고문받던 사람이 창문을 깨고 자살하지 못하게 막는 한편


고문방에 빛이 조금만 들어오게 해 공포감을 유발하기 위해


창문을 저렇게 만든 것 같네요.





1976년부터 1987년까지의 어두운 역사와 민주화 이후의 변화에 대해 읽어본 뒤





고문실로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고,


나선형 철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도 있는데 계단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계단은 1층에서 5층까지 바로 연결돼 있는데, 빙빙 돌면서 올라가니 방향 감각과 고도 감각이 무뎌집니다.





고문실에 도착했습니다.


철문이 달린 방이 늘어서 있는데


마주보는 방과 문이 서로 엇갈려 있어 방에서 볼 수 있는건 좁은 창문 아니면 벽뿐입니다.





조사실 조명 스위치는 방 안이 아닌 복도에 놓여 있고





문에 달린 외시경은 안에서 밖을 보는게 아니라 밖에서 안을 보게 거꾸로 달려 있습니다.





조사실 벽에는 흡음판이 잔뜩 달려 있어 고문 소리와 비영 소리가 밖으로 새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그야말로 고문에 최적화된 설계죠,





6월 민주항쟁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진 고문실은


추모의 공간으로 바꿔 옛 모습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그 책상도 있고





물고문에 쓰인 욕조와 샤워기도 있네요.





5층 관람을 마치고 계단을 따라 4층으로 내려가는데





계단 벽에 인권과 관련된 여러 말이 적혀 있습니다.





4층에는 박종철 기념전시실이 있는데요.





12.12 사태로 집권한 신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이것을 억압하는 5공,





박종철의 사망으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





직선개헌 호헌철폐를 위한 6월민주항쟁,





6.29 선언으로 막을 내린 5공과 9차 개헌으로 시작한 6공에 대해서


신문기사와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시실 가운데에는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사람들의 편지 등이 놓여 있는데요.





이들과 국민들의 노력 끝에 얻은 이 투표 용지표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며 전시실을 나왔습니다.



ps. 2018년 12월 26일 갑자기 이 글 조회수가 늘어서 무슨 일이 생겼나 했는데


이날 경찰청 인권센터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로 이관해


대공분실 건물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만든다는 소식이 나왔네요.

(기존 경찰청 인권센터는 한남동으로 이전합니다.)


날이 풀리면 새로 마련될 민주인권기념관에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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