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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

포스터만 보고 광주행을 결심한 디어 바바뇨냐 (2024.01.20) 잠만 자기 위해 대전으로 내려와 토요코인 대전정부청사점에서 하룻밤을 자고 6시에 일어나 6시 반부터 제공되는 조식을 먹습니다. 한일 양국 토요코인에서 숙박하면 응모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길래 이 이벤트도 신청. 다시 차를 몰고 남쪽으로 내려와 광주광역시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왔습니다. 2호선 지하철에 붙어 있던 광고를 우연히 보고서 막연히 이 전시를 보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날씨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로 광주까지 왔네요. 전시명이 디어 바바뇨냐(Dear Baba-Nyonya)로 상당히 특이한데요. 오래전부터 중국을 떠나 세계로 뻗어나간 화교들은 현지에 정착하며 현지사람과 혼인을 맺었는데 중국계 남성과 말레이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남자를 바바, 여자를 뇨냐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저는 오래전 봤던..
해가 진 뒤의 김포 애기봉 (2024.01.27) 강화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주차장 넓은 카페. 가구 공방을 겸해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인데 널찍한 공간에 분위기도 괜찮아 보여 4,5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집에서 들고 온 책을 꺼내 읽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진득하게 앉아 읽은 책은 '주소 이야기'.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쓰는 주소라는 체계에 대해 다루는 꽤 두꺼운 책인데 주소를 가질 수조차 없어 생존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누군가에게는 경제적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또는 정치적인 이유로 지키거나 바꿔야 할 대상인 주소, 누군가에게는 정부의 합리적인 행정권 행사를 위해 만들어야 할 대상이면서 누군가에게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없애야 할 대상인 주소 등 다양한 담론을 다루네요. 주소라는 것이 상당히..
운행 중단 전 타본 바다열차 (2023.02.11) 평창 올림픽 때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러 갔던 때 이후 정말 오랜만에 강릉역에 와서 잠시 기차를 타러 갑니다. 열차 출발 안내 전광판에 바다열차라는 생소한 열차가 있는데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에서 관리하는 관광열차로 강릉역을 출발해 정동진, 묵호, 동해, 추암을 거쳐 삼척해변역까지 가면서 철길 옆 동해바다 경치를 볼 수 있는 열차입니다. 관광열차라서 그런지 승차권 판매 카운터가 따로 있는데 바다열차를 타는 걸 강릉역에 와서 결정했기에 매표소에서 무작정 승차권을 달라고 하니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다행히 바다열차에 자리가 있어 삼척해변역으로 갈 때에는 일반실, 강릉역으로 올 때에는 특실을 탑니다. 열차 출발까지 시간이 남아서 강릉역 밖을 서성이며 강릉시에서 야..
강릉으로 넘어가 오죽헌 견학 (2023.02.11) 속초를 출발해 강릉으로 내려가다 보니 강릉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인 오죽헌이 보이길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장료 3,000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너무나도 유명하고 5천원권 지폐 도안에도 들어간 곳이니 심적으로는 매우 친숙한 곳이지만 실제로 와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안내도도 안 보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 자경문을 거쳐 문이 열린 다른 곳으로 들어갔더니 눈에 보이는 건물이 오죽헌이 아니라 문성사라는 사당이라 괜히 당황하며 향 너머로 보이는 이이 표준영정을 바라보는데 향에서 나는 연기때문에 사진 속 분위기가 뭔가 이상해져 한 번 더 당황합니다. 다른 문으로 들어가 이번에는 제대로 오죽헌에 도착. 방마다 이이와 관련된 이런저런 글귀가 들어있는데 몽룡실이라는 현판이 걸린 ..
팝업스토어의 탈을 쓴 델타항공 콜라보 카페 (2023.12.08) 오래전 방송에 나와 유명해진 분식집에 들러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없는 새우깡떡볶이와 소세지김밥을 먹고 갑니다. 주문서에 체크를 하고 카운터에 내 김밥과 떡볶이를 받았는데 하늘을 뚫고 올라갈 듯한 물가에 압구정과 청담 사이라는 입지가 더해져 분식 치고는 상당히 가격이 비싸지만 방송에 괜히 여러 번 소개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이 참 맛있네요. 식사를 마쳤으니 디저트를 먹어야겠죠. 루비떡볶이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칼리프하우스에 왔습니다. 미국의 스카이팀 항공사 델타항공이 이곳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해서 와봤는데 싱가포르항공도 그렇고 서울에 이벤트를 여는 외항사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네요. 다만 싱가포르항공 팝업 이벤트 때와는 다르게 델타항공 팝업스토어는 이름만 팝업일 뿐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을 미리..
속초 등대와 영금정 (2023.02.11) 아바이마을을 떠나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지도에 등대가 눈에 띄길래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속초등대로 올라갑니다. 등불을 밝히는 본연의 역할에 너무나도 충실하게 언덕 위에 있어 무릎이 박살 나는 기분을 느끼며 계단을 올라 바로 앞에서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방금 전까지 있었던 아바이마을을 찾아보고 바다 근처에 있는 정자도 발견해 조금 있다가 가보기로 합니다. 등대 안으로 들어가보니 간단한 전시시설이 마련돼 있어 속초등대의 옛 모습이 남아있는 모형이 있고 속초등대와 등대 주변을 소개하는 안내문도 있네요. 간단한 등대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바다 건너 살던 요시다가 부러웠는지 트럭 아래에서 위험한 장난을 치던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고 등대에서 본 두 정자 중 바다에 있는 정자로 갑니다. 정자에 영..
속초까지 달려와 먹은 아바이순대 (2023.02.11) 일본 여행을 하도 많이 가다 보니 여행 글을 하루에 하나 꼴로 작성을 해도 여행기가 마무리될 기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러다간 올해 다녀온 국내 관광지는 더 미뤄지겠다 싶어 올해가 가기 전에 올려야 할 NAS에 묵혀 있는 사진을 처리할 겸 맨날 일본 여행 글만 작성하다 보니 어딘가 답답해진 기분을 풀 생각으로 짧은 국내 여행글을 몇 자 적어봅니다. 새벽부터 차를 몰아 미시령 터널 옆 소노 펠리체에 있는 한 카페에 들러 눈 구경을 실컷 하고 속초 시내로 차를 돌려 아바이마을에 왔습니다. 아바이마을은 6.25 전쟁 때 고향을 떠나 속초에 터를 잡은 실향민들이 모인 마을인데 주로 함경도 출신 사람들이 많아 함경도에서 (할)아버지를 부르던 아바이를 마을 이름에 붙여 아바이마을이 되었다고 하네요. 아바이마을이 ..
싱가포르항공과 신한카드 팝업스토어 (2023.11.20) 영화를 볼 것도 아닌데 시흥에서 성수에 있는 메가박스까지 급하게 왔습니다. 정말 뜬금없게도 싱가포르의 FSC 항공사 싱가포르항공이 신한카드와 제휴한 크리스플라이어 카드를 출시해 싱가포르항공의 FFP 크리스플라이어를 알림과 동시에 신용카드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 메가박스 성수에 팝업스토어를 연 것이죠. 블라인드를 통해 신한 ANA 마일리지 클럽 카드 출시 루머가 퍼진 적도 있고 하니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불투명한 현재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세게 하려나 봅니다. 팝업스토어 운영 시간이 오후 8시까지라서 문 닫기 전에 죽어라 달려 메타그라운드에 도착. 입구에서 싱가포르항공 FFP 크리스플라이어 회원 인증을 하고 싱가포르항공 퍼스트 클래스 보딩 패스 모양의 기념 티켓과 크리스플라이어 신용카드..
사라진 역 화성역, 사라진 쇼핑몰 2001아울렛 (2023.10.28) 수원 못골시장 입구에 있는 작은 팻말. 오래전 이 주변에 기차가 다녔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은 팻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수원에 협궤 노선을 2개 깔았는데 하나는 여주와 이천에서 쌀을 가져오는 수려선, 다른 하나는 수원에 모인 쌀을 인천항으로 옮기는 수인선입니다. 그중 못골시장 주변을 지나던 선로는 수려선이고 수원 화성 옆에 있는 역이라고 해서 화성역이라는 역명이 붙었다고 하네요. 해방 이후에는 화물 대신 승객을 나르는 열차가 선로 위를 달렸는데 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1972년 수려선이 폐선됐고 수도권 전철로 거의 전 구간이 부활한 수인선과는 다르게 수려선은 일부 구간이 경강선, 분당선 등으로 재활용되었을 뿐입니다. 수려선이 폐선된 지 50년이 넘었기에 이제는 수려선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도 드물고..
알로하 거북섬 페스티벌 (2023.08.27) 전날과는 다르게 구름이 잔뜩 낀 일요일. 거북섬에서 지역 축제가 열린다길래 차를 몰고 오랜만에 거북섬으로 갑니다. 아이들은 훌라춤을 배우고 어른들은 공예품을 팔고 메인 무대에서는 우쿨렐레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알로하 거북섬 페스티벌. 거북섬과 하와이가 관련이 있나 싶으면서도 거북섬을 대표하는 시설이 웨이브파크인걸 보면 서핑이라는 연결고리가 있긴 하고 지역 축제는 이유를 찾기 전에 일단 행사를 여는 게 중요하기도 하죠. 아무튼 익숙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일부러 찾아 듣지는 않는 우쿨렐레 소리를 하루 종일 들으며 거북섬에서 쉬다 가겠습니다.
우편함을 열어 마신 에스프레소 콘파냐 (2023.8.26) 친구를 잘 둔 덕(?)에 친구의 혼인성사를 축하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왔습니다. 들어가기 조심스럽던 명동성당 대성전에 당당하게 들어가 미사에 참석하면서 친구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같이 결혼식에 온 다른 친구들과 문화관에서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헤어졌는데 오랜만에 서울에 왔으니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카페 한 곳을 더 가보기로 하고 신당역 근처에 있는 메일룸이라는 카페에 왔습니다. 메일룸이라는 카페 이름에 걸맞게 우편이 잔뜩 들어있는 우편함을 밀어 2층으로 올라가면 오래전 유럽의 우체국 카운터 분위기로 꾸민 공간이 나오네요. 2층에 앉을자리가 상당히 적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소품을 이것저것 찍어보고 한참을 기다려 자리를 차지한 뒤 커피를 주문하러 다시 1층으로 내려갑니다..
이북 요리로 잔뜩 배를 채운 저녁 (2023.07.25) 특이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도에 저장해 둔 식당을 훑어보다 연남동에 있는 친친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북녘 식당이라는 이름이 붙은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는 이북 요리를 파는 식당인데 이북 요리하면 떠오르는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이 아닌 상당히 생소한 냉면을 팝니다. 메밀 100%로 만든 면을 썼다는 서울냉면도 궁금하지만 이날은 생소한 요리를 먹고 가기로 했으니 감자로 만든 농마 랭면을 주문하고 사이드 메뉴로 두부밥과 세고기왕만두를 주문한 뒤 이북 요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안 맞는 것 같지만 분위기는 좋은 식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기본 반찬으로 삶은 감자와 옥수수가 나와 괜히 웃으면서 먹고 가장 먼저 나온 두부밥을 젓가락으로 집어봅니다. 두부밥은 북송 재일동포들이 유부초밥을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