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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9.13 교토북부, 세토우치

24. 노면전차 차고에 들어선 이상한 어린이박물관 쿠라시키 미관지구 산책을 마치고 쿠라시키역으로 돌아와 오카야마역으로 가는 열차를 기다리는데 열차 옆에 JNR, 그러니까 JR의 전신인 일본국유철도 로고가 그려진 특급 야쿠모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2024년 봄에 저 열차가 퇴역할 예정이라 이벤트성으로 국철 시절 도색을 하고 다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은지 여러 열차가 다양한 국철 시절 도색을 하고 돌아다니네요. 자유석에 앉아 편하게 1정거장 이동해 오카야마역에 도착했습니다. 맑은 나라(晴れの国)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날도 오카야마시 날씨는 좋지만 주변 도시에 비해 관광할만한 곳이 애매해서 어째 요즘 들어서는 나고야를 잇는 노잼도시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네요. 오카야마성이나 코라쿠엔은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가봤던 곳이니 여길 다시 가보는 대신 개인적으로 궁..
23. 쿠라시키 미관지구 산책 열차를 타러 승강장을 걸으니 Urara라는 애칭이 붙은 분홍색 열차가 보입니다. 2023년 7월부터 오카야마 지구에 영업운전을 시작한 따끈따끈한 신차인데요. 사진에 보이는 왼쪽 구형 열차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만큼 제가 탈 열차도 우라라가 걸리기를 간절히 바라보며 쿠라시키 방향 승강장으로 갔더니 이벤트 도색으로 칠한 특급 야쿠모 열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라라가 구형 열차를 대체할 예정이듯이 특급 야쿠모로 운행하는 이 열차도 만들어진 지 오래돼 2024년 중 퇴역할 예정이라 예전에 썼던 열차 도장을 특별히 다시 칠하고 특급열차 명칭도 옛 이름인 '슈퍼' 야쿠모로 붙이는 등의 이벤트를 하고 있네요. 칸사이 와이드 패스를 들고 있으니 자유석에 앉아 갈 수 있어 이걸 탈까 잠깐 고민하다 기왕이면 새 차를 ..
22. 세토대교를 건너는 쾌속 마린라이너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타카마츠를 떠날 시간입니다. 타카마츠역 개찰구 안으로 들어와 이런저런 열차를 구경하려는데 전날 도쿄에서 출발한 선라이즈 세토가 타카마츠역에 도착했네요. 선라이즈 세토는 평소에는 타카마츠역까지만 운행하는데 여름 성수기에는 코토히라역까지 운행하곤 합니다. 마침 코토히라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열차를 만나서 행선지 LED가 잘 담기도록 애를 쓰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제가 탈 쾌속 마린라이너가 승강장에 도착했네요. 타카마츠역 방향 선두차는 난카이 전철의 공항 특급 라피트처럼 인상적인 외관을 하고 있는데 또다른 특징이 있다면 선두차가 2층 열차라는 점입니다. 1층은 좌석 지정석, 2층은 그린샤(특실)로 1층과 2층이 좌석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크게 다른 건 아닌데 2층에서 바라보는 차창밖 경치가..
21. 우동현에 왔으니 메리켄야 붓카케 우동 개인적으로 우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우동으로 유명한 카가와현에 왔으니 우동을 안 먹고 가기는 섭섭해서 타카마츠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우동집으로 갑니다. 철도회사 JR 시코쿠에서 부대사업으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메리켄야로 가는데 흔하디 흔한 프랜차이즈 지점일 뿐인데도 문을 열기 전부터 우동집에 줄을 섰네요. 역시 우동현인가... 사누키 우동이라고도 부르는 카가와현 우동은 굵고 매끈한 면발로 유명하니 면발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라는 핑계를 대며 밖에 걸린 메뉴판에 사진이 커다랗게 실려 바로 눈에 띄는 히야시 스다치 니쿠 붓카케 우동(冷しすだち肉ぶっかけうどん)을 먹기로 합니다. 붓카케 우동은 간장(츠유) 베이스의 국물을 면에 부어 자작하게 먹는 우동이고 니쿠는 우동 위에 얹은 고기, 스다치(スダチ, 酢橘..
20. 타카마츠성 터에 있는 타마모 공원 리츠린 공원 정문으로 나오니 JR 리츠린코엔키타구치역에서 너무 멀어져서 정문에서 가까운 코토덴 리츠린코엔역으로 갑니다. 코토덴 역 승차권 발매기에서는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고 그 옆 교통카드 충전기는 코토덴에서만 사용하는 IruCa라는 교통카드만 충전할 수 있지만 개찰구에 있는 교통카드 간이 단말기에는 스이카 등 전국 호환 교통카드도 쓸 수 있으니 아이폰을 갖다 대 안으로 들어가 카와라마치(瓦町), 타카마츠칫코(高松築港) 방향 승강장에 서서 열차를 기다립니다. 코토덴에서 운행하는 열차는 오래된 열차가 대다수지만 JR 시코쿠에 비해 훨씬 짧은 빈도로 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니 그런 아쉬운 소리는 속으로만 해봅니다. 참 여기저기 쓰이고 있는 코토덴의 마스코트 코토쨩을 보면서 타카마츠칫코역에서 나와 바로 옆에 ..
19. 새벽부터 문을 여는 리츠린 공원 일본 여행을 가서 새벽 5시에 일어나 공원을 간다는 미친놈이 어디 있을까요? 네 여기 있습니다. 이날도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정을 빽빽하게 집어넣어 편의점에서 포션을 사서 마시고 전날에 이어 이날도 어두운 때에 타카마츠역을 찾아 교통카드를 찍어도 되지만 굳이 승차권을 사서 5시 40분 타카마츠역을 출발하는 토쿠시마행 보통 열차에 올라탑니다. 일본을 그렇게 자주 다녀왔지만 시코쿠는 2번밖에 안 가봤고 타카마츠는 이번이 처음이라 JR 시코쿠 열차를 타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네요. 노선망이 잘 갖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여행을 하려고 보면 좀 애매한 JR 시코쿠 노선도를 보면서 타카마츠역에서 2역 떨어진 리츠린코엔키타구치역에 도착. 차장에게 승차권을 주고 역에서 나와 역명에 걸맞게 역 근처에 있는 리츠린 공원..
18. 환승에 환승을 거쳐 시코쿠 타카마츠로 코베시의 교통 중심지 산노미야와 신칸센 역인 신코베역은 약간 떨어져 있어 두 곳을 왔다갔다 하려면 코베 시영 지하철을 타야 하는데요. 코베 시영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신코베역까지는 청록색 세이신·야마테선인데 신코베역에서 타니가미역까지는 갈색 호쿠신선으로 따로 떨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작 열차는 신코베역까지만 가는 것이 아니라 타니가미역까지 쭉 이어지니 대체 왜 이렇게 구분해놨나 하는 생각은 보통은 안 할텐데 굳이 이런 것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몇 자 적어보자면 원래 호쿠신선은 코베 시영 지하철이 아니라 한큐 계열 자회사 호쿠신 급행전철에서 운영하던 노선입니다. 롯코 지역과 아리마 지역에서 산노미야로 바로 이어주는 철도를 짓기 위해 한큐가 출자해 철도를 지었는데 이 일대가 죄다 산악지대라 건설비가..
17. 대지진 이후 단골이 가게를 다시 지어줬다는 식당 그릴 잇페이 다음 목적지는 코베 산노미야인데 일단 카와니시노세구치역까지는 노세 전철 열차를 타고 JR 오사카역에서 신쾌속을 탈지 한큐 쥬소역에서 코베선 특급을 탈지 고민을 해봅니다. 이동 시간만 따지면 JR이 빠를 것 같기는 한데 번잡한 우메다 일대를 걷자니 피곤해질 것 같아 어차피 교통패스를 쓰고 있으니 한큐 열차를 더 타더라도 교통비는 더 들지 않겠다 싶어 쥬소역에서 열차를 갈아타기로 합니다. 하필이면 이동 시간이 퇴근 시간대와 겹쳐서 자리에 앉아 가는 건 글러먹었지만... 다행히 니시노미야키타구치역에서 자리가 나서 코베산노미야역까지는 편안하게 갑니다. 산노미야에 도착해 개찰구 밖으로 나가니 바로 전날 한신 타이거스가 센트럴리그 우승을 한 것을 기념하는 디스플레이가 보이네요. 한큐 코베산노미야역을 빠져나와 근처에..
16. 시한부 운행 중 타본 묘켄노모리 케이블 도쿄 신주쿠 못지않게 오사카 우메다 일대도 길이 복잡하기로 악명 높은데 그만큼 길을 헤메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JR 오사카역에서 한큐 오사카우메다역으로 가던 도중 히가시우메다역으로 가는 길을 잃은 한국인 노부부를 만나 잠시 시간을 내 길을 안내해 주고 마저 길을 걸어 한큐 오사카우메다역에 도착했습니다. 이날도 교통패스를 하나 새로 사서 움직일 건데요. 오사카우메다역 서쪽에 있는 안내 센터(ごあんないカウンター)로 들어갑니다. 이날 구입한 패스는 묘켄노모리 프리패스. 한큐 전철 한국어 페이지에는 설명조차 없는데 '묘켄노모리'라는 공원으로 가는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패스입니다. 연간 상시 발매 패스는 아니고 판매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2023년에는 3월 18일부터 12월 3일까지 판매하네요. 교통패스..
15. 정체불명의 중화요리로 점심을 먹고 오사카로 교토수족관 관람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다 WholeDeli라는 이름의 대만풍 음식을 판다는 식당에 들어왔습니다. 주력 메뉴가 탄탄면인 것 같아 탄탄면 1그릇과 지파이를 주문했는데 어째 땅콩 냄새 가득한 탄탄면에 국물이 가득한 것을 보니 어째 일본에서 변형된 탄탄멘같네요. 같이 나온 지파이는 양념이 충분히 밴 채로 조리돼서 별다른 소스 없이 먹어도 맛은 있는데 보기와는 다르게 고기가 좀 많이 딱딱합니다. 새벽부터 돌아다녀 배가 정말 고팠기에 맛있게 먹긴 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에는 애매한 기분이 드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 다시 서일본JR버스 시내버스 타카오케이후쿠선을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갑니다. 다음 여행지로 가려면 우선 오사카역으로 가야 해서 어차피 칸사이 와이드 패스를 쓰는 김에 특급 열차..
14. 펭귄이 사는 곳이 특이한 교토수족관 나나죠오미야, 쿄토스이조쿠칸마에 정류장에 내려 우메코지 공원에 있는 교토수족관으로 갑니다.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도시 교토답게 외국인을 위한 캐시리스 결제 지원도 잘 돼있는데 요금만큼은 외국인 비친화적이네요. 아무튼 입장료 2,400엔을 신용카드로 긁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게 규모가 상당히 큰 교토수족관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자연 채광 수조가 눈길을 사로잡고 곧이어 나오는 바다 포유류 코너로 가서 태평하게 물 위를 둥둥 떠다니며 잠을 자는 바다표범과 바다표범 못지 않게 잠자는 데에 열심인 물개를 봅니다. 다음으로 암호문같이 복잡한 가계도를 보여주는 펭귄 코너로 와서 모형으로도 처음 보는 것 같은 펭귄알과 옷으로 만들게 된다면 얼마나 따뜻할지 궁금한 깃털을 보고 펭귄들이 사는 공간까..
13. 단풍 피기 전 찾아간 진고지 교토 시내 여행 때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면 보통은 교토시영버스나 교토버스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할 텐데 이번에는 제가 블로그에서 여러 번 다뤘지만 정작 관광지로 갈 때에는 타본 적이 없는 서일본JR버스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서일본JR버스에서 운행하는 유일한 교토 시내버스 타카오케이호쿠선(高雄京北線)은 시간대별로 경유지도 달라지고 종착지도 달라지는데 이 버스를 굳이 타고 이동할 관광객이라면 대부분은 타카오에 있는 진고지로 갈 테니 교토역에서 언제 출발하는지 정도만 체크하면 되겠습니다. 예전에는 구간요금을 칼같이 받았는데 교토시영버스와 교통패스를 같이 쓰기로 하면서 타카오까지는 230엔 균일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으니 요금을 일일이 체크해야 하는 부담에서도 벗어났고 말이죠. 제가 교토에 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