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릉 관람을 마치고 금곡역으로 가려다
마침 다음 목적지로 가는 버스가 곧 도착한다길래
23번 버스를 타고 사릉 정류장에 하차,
비공개 지역인 광해군묘 안내판을 지나
사릉에 도착했습니다.
사릉 안내도를 간단히 보고
입장료 1,000원을 낸 뒤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릉은 단종의 아내 정순왕후 송씨가 묻힌 무덤입니다.
단종이 폐위되고 노산군으로 강등당하면서 송씨는 궁궐에서 쫒겨나 염색업으로 생계를 이어갔는데
죽노동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죽은 남편에 대한 원한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건지
죽을 때 나이가 82세, 그러니까 조선 왕비 중에서 2번째로 장수했습니다.
죽기 전에 남편 단종에 대한 처우가 조금 나아져서
중종이 노산군묘를 찾아 봉분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라는 명령을 내리는 것을 보고 죽었지만
안타깝게도 단종과 함께 뭍히지는 못하고
단종의 무덤 장릉은 지금도 영월에, 정순왕후 송씨의 무덤은 이곳 남양주에 있게 됐습니다.
무덤 이름이 사릉(思陵)인데, 평생 남편을 생각하고 그리워했다는 송씨의 일생과 잘 어울립니다.
무덤 근처에 있는 비각을 보고 나와
왕릉 주변에 조성된 숲길을 걸어 가볍게 산책을 합니다.
길가에 자라난 맥문동을 보며 걷다 보니
관리사무소 옆에 조선왕릉 자연생태 전시관이 있네요.
왕릉 일대에 숲이 잘 조성돼 있는데다
이곳 사릉에는 다른 왕릉이나 궁궐에 분양할 목적으로 묘목을 기르는 전통수목 양묘장이 있어서
사릉에 이런 전시관을 마련했나 봅니다.
왕릉에 사는 동식물에 대한 안내를 보고 나서
전시관 맞은편에 있는 재실에 들렀다
사릉에서 나왔습니다.
다시 전철을 타러 전철역으로 가야 하는데
길을 건너자니 횡단보도가 잘 안 보여서
아까 버스에서 내렸던 그 정류장에서 55번 버스를 타고
용정사거리에 내렸습니다.
이 일대는 전통적으로 사릉 근처에 있는 동네라서 뭉뜽그려 사릉 또는 사능으로 불러왔고
여기 근처에 지어진 전철역도 이름이 사릉역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릉역에서 사릉을 잇는 버스가 없어서 여기서 버스를 갈아타고 사릉역으로 갑니다.
환승이 가능한 시간 동안 잠깐 동네를 둘러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네요.
급하게 시내버스를 타고 사릉역에 내려 비를 피했습니다.
P125. 퇴계원역 막국수 대신 쌀국수 |
P126. 사릉역 | P127. 금곡역 홍릉과 유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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