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수원시청 근처에 있는 이나경 송탄 부대찌개라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점심이라 식당이 혼잡해서 그런지
인원수를 부른 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받지도 않고 바로 부대찌개를 가져다주시네요.
그도 그럴 것이 메뉴판에 부대찌개 말고 딱히 주문할 게 없습니다.
인원수가 곧 주문인 셈이죠.
냄비에 뚜껑을 얹고 바글바글 끓이다 보면
밥을 비롯해 이런저런 밑반찬이 나오고
국물이 바글바글 끓어오를 즈음 뚜껑을 연 뒤
간 마늘을 듬뿍 넣고 콩나물을 얹고 마저 끓입니다.
우선 냄비를 둘러싼 훈제 소시지를 먼저 먹고 나머지가 익으면 다른 건더기를 먹으라길래
훈제 소시지부터 먹어보고
국물도 떠먹어보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나머지 건더기도 먹어봅니다.
식당 이름에 송탄을 붙여놓긴 했는데,
송탄 부대찌개라기엔 레시피를 좀 많이 손본 것 같습니다.
가게마다 레시피가 다르긴 하겠지만 베이크드 빈즈라고 부르는 콩 통조림은 안 들어가고
정작 국물 맛을 맑게 해서 진한 맛을 줄이는 콩나물이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파까지 듬뿍 들어갔으니
덜 느끼하고 깔끔한 맛이라는 부대찌개와는 조금 안 어울리는 맛이 납니다.
프레스햄도 스팸보다 소금이 덜 들어간 햄을 썼는지 짠맛이 덜하네요.
진하고 걸쭉한 부대찌개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하겠지만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먹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맛이 대중적인가 봅니다.
열심히 국자로 국물과 건더기를 퍼 나르다 보니 슬슬 냄비에 바닥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은 재료에 라면을 넣고 끓여 먹는 게 제맛이겠지만
의외로 성인 남성 둘이 먹고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이 넉넉해서
라면사리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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