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성대 옆 벨라튀니지에서 먹어본 음식이 생각보다 입에 맞아서
쿠스쿠스 외에 다른 음식도 맛보려고 여러 번 벨라튀니지를 찾았습니다.
우선 지난번에 친구가 먹어본 비리야니(Biryani, برياني)를 골랐습니다.
원래는 인도에서 먹는 볶음밥(बिरयानी)인데 다른 곳으로 전파되면서 튀니지로도 건너갔나 봅니다.
한국에서 주로 먹는 쌀인 자포니카가 아닌 길쭉하고 찰기가 거의 없는 인디카(안남미라고도 하죠.)를 쓰는데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인디카가 볶음밥에는 좀더 적절할 것 같네요.
마살라를 넣고 밥을 볶는데 마살라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아 먹을만합니다.
비리야니에 얹을 고기로 양고기와 닭고기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양고기를 골라봤습니다.
부드럽게 익어 숟가락으로도 잘 잘리는 양고기를 새콤한 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니 맛있습니다.
다음으로 먹어본 요리는 치킨 타진(tagine, طاجين)인데,
잠깐 검색을 해보니 어째 사전적 의미의 타진과는 좀 많이 달라 보입니다.
타진은 그릇에 고기, 야채, 향신료 등을 넣고 고깔 모양의 뚜껑을 덮어 푹 쪄먹는 요리인데
이 치킨 타진은 아무리 봐도 찜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좀더 알아보니
쪄서 먹는 타진은 알제리, 모로코식 타진이고
튀니지식 타진은 계란을 넣고 굽는 일종의 파이네요.
대체 저 치킨 타진은 정체가 뭘까요?
아무튼 향신료를 입혀 묘한 향이 나는 밥과
바삭하게 구운 치킨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닭고기를 밥과 함께 먹는 것이니 음식 자체는 맛 없을 수 없는 맛이 납니다.
세 번째로 먹은 요리는 미트볼 오짜(Ojja, عجة).
토마토소스를 베이스로 여러 재료를 버무린 뒤
치킨 타진에 얹은 그 밥을 함께 줍니다.
현지에서는 바게트를 소스에 찍어 먹는다는데
여기는 한국이니 빵 대신 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안에 들어간 재료가 토마토소스, 달걀, 양파 등
토마토 리소토와 거의 같은 재료를 써서 제법 익숙한 맛이네요.
이름에 들어간 미트볼이 개수가 적어서 좀 아쉽지만 이번에도 거부감 없이 잘 먹었습니다.
스파게티나 스테이크처럼 다른 곳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는 제외하고
벨라튀니지에서 파는 생소한 요리는 이것으로 다 먹어본 것 같습니다.
조금 의아했던 요리도 있긴 하지만 먹자마자 괴로워할 음식은 없네요.
한국에 식당을 차리면서 당연히 현지화를 했겠지만 하나같이 맛있는 음식들이라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도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여기 음식이 생각나면 언제든지 올 수 있지만
이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처음 벨라튀니지에서 먹었던 쿠스쿠스(Couscous, كُسْكُس)를
이번에는 양고기로 주문해 마지막으로 먹고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 의외로 입에 잘 맞았던 벨라튀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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