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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전국일주

11. 백학면 탐방기(연천 83번)

 

 

전곡읍으로 돌아와

 

 

 

 

전곡역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시내버스 여행을 다시 시작합니다.

 

 

 

 

1호선 연장에 대비해 공사 중인 전곡역 앞에

 

 

 

 

이날의 고행길 대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저를 유혹하고 있지만

 

 

 

 

사전에 계획한 일정이 있으니 눈물을 머금고(?) 떠나보낸 뒤

 

 

 

 

이제는 시외버스가 다니지 않는 전곡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모종에 열심히 물을 주는 상회를 거쳐

 

 

 

 

전곡 구 터미널에 왔습니다.

 

 

 

 

구 터미널 옆에는 전곡재래시장앞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요.

 

 

 

 

여기서 탈 버스 시간표가 사전에 알아본 시간표와 일치하는지 확인해보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여기서 탈 버스는 6시 30분에 출발하는 83번 시내버스.

 

재작년에 연천 당일치기를 하면서 종점 고랑포구까지 이용했던 버스인데

 

이번에는 종점까지 안 가고 중간에 내릴 겁니다.

 

 

 

 

전곡을 떠난 버스는

 

 

 

 

주상절리가 잘 보이는 한탄강을 건너

 

 

 

 

길을 너무나도 직선으로 잘 만든 나머지

 

 

 

 

구간단속 카메라까지 달아놓은 37번 국도를 달려

 

 

 

 

잠시 파주시에 들렀다가 다시 연천군으로 돌아와

 

 

 

 

38선을 건너

 

 

 

 

백학면에 있는 백학복지회관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외지인에게는 아마 백학산업단지로 이름을 알릴 듯한 백학면은

 

 

 

 

38선 이북에 마을이 있는데다 일부 지역은 휴전선에 걸쳐 있어 인구수가 많은 동네는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군 차원에서 산업단지를 키우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백학면에 대한 첫인상은 상당히 뜬금없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는 것이었는데

 

백학면으로는 가지도 않는 1호선 연천 연장 구간 셔틀 전철 운영 반대 운동이 적혀 있습니다.

 

 

 

 

지금은 1호선 전철이 소요산역까지만 운행하고 있는데

 

1호선 열차를 소요산 이북인 초성리역, 전곡역, 연천역까지 운행하고자 공사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연천군에서 전철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적을 테니

 

인천에서 소요산까지 운행하는 10량 전동차를 연천역까지 그대로 보내기보다는

 

짧은 구간을 왕복하는 셔틀 열차를 운행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구상이 있는데

 

이걸 반대하는 운동이 연천군 전 주민 차원에서 이뤄지나 보네요.

 

 

 

 

심상찮은 플래카드를 지나 석장천이라는 작은 하천 위로 난 다리를 건너면

 

 

 

 

백학면의 중심지가 펼쳐집니다.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에서 보면

 

농협 하나로마트 뒤에 백학시외버스터미널 혹은 백학버스정류장이 있다고 나오는데

 

 

 

 

그 자리에 가보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래전에는 백학에서 동두천이나 의정부, 서울까지 가는 완행버스가 출발하는 터미널이 있었을 텐데

 

완행버스가 하나둘 사라지고 대신 시내버스나 마을버스가 운행하면서

 

터미널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마을 인프라 공사를 하는 김에 낡은 건물을 밀어버린 것 같네요.

 

 

 

 

그래도 마을버스가 서는 정류장 이름인 백학종점이나

 

근처에 있는 가게 이름에 들어간 터미널이라는 명칭이

 

이곳에 터미널이 있었다는 흔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동네가 38선 위에 있다 보니 항공사진은 포털 사이트에서 보이지 않고

 

구글 지도는 VPN을 켜야 해상도 높은 위성사진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터미널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터미널 옆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동네 식당에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이곳 사장님이 개인적인 사정이 있으셔서 가게 문을 여는 때가 불규칙하니

 

동네 주민들도 오랜만에 방문해서 인사를 나누고 가네요.

 

 

 

 

동네 주민들의 정겨운 모습과는 다르게 무시무시하게 올라버린 가격을 보고

 

 

 

 

김밥 2줄로 간단하게 배를 채운 뒤

 

 

 

 

식당에서 나와

 

 

 

 

이름은 커피 전문점이지만 시골 다방에 가까운 가게로 들어갑니다.

 

 

 

 

분위기에 걸맞게 다방스러운 쌍화탕도 팔고 다른 메뉴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데

 

 

 

 

한눈에 봐도 동네 사람이 아닌 외지인이 들어와서 그런지

 

사장님이 권하는 메뉴는 다름 아닌 아메리카노입니다.

 

전자동 머신의 힘인지 의외로 그럴듯한 아메리카노가 나와서 더더욱 당황스럽네요.

 

 

 

 

그렇게 다방에서 시간을 때우다

 

다방 옆에 있는 백학역사박물관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갑니다.

 

 

 

 

지하 작은 방에 전시 공간을 마련한 백학역사박물관은

 

 

 

 

주로 6.25 전쟁과 관련된 전시물을 다루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이 만든 땅굴 중 가장 먼저 발견된 제1땅굴이 있는 곳이 바로 백학면이기 때문입니다.

 

 

 

 

남방한계선 근처에서 발견된 땅굴인 데다

 

수색 과정 중에서 부비트랩이 터지는 바람에 인명 피해도 있어 이래저래 말할 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관광객이 방문하기엔 군사보안적인 문제도 있고 땅굴 크기 자체도 작아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니

 

이런 식으로 간접적으로 보고 갑니다.

 

 

 

 

박물관을 나와 220년 된 보호수 등을 둘러보고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려는데

 

 

 

 

DMZ백학문화활용소라는 문화공간 청소가 한창입니다.

 

 

 

 

아직 전시 개관 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전시를 관람해도 된다고 하셔서 안으로 들어와 작품 소개를 읽어보는데요.

 

 

 

 

어떻게 오셨냐는 물음에 시내버스 여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되게 신기해하며 이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해줍니다.

 

 

 

 

백학면과는 어떠한 접점도 없던 작가들이

 

이 동네를 이해하고자 수도 없이 서울에서 문산을 거쳐 버스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지도에 표시되는 지명은 아니지만 동네 사람들이 일상에서 부르는, 혹은 사라져 가는 옛  지명을 기록하는가 하면

 

마을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만나는 모습을 노트로 남기고, 그림으로 그리고, 영상으로 남기면서

 

이런 작품들을 만들어냈다고 하네요.

 

 

 

 

작가들이 버스를 타고 마을을 돌아다녔다는 사실에 괜한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외지인이지만 이 마을에 대해 이렇게나 애정을 쏟아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에 대해

 

마음속으로 박수갈채를 보내고

 

 

 

다음 버스를 타기 위해 전시실에서 나왔습니다.

 

 

● 승차 노선: 연천 83번
● 승차 구간: 전곡재래시장앞 - 백학복지회관
● 이동 거리: 22.6km(누적 174.6km)
● 버스 요금: 1,750원(누적 15,9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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