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한 곳은 몇 곳 안되지만 새벽부터 돌아다녀서 힘들었던 사천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음 여행지인 창원으로 넘어갑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 길을 건너고
27번 버스를 타
정부합동청사 정류장에 내린 뒤
이정표를 따라 걸어
발음하기도 힘든 돝섬으로 가는 배를 타러 갑니다.
돝섬은 마산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인데
이동하는 거리는 짧아도 일단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라
다른 배를 탈 때처럼 승선 신고서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제시해야 표를 살 수 있네요.
뱃삵 8,000원을 내면서
시간표를 확인한 뒤
승선권을 받고 돝섬에 대해 좀더 알아봅니다.
돼지가 누운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돼지의 옛 이름인 돝이 붙은 돝섬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해상유원지로서 제법 잘 나가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등의 이유로 점점 쇠퇴를 겪다
지금은 해상공원으로 탈바꿈해 섬 곳곳을 걷는 산책로를 만들고
그 주변에 이런저런 조각품을 두고 있네요.
4시 반에 출발하는 배에 올라타
적당히 빈 자리에 앉아 밖을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돝섬이 보입니다.
좁은 만 사이에 있는 섬이라서 여기가 바다라는 기분도 안 드는데
섬 주변을 나는 갈매기를 보니 바다는 바다인가봅니다.
조금 더 일찍 왔더라면 여유있게 섬을 둘러볼텐데
앞으로 남은 배는 2번뿐이고 다음 일정도 있다보니 마냥 천천히 걸을 수는 없는 상황.
그래서 일단 황금돼지상을 찍고
섬 외곽을 따라 만든 산책로를 걸어보기로 합니다.
중간중간 놓인 조각 작품을 구경하거나
신라 시대 인물인 최치원이 요괴를 화살로 쏘았다는 전설이 전해져서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곤 했다는 월인각을 기리는 석불도 보는 등
육지쪽 모습은 제법 볼게 많은 반면
고개를 반대로 돌려 바다쪽을 바라보면
날씨가 우중충해서 더욱 그런 감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창원이 공업도시다 보니 그다지 바다 경치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계속 바닷길을 걸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섬에 내렸을 때의 계획을 바꿔
갈림길에서 정상 가는 길을 골라 계단을 올라갑니다.
정상에 놓인 높은 탑을 지나
마창대교를 바라보며
선착장으로 걸어가니
때마침 배가 들어오고 있네요.
여기가 바다라는 것이 다시금 실감나는 조개 캐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저 걸어
짧은 돝섬 산책을 마치고
배에 올라타
해가 지기 전 다음 여행지로 가기 위해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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