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다 그친 어린이날.
의도하고 예약한 것은 아닌데
알폰스 무하 미디어 아트전을 5월 5일 전시 시작일에 예약해서
궂은 날씨로 애매하게 보낼뻔한 연휴를 즐겁게 시작합니다.
그라운드 시소 명동점은 처음 와보는데
사방은 물론 바닥까지 활용해서 미디어 아트를 상영하네요.
더 골든 에이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미디어 아트 전시를 편하게 앉아 영화를 보듯이 봅니다.
낭만으로 넘치던 벨 에포크 시대,
파리에는 다양한 포스터들이 거리에 작품처럼 걸렸는데
툴루즈 로트렉, 쥘 알렉상드르 그륑, 쥘 셰레 등의 작가들이 이 시기에 활동했습니다.
알폰스 무하가 파리에서 활동한 시기도 이때인데
연극배우 사라 베르나르와 전속 계약을 맺고
지스몽다, 동백꽃 여인, 로렌자치오, 사마리아 여인, 라 토스카, 메데, 햄릿
총 7작품의 포스터를 담당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순식간에 인기를 얻은 무하는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의뢰를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고생했다고 하지만
그 덕에 우리는 그가 그린 수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슬라브 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새기게 되면서
파리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프라하로 건너가
슬라브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슬라브 서사시 연작을 만드는가 하면
프라하 성 비투스 성당에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드는 등
그야말로 체코 민족주의자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죠.
그래서 나치로부터 고문을 받다 후유증으로 사망했지만
이번 미디어 아트전에서는 여기까지는 나오지 않네요.
후쿠오카시 미술관에서 열리는 무하 전시를 못 가는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조금 모자라지만
그래도 큰 화면으로 그의 작품을 보니 기분은 좋습니다.
35분 간의 메인 영상이 끝나고 15분 간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나오는 동안
기념품점으로 들어가니
의외로 도록 가격이 저렴해서 살지 말지 고민하다
도록 대신 실용적인 책갈피를 사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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