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어느 정도 그치고 나서 터미널을 떠나

도로원표 옆에 있는

이시가키시립 야에야마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4시 30분까지 입장할 수 있는데
아슬아슬하게 입장에 성공했네요.

입장료로 200엔을 내고

전시물을 쿨하게 밖으로 내놓은

전시실을 둘러봅니다.

역사적 기록이 부족하다 보니

대신 고고학적인 발견을 통해

과거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을지를 추정해 보는데요.

가장 오래된 흔적으로 추정해 보면
야에야마 제도에 인류가 살기 시작한 것은 2만7천년 전이지만
이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유물이 나오지 않아 밝혀진 것이 많지 않고

4300년 전부터 토기를 사용한 시모타바루기(下田原期)라는 시기의 유적이 나온다고 하네요.

1800년부터 12세기 사이에는 특이하게도 그동안 잘 쓰던 토기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토기를 쓰지 않는 시기가 나타납니다.
일본 본토와 교역하며 꾸준히 토기를 써온 오키나와 본섬과는 전혀 다른 양상인데요.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든 이 시기를
토기가 없는 시기라고 해서 무토기기(無土器期)라고 부릅니다.
정작 당나라 시대의 화폐 개원통보가 출토된 것을 보면
국제적으로 고립된 환경도 아니었고 토기를 몰랐을 리도 없을 텐데 참 신기하네요.

이어서 시간을 한참 돌려서

17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야에야마 제도에서 만들어진 파나리(パナリ) 토기에서 이름을 딴

파나리기 시기의 여러 유물들을 보고

야에야마 제도의 민속문화를 보여주는 전시물을 둘러봅니다.

이시가키시 토린지(桃林寺)에 있던 권현당 오니 가면(権現堂 鬼面)을 시작으로

이리오모테지마에서 물소차를 타고 유부지마로 갈 때 연주를 들었던 산신(三線)도 봅니다.
지금 쓰는 산신은 울림통에 뱀가죽을 붙이는데
예전에는 뱀가죽이 귀했다 보니 일본 전통 종이(화지)에 파초즙을 발라 썼다고 하네요.

장구와 너무나도 비슷해 보이는
토노시로(登野城)의 우두(大胴)와 쿠두(小胴)를 지나

풍년제를 비롯해서 마을 행사가 있을 때

장대에 깃발 대신 다는

야마카시라(ヤマカシラ) 또는 하타가시라(旗頭)라는 장식물을 봅니다.

축제에 가면이 빠질 수 없으니 여러 가면도 보이는데

이건... 아마도 사자탈이겠죠?

이어서 왜인지 친숙한 여러 도구들을 보고

야에야마 죠후(八重山上布)라고 부르는 옷들을 보고

저 옷을 만드는 데 쓰는

물레와 베틀도 보고

야에야마 제도에서는 '간다라고'라고 읽는 유골을 담는 가마 '간(龕)',

위에서 잠깐 언급한 파나리 토기로 만든 유골함을 비롯해서

야에야마 제도의 장례 문화에 대해서도 알아봅니다.
지금은 야에야마 제도에서도 화장을 주로 할 텐데
이전에는 죽은 사람의 시신을 땅에 묻었다가 몇 년 뒤 꺼내 유골을 씻어내고 항아리에 담는 세골장을 했다고 하네요.
위의 파나리 항아리도 세골한 유골을 담는 즈시가메(厨子甕)라는 항아리고.

전시실에 들어올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시 공간 자체는 좁지만

그 안에 야에야마 제도의 역사와 문화를 잘 담아낸 것 같네요.

번역기를 쓰면서 이것저것 배운 것들을 머리로 정리하고

전시실에서 나와

밥을 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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