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시간을 맞아 줄이 길게 늘어선 군산의 오래된 중국집 빈해원.

그 어떠한 웨이팅 앱 서비스는커녕 대기표조차 없이
줄을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야말로 옛날 식당인데

혼자 온 덕에 운이 좋게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안으로 들어왔네요.

빈해원의 상징과도 같은

대형홀에 자리를 잡고

먼저 주문을 한 뒤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봅니다.

오래전 이야기를 다룬 중국 영화에서나 볼법한 식당 내부에 감탄하며

자리로 돌아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도록 하죠.

가장 먼저 나온 음식은 물짜장.
춘장도 안 들어가는데 대체 어딜 봐서 짜장이며
그렇다고 국물이 많은 것도 아닌데 왜 물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음식인데
전북 지역에서는 종종 메뉴판에 보이는 생각보다 흔한 음식입니다.

재료만 보면 쟁반짜장에서 춘장을 빼고 만든 음식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맛을 보니 걸쭉한 울면이나 잡탕밥에 가깝네요.
짭짤하고 걸쭉한 소스가 기묘하면서도 맛있습니다.

짜장면을 주문했으니 곁다리로 먹을 무언가도 필요하겠죠.
탕수육 소자를 주문했는데
찹쌀탕수육이 아닌 요즘 보기 드문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이 나왔네요.

기왕 옛날 탕수육으로 만들 거면 소스에 케첩도 넣어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쨌거나 식사는 즐겁게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에는 무난하게 짜장면이나 짬뽕을 시켜볼까 하는 생각과 함께

계산을 마치고 나가려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2층으로 올라가 봐도 된다고 하네요.

아무도 없는 2층에서

복도를 거닐면서

이런저런 사진을 찍다

빈해원에서 나왔는데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자니 조금 아쉬워서

빈해원에서 조금 걸어 초원사진관으로 왔습니다.

1998년 개봉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주된 무대가 되는 곳인데

실제로 촬영에 쓰인 건물은 아니고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나중에 복원한 곳이죠.

영화 자체가 사진 현상을 계기로 만나는 남녀 이야기인 만큼
필름 사진 촬영이 취미인 저에게는 남다른 감정이 있는 영화지만
영화 이야기는 언젠가 다뤄보기로 하고

주인공 유정원이 타던 스쿠터와
김다림이 타던 주정차단속 티코를 찍은 뒤

경암동으로 넘어와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여 사실상 터널처럼 돼버린 옛 페이퍼코리아선을 따라 걸어보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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