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역에 내리면
바로 앞에 건건동에 들어선 아파트들이 보이지만
아파트로 가지 않고 방향을 틀어서 반월역 철길 옆으로 난 샛길을 걸어갑니다.
터널 앞에 있는 육교를 건너면 나오는
전형적인 시골 모습을 보니 이날 나들이길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사실 반월역 앞에서 8-1번 버스를 타면 여기까지 편하게 올 수 있긴 한데
어차피 저 버스는 사진에 보이는 삼천리마을 정류장까지만 운행하고
제가 갈 곳은 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에 있으니 크게 아쉽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어디선가 구린 냄새가 나는 길을 걷고
삼천교차로에서 반월저수지 방향으로 턴,
중간에 경기도기념물 제31호 팔곡리향나무가 있길래
잠시 옆으로 새서
60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면서 점점 처지는 나뭇가지를 지탱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보고
마저 갈길을 갑니다.
시멘트 공장 앞에 있는 작은 샛길로 꺽고
고속철도 아래로 난 길을 걸어
이날의 목적지 유니스의 정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레스토랑과 실내정원, 실외정원 등을 갖추고 있는 곳입니다.
나들이를 나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들을 지나
이풀실내정원으로 들어왔습니다.
3층짜리 건물 안에 지그재그로 만든 경사로를 따라 조성한 정원이 특징인데
2017년에 국립수목원에서 발간한 '가보고 싶은 정원 100'에 이곳이 실렸고
이 소책자를 바탕으로 한 중앙일보 기사에도 이곳이 실려서
이 점을 열심히 알리고 있습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고려해서 완만한 경사를 만들었다는 길을 따라 걸으니
아티스트의 설치미술도 있고
사진 찍기 좋은 조형물도 있고
정원이니 당연히 시선이 가는 곳곳에 여러 식물들이 놓여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운 기차 모형을 지나
100년에 한 번 필까 말까 한 꽃이 피었다는데 대체 뭐가 꽃인지 알기 힘든 아가베 아테누아타를 지나면
걷는 정원은 끝.
피톤치드 체험실에 잠시 들어갔다 나오고
벽에 이런저런 화분이 걸린 즐기는 정원을 지나
소나무정원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안내도와는 다르게 이 연결통로는 평소에는 닫혀있나 봅니다.
정원 관람을 마치고 2층에 있는 카페에 잠시 들어와 봤으나
이런 곳에 있는 카페답게 가격이 조금 비싸죠.
그러니 커피 한 잔은 패스.
이풀실내정원을 나와 밖에 있는 정원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아기자기한 새집이 모인 곳을 지나면
특이하게도 이런저런 색을 띤 닭들과
닭들이 뭘 하든 전혀 관심이 없는 토끼들이 함께 사는 꼬꼬네마을이라는 우리가 나옵니다.
꼬꼬네마을을 떠나니
자발적으로 유격훈련을 받는 아이들도 보이네요.
실내정원도 보고 실외정원도 봤으니
남은 건 유니스의 정원인데
여기는 레스토랑이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와봐야겠습니다.
유비스의 정원을 나와 다시 먼 걸음을 해야 하는데
집으로 가는 길은 반월역으로 돌아가서 전철을 타는 것보다는
동호상가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더 편해서
얕은 개울을 따라 난 산책로를 걸어
동호상가 정류장까지 걸어가
수원으로 가는 11번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446. 대야미역 반월호수 |
447. 반월역 | 448. 상록수역 소설 인물 채영신, 실존 인물 최용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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