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여행하는 여행객 대부분은 기차를 타지만 가족끼리 일본을 방문한다면 렌터카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홋카이도나 오키나와 같은 곳은 렌터카를 빌려 여행했다는 여행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하지만 일본 철도 요금이 비싸듯 일본 고속도로 요금 역시 비쌉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 요금이 승용차 기준 21,500원인데(중부내륙-상주영천 경유 시)
비슷한 거리인 도쿄에서 나고야까지 고속도로 요금은 7,320엔입니다.
3배 넘게 비싸네요.
그래서 일본에서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회사 중
일본도로공단에서 분할된 세 회사, NEXCO 서일본, 중일본, 동일본은
(일본어 발음으로는 니시니혼, 나카니혼, 히가시니혼)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고속도로 패스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여러 패스가 있는데 특정 기간 동안 고속도로 요금을 정액만 내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죠.
철도회사 JR 6개 사가 내놓는 JR패스와 같은 개념입니다.
예전에는 전국 패스(JEP)도 있고 오사카에서 도쿄 사이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CEP)도 있었는데
오버 투어리즘의 여파인지 줄줄이 패스가 칼질당해 사라지고
기존에 팔던 패스도 가격이 대거 인상되면서 예전에 비해 쓸모가 줄어들었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패스가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칸사이(오사카) 지역은 물론 츄고쿠(오카야마, 히로시마, 시모노세키 등),
시코쿠 일대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혼시고속도로는 패스 대상이 아니라서 요금이 따로 나갑니다.
도시고속도로 이용 못하는 것은 덤.
큐슈 전역에 있는 고속도로(후쿠오카, 키타큐슈에 있는 도시고속도로는 제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큐슈를 많이 찾아서 이 패스는 제법 잘 알려진 편이고
일본 여행 커뮤니티에서도 질문과 답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도시 간 이동에 적합하지만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유료도로가 패스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합니다.
후쿠시마현 이북 토호쿠 지역에서 쓸 수 있는 패스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아키타, 야마가타, 후쿠시마가 해당되죠.
토호쿠 신칸센을 비롯해 야마가타 신칸센, 아키타 신칸센이 다니지만
재래선은 수도권에 비해 배차 간격이 긴 편이고 철도 노선이 없는 곳도 많으니 제법 쓸만한 패스입니다.
홋카이도 렌터카 여행이 발달한 덕분에 KEP와 마찬가지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패스입니다.
홋카이도 내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패스죠.
하지만 삿포로, 오타루, 아사히카와, 하코다테, 오비히로 등
홋카이도 내 주요 도시에만 고속도로가 연결돼 있으니
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HEP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이들 고속도로 패스를 구입, 사용하는 방법은 철도 패스와는 조금 다릅니다.
JR패스처럼 고속도로 요금소에 패스를 보여주는 식으로 통과하지 않는데요.
렌터카 회사에서는 한국의 하이패스에 해당하는 ETC라는 통행료 전자지불 카드 옵션과 함께
고속도로 패스 옵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행객은 렌터카, ETC를 렌터카 회사에서 빌리면서 패스값을 지불하고,
렌터카를 반납할 때 ETC 카드도 반납하면서 고속도로 요금을 정산합니다.
ETC 이용 내역을 확인한 뒤 패스 이용범위에 해당하면 요금을 내지 않고,
패스 이용범위가 아닌 이동거리에 대해서만 요금을 정산하죠.
ETC는 렌터카 비용과 별도로 대여료를 내는데,
토요타 렌터카 기준으로는 차를 한 번 빌릴 때 소비세 포함 총 330엔을 냅니다.
다른 회사도 비슷하네요.
위에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이들 패스는 모두 NEXCO에서 관리하는 고속도로만 커버하기 때문에
도시고속도로, 혼슈시코쿠연락고속도로처럼 관리 주체가 다른 노선은 이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이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서 고속도로 이용 자체를 못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고속도로에도 ETC는 쓸 수 있으니 ETC 진입로로 진출입한 뒤
렌터카를 반납할 때 요금을 정산하면 됩니다.
다만 패스 범위 밖 IC로 진입한 뒤 패스 범위 밖 IC로 나가면 고속도로 요금 전체를 내야 하고,
큐슈 고속도로 패스(KEP)는 패스 범위 밖 구간이 포함되면 고속도로 요금 전체를 내야 합니다.
고속도로 패스를 사는 게 나은지 ETC만 빌리는 게 나은지 비교하려면 고속도로 요금을 계산해봐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NEXCO 3사 모두 요금 조회는 일본어로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IC 이름이 대부분은 지명을 그대로 따오지만 지명과 다를 수도 있고,
지명에 동서남북 등 다른 단어가 붙어서 검색이 잘 안 될 수도 있으니
지도에서 경로를 검색하면서 요금을 조회하는 것이 그나마 편한 방법 같네요.
일단 NEXCO 서일본 지도에서 IC 찾기 페이지를 링크해두겠습니다.
ps. 여러 지역별로 쓸 수 있는 패스는 많은데, 정작 오키나와에서만 쓸 수 있는 패스는 없는 게 아쉽네요.
오키나와에 있는 고속도로가 사실상 오키나와 자동차도 하나뿐이라 그런 것 같으니
오키나와에서 렌터카를 빌릴 때에는 렌터카와 함께 ETC만 대여하면 되겠습니다.
OTS렌터카에서 오키나와 고속도로를 4일 동안 3,000엔만 내고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제공하는데
나하에서 나고(코다IC)까지 고속도로 전 구간을 이용해도 요금이 1,040엔이니
단순히 두 도시 사이를 왕복만 한다면 필요가 없겠지만
고속도로 이동이 많겠다 싶으면 이 프로모션을 고려해 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OTS렌터카가 빌릴 수 있는 자동차 선택지는 적지만 다른 곳에 비해 렌트비용이 저렴한 편이기도 하고.
'일본 교통 > 교통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승차권으로 보는 일본 철도에 대한 이해 (9) | 2024.10.04 |
---|---|
교토시 관광특급버스 EX100, EX101번 (0) | 2024.06.02 |
일본판 하이패스 ETC 카드 (2) | 2023.10.04 |
일본 교통패스 개론 (0) | 2023.05.30 |
일본 당일치기 때 입국신고서 쓰는 법 (0) | 2023.05.30 |
왜 피치항공은 일본으로 회항하는가 (2) | 2023.03.22 |
JR 동일본 신칸센 티켓리스 예약 서비스 신칸센 e티켓 (6) | 2020.03.16 |
신칸센, 특급 등 일본 기차 예약 방법 (8) | 2020.02.06 |